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 마이애미 '첫 우승' 구단주 베컴도 감동…"메시 데려오고 5주→이렇게 바뀌다니"

권동환 기자 2023. 8. 2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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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현역 시절 '프리킥 마스터'로 불렸던 데이비드 베컴 인터 마이애미 공동 구단주 겸 회장이 리오넬 메시가 지난 5주 동안 바꾼 것들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20일(한국시간) "리그스컵 우승에 감동받은 데이비드 베컴 구단주는 메시가 클럽에 도착한 이후 5주 만에 팀을 얼마나 발전했는지 믿을 수 없다고 인정했다"라고 보도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2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내슈빌SC와의 리그스컵 결승전에서 7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메시의 활약에 힘입어 1-1로 정규 시간을 마감했고, 승부차기에서 10-9로 이겼다. 마이애미는 이번이 구단 창단 후 첫 리그스컵 결승 진출인데 우승까지 차지하며, 메시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날 마이애미는 4-3-3으로 맞섰는데 드레이크 캘린더가 골문을 지켰고 조르디 알바, 카말 밀러, 세르게이 크리브소프, 디안드레 예들린이 백4를 구성했다. 벤자민 크레마스치, 세르히오 부스케츠, 딕슨 아로요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으며 로버트 테일러, 호세프 마르티네스, 그리고 메시와 함께 3톱으로 출전했다. FC바르셀로나 전성기를 이끌던 알바와 부스케츠, 메시가 우승 청부사로 나선 것이다.



마이애미는 전반 초반 내슈빌의 압박에 고전했다. 내슈빌은 마이매 수비 진영부터 강하게 선수들을 몰아붙였고, 내슈빌의 압박에 밀린 마이애미 선수들은 볼을 뺏기기도 하며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이애미에는 메시가 있었다. 전반 23분 메시는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서 상대 수비수들이 밀집해서 막고 있는 틈을 정확히 노리며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슛으로 내슈빌 골문 왼쪽 상단을 정확하게 찔렀다. 상대 골키퍼가 반응했지만, 이미 공이 골망을 흔들어 버린 후였다.

각종 대회에서 메시가 전매특허처럼 터트리는 통렬한 왼발 중거리포가 이번 결승전에서도 터져 나왔다.

다만 결승전인 만큼 선제 득점으로 곧바로 분위기를 가져오기는 쉽지 않았다. MLS 동부 리그 상위권 팀인 내슈빌은 저력을 발휘하며 선제 실점 후에도 마이애미를 압박하고 몰아붙였다. 



결국 마이애미 골문을 계속해서 노리던 내슈빌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13분 코너킥 상황에서 올라온 공이 수비수를 맞고 흘렀고, 먼 쪽 골대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이티 국가대표 파브리스 피콜트에게 향했다. 피콜트는 곧바로 헤더를 시도했고, 이 슈팅이 캘린더 골키퍼를 맞고 마이애미 골문 안쪽으로 향해 득점으로 인정됐다. 

메시는 후반 18분 내슈빌 박스에서 조금 떨어진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어내며,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는데 아쉽게도 이번 프리킥은 높게 솟으며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25분에는 직접 드리블 돌파 후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서 낮고 빠른 왼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는데, 골대를 맞고 나와 땅을 쳤다. 두 팀 경기는 90분 혈투 끝에 1-1로 마무리됐고, 대회 규정에 따라 연장전 없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첫 번째 키커로 나선 메시는 왼쪽 구석으로 깔끔하게 슈팅을 시도해 성공했고, 내슈빌에서도 무크타르가 가볍게 마이애미 골망을 흔들었다. 두 번째 키커의 결과는 달랐다. 마이애미는 부스케츠가 득점에 성공한 반면, 내슈빌은 랜달 레알이 시도한 슈팅이 잡히고 말았다. 세 번째, 네 번째 키커는 두 팀 모두 성공시켰으며, 다섯 번째 키커에서 마이애미 키커 빅터 우롤아가 실축하고, 서리지가 넣으며 다시 승부차기 균형이 맞았다.



