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펭수 뿐?…70원 컸던 EBS, 수신료 분리 유탄 맞았다
‘수신료 70원으로 이뤄낸 가치’
한국교육방송공사(EBS) 홈페이지 상단에 게시된 문구다. “안정적으로 공적 책무를 수행하려면 월 70원의 수신료 납부가 반드시 필요하다”, “TV 수신료는 공영방송 운영을 위한 가장 착한 재원”이라는 내용의 글도 게시했다.
KBS 수신료 분리 징수가 EBS에도 새로운 위기 요인이 되고 있다. 수신료 2500원 중 70원을 받는 EBS는 분리 징수 이후 연 155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신료 뿐 아니라 교재 수입과 정부 보조금 감소 등으로 고전해 온 EBS의 부담이 더 커졌다.
“수신료 194억→44억”…엎친 데 덮친 EBS의 위기
수신료는 2500원 중 KBS가 2261원, EBS가 70원을 지급받고 한국전력은 징수 위탁 수수료 명목으로 169원을 가져가는 구조였다. 수신료가 EBS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지난해 EBS 매출액 2800억7100만원 중 수신료 수익은 194억500만원으로 6.9% 정도였다.
경영난을 면치 못한 EBS로서는 수신료 분리 징수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BS 수신료정상화추진단은 지난 6월 회의에서 “수신료가 40억원까지 줄어 155억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EBS의 위기가 수신료 분리 징수 이전부터 시작됐다고 본다. EBS의 영업이익은 2021년 71억91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엔 영업손실이 256억8300만원으로 확대됐다.
정부의 수능-EBS 교재 연계율 정책 변화와 학령인구 감소, 출판계 불황 등이 겹치며 주요 캐시카우였던 출판 사업 수익이 꾸준히 쪼그라든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수능 교재 등 출판 사업 수입은 2013년 1026억9700만원에서 2022년 855억9500만원까지 감소했다. EBS 관계자는 “EBS 수능 연계 체감율이 줄고, 스마트 기기로 공부하는 학생이 많아지며 출판 매출은 꾸준히 감소해왔다”고 말했다.
국고보조금도 출렁였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EBS를 활용한 원격 수업이 늘면서 2021년 보조금은 893억3200만원까지 늘었지만, 이듬해 372억6000만원으로 급감했다.
그나마 ‘펭수’ 등의 캐릭터로 대표되는 EBS 문화콘텐츠부대사업 수익은 2018년 94억1600만원에서 2019년 100억원을 돌파한 뒤 지난 2년간 116~117억원의 매출을 유지하며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엔 내부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미정 EBS 이사 해임안을 의결했다. 정 이사는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 기소된 바 있다. 앞서 1월에는 대통령실이 EBS를 비롯한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과정을 감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교육계에서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누나인 유시춘 EBS 이사장이 타겟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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