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성장 위해선 훈련 필수… 말씀·섬김 강화에 힘써
선한목자교회가 지난 20년간 닦아온 ‘예수동행운동’의 토대를 교회 밖으로 확장한다.
선한목자교회는 2대 목사인 유기성 목사가 2003년 부임한 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영향력 있는 교회로 성장했다. 예수동행운동을 이끈 유 목사가 65세 나이로 조기 은퇴하면서 불혹의 목사에게 바통을 넘겼다. 5년 동안의 준비를 거쳐 지난 4월 김다위(44) 담임목사가 취임하면서 선한목자교회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김 목사는 선한목자교회 부교역자 출신이다. 2003년부터 8년 동안 사역하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 세인트폴신학대에서 목회학 석사, 듀크대에서 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2011년부터 이민목회를 했다. 미국 캔사스한인중앙연합감리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사역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던 교회를 10배 가까이 성장시켰다.
김 목사는 2021년 선한목자교회의 부름을 받고 한국에 돌아왔다. 유기성 목사와 1년여를 동행하며 지도력 이양 시간을 가졌다. 유 목사의 목회 철학이라 할 수 있는 ‘예수동행’의 정신을 물려받는 시간이기도 했다. 취임 후 김 목사는 서두르지 않았다. 본격 전진을 위한 멈춤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 7월 한 달간 연구월을 가지며 하나님께 지혜를 구했다. 선한목자교회의 전통을 바탕으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기도와 고민의 시간이었다. 연구월을 마치고 돌아온 김 목사를 지난 16일 경기 성남 수정구 선한목자교회에서 만났다.
‘목자장이신 주님의 뜻을 물으며 주님의 방향과 의지대로 양 떼를 돌보는 것’. 김 목사가 여태껏 고수해온 목회철학의 핵심이다. 김 목사는 “영혼들이 주님을 만났는지, 잘 따라가고 있는지, 구원을 넘어서 실제로 목자 되신 주님과 동행하고 있는지 살피는 것이 목사의 역할”이라며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가르쳐 지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려면 말씀이 성도와 동떨어진 타인의 이야기로 다뤄져선 안 된다는 게 김 목사의 생각이다. 주로 이야기식 설교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 목사는 “성경 자체가 하나님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의 이야기”라며 “성경 안에는 아브라함 모세 다윗 베드로 바울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말씀 안에 우리가 한 부분을 맡고 있고, 선조부터 이어오는 이야기에 합류해서 바통을 이어가자고 강조하는 편”이라고 자신의 설교 스타일을 소개했다.
성도들이 자신을 성경의 등장인물로 이해하기까지 1시간 남짓의 주일예배는 짧다. 그래서 김 목사는 금요성령집회를 강조한다. 이민 목회를 할 때부터 고수해온 목회 방침이다. 금요일은 시간도 길고 찬양도 말씀도 넉넉하게 할 수 있다”며 “성령의 임재 가운데 말씀이 들어가야 체험도 변화도 일어날 수 있다. 그래야 의지가 발동되고 사고와 가치관이 바뀐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최근에는 금요집회를 통해 다니엘서 시리즈를 설교하고 있다.
김 목사는 “많은 사람이 훈육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신앙생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체력단련에서 코치가 정해준 루틴을 따르고 반복해야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듯이 신앙 성장을 위해서는 훈련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목회자의 모범이 필요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이 체력단련 코치의 강한 훈육을 자발적으로 따라가는 이유는 코치가 이미 좋은 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성도들이 말씀에 순종하려면 목회자들이 그렇지 않고선 성도들에게 주님을 따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김 목사는 “인간은 너무 자유로운 존재라 뭐든지 자기가 결정을 하려고 한다”며 “그런데 주님의 주되심을 인정하는 삶은 내 자유를 주님께 내어드리고 따라가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 목사는 교회의 제자훈련 프로그램 안에 훈육적 요소를 가미할 방침이다. 특히 제자도가 ‘교회 안’에 머무는 것이 아닌 세상 속에서 발휘될 수 있도록 섬김 훈련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측면에서 선한목자교회의 ‘주목자 섬김’은 좋은 훈련의 장이다. 주목자는 ‘주리고 목마른 사람’ 혹은 ‘주님이 주목하는 사람’을 뜻한다. 주로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음식을 제공하고 명절에 선물을 전달하는 등 지속적인 섬김을 이어가고 있다. 김 목사는 “초대교회 당시 아무런 영향력 없어 보이는 평범한 이들이 삶으로 예수님을 증언했고 그들을 통해 교회가 성장했다”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것이 바로 삶을 통한 증언”이라고 역설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위치한 지역의 이름을 소개했다. 복정(福井). 복 있는 우물이라는 뜻이다. 김 목사는 “야곱의 우물,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님을 만난 우물처럼 교회가 생명의 우물이 되어 열방에 복음을 흘려보내는 사명을 감당하고 싶다”며 “이미 교회가 잘해온 것처럼 교회를 세우고 성도를 양육하고 통일 한국을 준비하는 일에 쓰임 받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성남=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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