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106위의 반란, ‘고지전’ 하이원은 "나의 골프장"
윤승재 2023. 8. 21. 06:25
“‘나의 골프장이구나’라고 느꼈죠.”
147m(161.2야드) 샷에 이어 90m(99.3야드) 장거리 샷까지 홀에 빨려 들어가자 한진선은 이곳이 비로소 자신의 경기장임을 깨달았다. 그렇게 한진선은 생애 첫 우승의 좋은 기억이 있는 곳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오르며 ‘하이원의 여왕’에 등극했다.
한진선은 20일 강원 정선군에 있는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2023(총상금 8억원, 우승 상금 1억4400만원)’ 4라운드에서 이글 2개, 버디 3개를 기록하며 7언더파 65타를 작성했다. 이로써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올린 한진선은 2위권 선수들을 5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샷 이글 2개가 결정적이었다. 7번 홀(파4) 147m 밖에서 쏘아 올린 세컨드 샷(두 번째 샷)이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첫 이글이 완성됐고, 11번 홀(파5)에서도 90m 장거리 샷을 또 한 번 성공시켰다. 첫 이글 때 공이 홀에 들어간 것이 믿기지가 않았던 그는 클럽을 든 채로 어안이 벙벙한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두 번째 이글 땐 ‘나의 골프장이구나’는 확신을 가졌다.
한진선은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로 생애 첫 우승을 이곳에서 달성했다. 131경기 만에 거둔 쾌거로, 늦깎이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1년 뒤 다시 찾은 이곳에서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유소연(2009, 2015년), 임희정(2019, 2021)에 이어 세 번째로 하이원 대회 다승왕이 되면서 ‘하이원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자신과 하이원리조트와의 케미를 증명했다.
한진선은 올해 드라이브 거리 부문에서 106위(232.12야드)에 머물 정도로 장타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하이원리조트에선 달랐다. 한진선은 전체 평균을 웃도는 비거리를 자랑하며 경기를 주도했고, 특히 마지막 날엔 파5 홀 기준 평균 239야드에 달하는 티샷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이원리조트가 공기 저항이 적은 ‘고지대(해발 1136m)’라는 점이 한진선의 비거리 약점을 지워줬다.
하지만 비거리가 늘어도 정확도가 좋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한진선은 정확도도 좋았다. 경기 후 한진선은 “데뷔 때보다 비거리가 20야드 가량 줄었다. 최근 비거리가 많이 나오는 루키 선수들이 많은데 그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비거리를 더 늘려야 할 것 같다"면서도 "내 강점은 샷 메이킹이다. 앞에 장애물이 있다면 드로우나 페이드 구질을 구사하면서 샷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우승으로 이어졌다.
정선=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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