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여름철 툭하면 복통·설사로 고생, 장내 유익균으로 예방하세요

류장훈 2023. 8. 2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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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건강 지키기

여름은 장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계절이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각종 세균·바이러스 증식이 활발해져 체내에 쉽게 침투한다. 또 여름에 즐겨 먹는 차가운 음료와 빙과류 등 찬 음식이 장을 자극한다. 그만큼 배탈·설사도 흔하다. 평소에 장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그 증세가 더욱 빈번하거나 심해진다. 무더위가 여전한 요즘에는 무엇보다 장 건강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름철엔 음식물이 오염되기 쉽다. 세균·곰팡이 증식이 쉽게 일어나 어패류, 육류, 유제품 등이 쉽게 상한다. 익히지 않은 음식은 더욱 위험도가 높아진다.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대장균, 시겔라균 등 각종 유해균이 음식물을 통해 식중독을 일으켜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위장 증상을 유발한다.

찬 음식도 배탈을 유발하는 요소다. 소화 효소의 작용은 35~40도에서 가장 원활한데 찬 음식은 소화기관의 온도를 떨어뜨려 원활한 소화를 방해한다. 물갈이(여행자 설사)도 배탈을 부추긴다. 여행 시 평소와 다른 물이나 음식을 섭취해 배탈이 나는 현상을 말한다. 평소의 생활권과 차이가 나는 미생물균총(미생물 집단)이 장 속 미생물의 균형을 깨뜨리면서 생기는 증상이다.

평소 면역력이 강한 사람은 음식물 오염이나 외부 환경 변화에도 괜찮을 수 있지만 면역력이 약하거나 위장 상태가 안 좋은 사람은 장내 세균총의 균형이 깨져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난다. 장에 유해균이 많아져 장염이나 위염이 발생한다.


배탈 때 지사제? 해결책 아냐


이처럼 배탈이 나면 지사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설사는 바이러스·세균 감염으로 생긴 독소를 배출하기 위한 신체의 방어 활동이다. 억지로 멈추려고 하면 증상이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 또 지사제로 장운동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유해균이 장내에서 증식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여름철에는 바른 음식 섭취가 필수다.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고, 어패류나 육류, 유제품은 냉장 보관해야 한다. 너무 차갑고 자극적이거나 비위생적인 음식은 가급적 피한다. 일반적으로 식중독균은 5도 이하 또는 60도 이상의 온도에서 증식이 억제된다. 따라서 식재료를 구입한 후에는 가급적 빨리 냉동·냉장하거나 익히는 게 좋다. 생고기를 자르는 데 사용한 칼과 도마를 다른 음식에 바로 사용하는 것도 금물이다. 뜨거운 물로 소독, 세척한 후에 사용해야 한다.

평소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 건강은 곧 면역력이다. 면역 세포의 70%가 장에 분포해 있는 만큼 장에 유해균이 많아지면 체내 노폐물, 독소가 쌓여 소화가 느려지고 면역력이 떨어진다. 장내 유익한 미생물(장내 유익균)을 성장시키고 장내 유익균·유해균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익균으로 유해균 억제부터


장내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의 하나는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섭취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적절한 양을 섭취했을 때 건강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엄격히 선별된 살아 있는 균’을 말한다. 평소 유익균을 꾸준히 섭취해야 체내 유익균이 우위를 차지해 장내 균총의 정상화를 돕는다.

유익균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탈이 난 장을 자연스럽게 안정시켜주고 식중독의 원인균이 자랄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유산균은 병원균의 발육을 저지하고 정상적인 장내 세균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한다. 실제 설사가 심할 때 정장제 중 하나로 유산균 제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여름철에 유독 배탈이 심하거나 낯선 환경에서 설사가 빈번하다면 유산균을 챙기는 게 필요하다.

유산균 제품을 선택할 땐 우선 장내 생존율을 따져봐야 한다. 유산균이 장까지 도달하기 위해선 식도와 위를 거치는데 그 과정에서 위산, 담즙산에 의해 쉽게 사멸할 수 있다. 유산균의 생존력을 강화하는 데 여러 기술이 적용되는데 그중 하나가 ‘프롤린 공법’이다. 유산균 제조 시 미생물이 외부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인 프롤린을 주입해 균주의 내산성, 내담즙성, 안정성을 향상하는 공법이다.

장까지 생존한 유산균이 장벽에 잘 정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산균이 장에서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선 정착률 역시 핵심 요소다. ‘실크피브로인 공법’은 바로 유산균의 정착률을 높이는 기술이다. 누에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실을 방출해 몸을 둘러싸는 것에 착안한 기술로, 유산균의 장내 정착률을 향상시킨다. 이런 기술이 적용된 유산균이라면 더욱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성은 ‘유익한 유산균 증식’ ‘유해균 억제’ ‘배변 활동 원활’이다. 제품으로 섭취할 땐 유산균의 장내 생존력, 균 수, 믿을 수 있는 기업에서 만들었는지 등을 따져보고 고르는 것이 좋다.

류장훈 기자 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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