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찬란하지 않아도 별일 없이 산다<5>

조인경 2023. 8. 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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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비슷한 상황을 겪어도 누구는 웃고, 누구는 울고, 누군가는 화를 낸다.

삶이 제아무리 힘들고, 어렵고, 짜증나더라도 그 과정에서 하나의 교훈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아무렇지 않은 듯 툭툭 털어버릴 수 있다면, 때론 빙긋 웃으며 지나칠 수 있다면 빡빡하게 돌아가는 우리의 일상이 톱니바퀴에 기름 한 방울 친 듯 부드러워질 것이다.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저절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내고 만들어가는, 나를 위한 처방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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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비슷한 상황을 겪어도 누구는 웃고, 누구는 울고, 누군가는 화를 낸다. 삶이 제아무리 힘들고, 어렵고, 짜증나더라도 그 과정에서 하나의 교훈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아무렇지 않은 듯 툭툭 털어버릴 수 있다면, 때론 빙긋 웃으며 지나칠 수 있다면 빡빡하게 돌아가는 우리의 일상이 톱니바퀴에 기름 한 방울 친 듯 부드러워질 것이다. <찬란하지 않아도 별일 없이 산다>의 작가는 원하지 않는 것, 피하고 싶은 것들을 자신만의 사유와 철학으로 받아들이고 끌어안았다.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저절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내고 만들어가는, 나를 위한 처방전이다. 글자 수 747자.

상대의 다른 점이 장점이 될 거라고 착각한 내가 잘못이지 싶었다. 그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고 결혼하면 바뀌겠다고 약속한 적도 없었다.

돌아보니 젊은 시절 나는 어리석었고 누구에게든 맞추어 나갈 수 있다는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선천적인 나의 유전자가 엿가락처럼 이리저리 휘거나 의지대로 바뀌어서 상대에게 맞춰질 것으로 생각했으니 참으로 교만한 마음이었다.

더구나 어린 시절 사람들의 칭찬에 익숙해 있었기에 상대의 마음에 드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여겼었다. 주변의 사람들은 어린 나에게 우호적이었으니까.

그때는 삶이라는 바다로 나가기 전 그물을 간추리거나 배를 정비하며 그저 멀리 보이는 바다를 눈으로 감상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결혼은 거친 폭풍우와 맞싸워야 하는 진짜 항해였다. 진짜 바다, 진짜 삶이었던 결혼은 그물을 간추리거나 배를 정비하던 때와 아주 달랐다.

다른 환경이나 문화에서 살아온 그나 시댁 식구들은 나에게 우호적인 사람들이 아니었다. 잔물결이 시작되었고 거친 파도를 예감하게 되었다.

살아오면서 내가 상대에게 혹은 상대가 나에게 맞춘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니, 거의 불가능한 일이란 것을 실감했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이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다소 절망적이고 다소 다행스러운 결론이었다.

사람은 바뀌지 않기 때문에 나를 변형시켜 상대에게 끼워 넣겠다는 발상이 억지이고 교만이란 것을 알았다. 억지로 나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절망적인 것은 상대도 바뀌지 않는다는 거였다.

-어현, <찬란하지 않아도 별일 없이 산다>, 문학공감, 1만35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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