[카 IS 리포트] 중국 대신 인도...새판 짜는 현대차
안민구 2023. 8. 21. 07:00
GM 인도 공장 인수 등 시장 본격 공략
중국선 판매 라인업 13종→8종 축소, 공장도 추가 매각
현대차그룹은 2025년 탈레가온 공장의 본격 가동과 기아 현지 공장 증설로 선두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8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0년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를 찾아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전반적인 생산력 확대뿐 아니라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전기차 현지 생산체계 구축에도 나선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동화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 캠페인을 펼치며 전기차 보급 확대와 자국 자동차 산업 성장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인도의 전기차 판매 규모는 4만8000대 수준으로 승용차 시장에서 비중은 1.2%에 불과하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커졌고, 올해에는 상반기까지 4만6650대로 작년 수준에 육박했다. 2030년 인도 시장에서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 인수로 주력 제품군인 내연기관 모델 생산 능력이 증대되는 만큼 기존 첸나이 공장의 여유 능력을 신규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 김언수 부사장은 "올해는 현대차의 27년 인도 진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2025년 탈레가온 공장 본격 가동을 시작으로 인도 자동차 산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최첨단 제조 허브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픈손가락' 중국 시장은 몸집 줄이기
현대차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인도 시장과 달리 중국 시장에서는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최근 수년동안 중국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자, 현지 판매 차종을 큰 폭 줄이는 대신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은 늘려 사업의 불확실성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우선 중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을 13종에서 8종으로 축소한다. 대신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수익성이 높은 차량과 고성능 브랜드 'N'을 앞세워 판매 라인업을 재정비할 예정이다.
기존 5개의 공장은 2개까지 줄인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총 5개의 공장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현지 판매가 줄어들면서 2021년 중국 1공장을 매각했고, 지난해 5공장을 가동 중단했다. 올해는 1개 공장의 생산을 추가로 중단할 계획이다.
향후 가동 중단 2개 공장은 매각을 진행하고, 남은 2개 공장은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모델 생산을 통한 신흥시장 수출 확대를 진행할 방침이다.
현대차가 중국 사업 축소에 나서는 이유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는 2008년 토요타 차량 리콜 사태를 계기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3년에는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중국 진출 자동차 외자합작기업으로는 최단기 100만대 판매 클럽에 진입했다.
그러나 2017년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한한령'이 본격화 되면서 판매량은 추락하기 시작했다. 사드 사태 직전이던 2016년 180만에 육박했던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에는 33만대 수준에 그쳤다. 현지 시장 점유율도 1%대로 떨어졌다. 현대차 중국법인(베이징현대모터스)은 지난해 80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부진에 빠진 중국 사업을 고급화와 전동화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현대차의 돌파구지만 이 또한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다.
당장 최근 급속도로 냉각된 한중관계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미중 갈등으로 중국 젋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일명 애국 소비(자국 제품 소비 운동)도 현대차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중국 시장의 단기간 반등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중국에서 침체에 빠졌기 때문에 당장 전기차와 SUV를 투입하더라도 수익을 창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부진한 중국에 집중하기 보다는 뜨는 인도에 올인하는 것이 현대차에게는 오히려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중국선 판매 라인업 13종→8종 축소, 공장도 추가 매각
현대자동차가 인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인도 공장을 사들이며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영향력이 점점 감소하는 가운데 새 시장으로서 인도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뜨는 시장' 인도에 승부 걸어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인도 하리아나주 현지법인에서 GM 인도법인과 탈레가온 공장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구조조정 일환으로 인도에서 철수하는 GM의 현지 공장을 인수한 것이다.
회사 측은 연내 인도 정부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수금액은 서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업계에서는 수천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차가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는 것은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서다. 인도는 지난해 476만대가 판매되며 중국(2320만대), 미국(1420만대)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 올랐다.
성장 잠재력은 더 크다. 14억명에 달하는 인구 대비 자동차 보급률은 전체 가구의 8.5%(유로모니터)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의 승용차 시장 규모는 아직 중국의 5분의 1 수준"이라며 "거대한 인구, 소비력 증가 등을 볼 때 수요 성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인도 승용차 시장은 380만대 규모로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대차는 지난 7월까지 인도에서 34만6711대를 판매하며 일본 마루티스즈키(41.7%)에 이어 점유율(14.6%) 2위를 지키고 있다. 기아는 15만6110대(점유율 6.6%)로 5위다.
