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생산→ 탄소 포집→ 저장… ‘新 자원개발 모델’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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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하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2025년부터 고갈 가스전에 저장하는 겁니다." 호주 에너지 기업 산토스의 관계자는 땀을 뻘뻘 흘리며 설명했다.
호주 북서부 해상의 바로사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다윈 LNG 터미널에서 포집한 뒤, 이 이산화탄소를 고갈 예정인 동티모르 바유운단 가스전에 저장하는 프로젝트다.
바유운단에서 다윈 터미널로 천연가스를 나르던 파이프라인은 향후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옮기는 배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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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 호주·일본 기업과 진행
한국서도 바로사 LNG 활용 계획
“배출하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2025년부터 고갈 가스전에 저장하는 겁니다.” 호주 에너지 기업 산토스의 관계자는 땀을 뻘뻘 흘리며 설명했다. 다윈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이 위치한 호주 북준주는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었다. 여기에 각종 안전 장비를 겹겹이 착용해야 했다. 약 20년 동안 운영한 터미널 곳곳에서 새로운 20년을 준비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탄소 포집·저장(CCS) 연계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의 ‘허브’인 다윈 LNG 터미널을 찾았다. 호주 북서부 해상의 바로사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다윈 LNG 터미널에서 포집한 뒤, 이 이산화탄소를 고갈 예정인 동티모르 바유운단 가스전에 저장하는 프로젝트다. SK E&S가 산토스, 제라(일본 발전기업) 등과 손을 잡고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빈국인 한국 입장에서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를 타개할 수 있는 ‘신(新) 자원개발 모델’로 주목받는다. 산토스의 CCS 담당 이사인 리처드 힝클리는 “CCS 연계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윈 LNG 터미널에선 이미 이산화탄소를 포집(CC) 중이다. CC는 천연가스 업계에서 1930년대부터 사용한 기술이다. 지하에서 퍼 올린 천연가스를 LNG로 만들려면 불순물인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야 한다. 다윈 LNG 터미널은 2005년부터 바유운단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옮겨와 액화하면서 CC 설비를 가동해왔다.
다윈 LNG 터미널에 도착한 천연가스는 약 37m 높이의 흡수탑을 오른다. 흡수탑에서 흡수제(아민)가 천연가스 속 이산화탄소에 달라붙는다. 아민은 이산화탄소를 품은 채 약 21m 높이의 재생탑으로 이동한다. 재생탑에선 열을 가해 이산화탄소를 떼어낸다. 분리한 이산화탄소는 태워 배출한다. SK E&S 관계자는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확보하면 배출을 위한 설비는 저장을 위한 설비로 대체된다”고 말했다.
다윈 LNG 터미널은 ‘CCS 기지’로 거듭나면서 기존 자원을 활용한다. 천연가스의 ‘출발지’였던 바유운단 가스전은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도착지’로 변신한다. 고갈 가스전은 20년 넘게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활한 이산화탄소 주입 및 영구 격리가 가능하다. 바유운단에서 다윈 터미널로 천연가스를 나르던 파이프라인은 향후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옮기는 배관이 된다. 포집 설비는 추가로 들인다. 바유운단 천연가스의 이산화탄소 함량(6%)에 맞춰져 있던 포집 역량을 바로사 천연가스(18%)에 맞춰 상향 조정한다. 힝클리 이사는 빈 땅을 가리키며 “CCS 설비를 들일 유휴용지 정비를 마쳤다”고 했다.
산업계에선 ‘바로사 개발’을 자원 부국의 규제 강화에 한발 앞서 대응한 사례로 본다. 호주 정부는 신규 가스사업의 저류층 탄소 배출량을 ‘0’으로 제한하는 ‘세이프가드 매커니즘’ 개정안을 지난 7월 시행했다. SK E&S는 법안 발의 이전인 2021년부터 CCS 사업을 진행했다. 지난 2012년에 바로사 가스전 지분 37.5%, 2020년에 바유운단 가스전 및 다윈 LNG 터미널 지분 25%를 확보했다.
또한 SK E&S는 한국에서의 블루수소 생산에 바로사의 LNG를 활용할 계획이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천연가스로 만든 수소) 생산과정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포집·저장한 청정수소다. 수소 생산과정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도 바유운단 가스전에 저장할 예정이다.
다윈(호주)=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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