이후 6번부터 10번 키커까지 모두 성공시킨 두 팀은 무려 11번째 키커인 골키퍼들의 맞대결까지 진행했고, 마이애미 골키퍼 캘린더가 득점한 반면 내슈빌 키퍼 파니코는 넣지 못하며 마이애미가 승리했다.

메시의 선제골과 승부차기 접전 끝에 마이애미는 결승전에서 내슈빌을 꺾으면서 창단 이후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리그스컵 우승은 메시의 통산 44번째 우승이었다. 이로써 메시는 바르셀로나 시절 동료였던 브라질 레전드 풀백 다니 알베스(43회 우승)를 제치고,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선수로 등극했다.

메시가 축구 역사에 한 획을 또 쓴 가운데 인터 마이애미 역시 구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우승을 맛봤다. 2018년에 창단돼 2020년부터 MLS에 참가한 인터 마이애미는 신생팀이다 보니 동부리그 6위를 차지했던 2022시즌을 제외하고 쭉 하위권에 있었다. 이번 시즌도 리그 22경기에서 승점 18(5승3무14패)를 기록해 리그 꼴찌인 15위에 위치해 있다.



그렇기에 인터 마이애미는 리그스컵 우승 후보에서 빠졌지만 메시가 팀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지난달 16일에 합류한 메시는 약 한 달 동안 10경기에서 10골을 터트리는 엄청난 활약으로 구단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인터 마이애미는 메시가 합류하기 전까지 6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지만 메시를 영입한 이후엔 8경기에서 6승 2무를 거뒀다. 무승부를 거둔 한 경기는 스코어 4-4가 된 댈러스와의 리그스컵 16강전과 내슈빌과의 결승전으로, 모두 승부차기 끝에 인터 마이애미가 승리했다.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에 합류하자마자 득점을 몰아치면서 리그스컵 전 경기 득점을 기록. 10경기 10골 1도움이란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면서 구단에 첫 리그스컵 트로피를 선물했다.

메시 덕분에 우승컵을 추가하자 메시를 데려온 인터 마이애미 공동 구단주이자 회장 데이비드 베컴은 클럽에 찾아온 변화가 믿기지 않는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베컴은 인터뷰를 통해 "모든 승부차기가 굉장했다. 지옥 같은 밤이었다"라며" 내슈빌은 놀라운 싸움을 펼쳤지만 오늘 밤은 우리의 밤이었다"라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람들은 메시가 한 골을 넣을 때마다, 부스케츠가 패스 한 번 할 때마다, 알바가 돌파할 때마다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라며 "당신들은 그들이 경기하는 것을 보면 감정적이게 된다. 그들의 경기 모든 것들이 아름답다"라고 덧붙였다.

또 "지난 5주 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우리의 많은 것들이 변했다"라며 메시 등이 영입된 이후 클럽 자체를 바뀌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에게 감동적인 밤이다. 내겐 긴 여정이었다"라며 "난 항상 길을 가면 충돌이 있을 거라는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너무 많았다. 오늘은 우리가 즐기는 밤이다"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겠다고 전했다.



리그스컵을 마친 메시와 인터 마이애미는 오는 24일 오전 8시 신시내티와의 오픈컵 경기와 오는 27일 오전 8시30분 뉴욕레드불스와의 MLS 경기를 시작으로 리그 일정까지 돌입할 예정이다. 

메시가 리그스컵에서 보여준 기세를 리그에서도 보여주면서 인터 마이애미 순위를 어디까지 끌어올릴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또 메시가 남은 리그 경기 수가 12경기뿐이지만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졌다.

현재 MLS 득점 1위는 13골을 터트린 하니 무크타르(내슈빌)이기에, 10경기에서 10골을 터트린 메시가 리그컵에서 보여준 득점 페이스를 계속 유지한다면 1위 자리를 노리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리그스컵 우승으로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인터 마이애미와 메시가 잔여 시즌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AFP, EPA,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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