'뜨는 시장' 인도에 승부 걸어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인도 하리아나주 현지법인에서 GM 인도법인과 탈레가온 공장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구조조정 일환으로 인도에서 철수하는 GM의 현지 공장을 인수한 것이다.
회사 측은 연내 인도 정부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수금액은 서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업계에서는 수천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차가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는 것은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서다. 인도는 지난해 476만대가 판매되며 중국(2320만대), 미국(1420만대)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 올랐다.
성장 잠재력은 더 크다. 14억명에 달하는 인구 대비 자동차 보급률은 전체 가구의 8.5%(유로모니터)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의 승용차 시장 규모는 아직 중국의 5분의 1 수준"이라며 "거대한 인구, 소비력 증가 등을 볼 때 수요 성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인도 승용차 시장은 380만대 규모로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대차는 지난 7월까지 인도에서 34만6711대를 판매하며 일본 마루티스즈키(41.7%)에 이어 점유율(14.6%) 2위를 지키고 있다. 기아는 15만6110대(점유율 6.6%)로 5위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탈레가온 공장의 본격 가동과 기아 현지 공장 증설로 선두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8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0년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를 찾아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전반적인 생산력 확대뿐 아니라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전기차 현지 생산체계 구축에도 나선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동화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 캠페인을 펼치며 전기차 보급 확대와 자국 자동차 산업 성장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인도의 전기차 판매 규모는 4만8000대 수준으로 승용차 시장에서 비중은 1.2%에 불과하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커졌고, 올해에는 상반기까지 4만6650대로 작년 수준에 육박했다. 2030년 인도 시장에서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 인수로 주력 제품군인 내연기관 모델 생산 능력이 증대되는 만큼 기존 첸나이 공장의 여유 능력을 신규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 김언수 부사장은 "올해는 현대차의 27년 인도 진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2025년 탈레가온 공장 본격 가동을 시작으로 인도 자동차 산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최첨단 제조 허브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픈손가락' 중국 시장은 몸집 줄이기
현대차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인도 시장과 달리 중국 시장에서는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최근 수년동안 중국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자, 현지 판매 차종을 큰 폭 줄이는 대신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은 늘려 사업의 불확실성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우선 중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을 13종에서 8종으로 축소한다. 대신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수익성이 높은 차량과 고성능 브랜드 'N'을 앞세워 판매 라인업을 재정비할 예정이다.
기존 5개의 공장은 2개까지 줄인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총 5개의 공장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현지 판매가 줄어들면서 2021년 중국 1공장을 매각했고, 지난해 5공장을 가동 중단했다. 올해는 1개 공장의 생산을 추가로 중단할 계획이다.
향후 가동 중단 2개 공장은 매각을 진행하고, 남은 2개 공장은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모델 생산을 통한 신흥시장 수출 확대를 진행할 방침이다.
현대차가 중국 사업 축소에 나서는 이유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는 2008년 토요타 차량 리콜 사태를 계기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3년에는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중국 진출 자동차 외자합작기업으로는 최단기 100만대 판매 클럽에 진입했다.
그러나 2017년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한한령'이 본격화 되면서 판매량은 추락하기 시작했다. 사드 사태 직전이던 2016년 180만에 육박했던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에는 33만대 수준에 그쳤다. 현지 시장 점유율도 1%대로 떨어졌다. 현대차 중국법인(베이징현대모터스)은 지난해 80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부진에 빠진 중국 사업을 고급화와 전동화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현대차의 돌파구지만 이 또한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다.
당장 최근 급속도로 냉각된 한중관계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미중 갈등으로 중국 젋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일명 애국 소비(자국 제품 소비 운동)도 현대차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중국 시장의 단기간 반등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중국에서 침체에 빠졌기 때문에 당장 전기차와 SUV를 투입하더라도 수익을 창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부진한 중국에 집중하기 보다는 뜨는 인도에 올인하는 것이 현대차에게는 오히려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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