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세계육상 男 높이뛰기 '예선 4위'로 결승 진출…23일 사상 첫 금메달 '정조준'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육상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노리는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했다.
우상혁은 2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3 부다페스트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m28을 넘어 4위에 올랐다.
이날 우상혁은 2m14, 2m18, 2m22를 1차 시기에 가볍게 넘었고, 2m25는 2차 시기에 성공했다. 2m28을 다시 1차 시기에 넘으면서 결승행을 확정했다.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는 37명이 출전 신청을 했지만, 실제 36명이 경기에 나섰다. 결승 자동 출전 기록은 2m30이었지만, 2m28에서 공동 12위를 포함한 결선 진출자 13명이 결정되면서 예선이 종료됐다.
예선에서 2m28을 넘은 13명 중 1차 시기에서 성공한 선수는 우상혁을 포함한 4명이었다. 우상혁은 한국시간 23일 오전 2시 58분에 시작하는 결승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예선에서 첫 시기 2m14를 훈련하듯 가볍게 넘은 우상혁은 2m18도 바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쉽게 넘어선 뒤 중계 카메라를 바라보며 'V'를 그렸다.
2m22를 넘은 뒤에는 '호우'라고 외쳤다. 2m25를 1차 시기에 실패했지만 우상혁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2차 시기에 성공한 뒤, 양쪽 팔을 들어올리는 '뽀빠이 자세'를 취했다.
2m28을 1차 시기에 넘은 뒤 우상혁은 오른손 검지를 휘두르며 웃었다. 행동과 표정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예선 공동 1위는 세계선수권 4연패를 노리는 '현역 최고'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 등 3명이 차지했다. 바르심은 2m14와 2m18을 통과하고 2m22부터 경기를 시작, 단 세 번의 점프(2m22, 2m25, 2m28 모두 1차 시기 성공)로 예선을 마쳤다.
올 시즌 무패 행진을 벌이는 주본 해리슨(24·미국)도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2m18, 2m22, 2m25, 2m28을 모두 1차 시기에 넘었다.
아카마쓰 료이치(28·일본)도 실패 없이 2m28을 넘어 바르심, 해리슨과 함께 공동 1위로 예선을 통과하고 복병임을 알렸다. 우상혁도 2m28은 1차 시기에 넘었지만, 2m25에서 한 차례 실패해 예선 순위는 4위로 밀렸다.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바르심과 함께 공동 1위에 오른 장마르코 탬베리(31·이탈리아)는 2m28 1, 2차 시기에서 실패해 탈락 위기에 몰렸으나, 3차 시기에서 바를 넘어 예선 9위로 결승행 티켓을 받았다.
결승은 모두 같은 조건으로 다시 출발한다. 전문가들은 우상혁이 바르심, 해리슨과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우상혁은 2m28로 예선을 공동 1위로 통과했고, 결선에서 2m35를 넘어 2m37의 바르심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올해 부다페스트에서도 가볍게 예선을 통과하면서 우상혁은 2회 연속 세계선수권 결선 무대에 올랐다.
오랫동안 한국 남자 높이뛰기에는 '예선 통과'도 높은 벽이었다. 1993년 슈투트가르트 대회에서 한국 남자 높이뛰기 선수 중 처음으로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이진택은 2m20으로 예선 탈락했다. 1995년 예테보리 대회에서도 이진택은 2m24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절치부심한 이진택은 1997년 아테네 대회에서 2m28을 넘어 예선을 통과하고, 결선에서는 2m29로 8위에 올랐다. 이진택은 1999년 세비야 대회에서도 2m29로 결선 진출에 성공했고, 결선에서도 2m29를 넘어 6위를 차지했다.
우상혁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진택이 1999년 대회에서 달성한 6위는 세계선수권 한국 높이뛰기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우상혁도 2017년 런던 대회에서 2m22에 그쳐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에는 출전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2m35·4위)을 기점으로 세계적인 점퍼로 도약한 우상혁은 2022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2m28, 공동 1위로 결선에 진출하더니 결선에서는 2m35로 은메달을 따냈다.
2011년 대구 대회 남자 경보 20km 동메달리스트 김현섭을 넘어선, 한국 육상의 역대 세계선수권 최고 성과였다.
우상혁은 23일 결선에서 3위 안에만 들어도 한국 육상 사상 최초로 '2회 연속 세계선수권 메달 획득'의 이정표를 세운다.
하지만, 우상혁의 꿈은 더 높은 곳에 닿아 있다. 그는 부다페스트로 출국하기 전 "맡겨놓은 금메달을 꼭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예선에서 특유의 경쾌한 몸놀림으로 바를 넘은 우상혁은 세계선수권 우승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우상혁의 이날 결승행은 비행기 연착에 따른 장거리 이동 피로를 극복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우상혁은 항공기가 결항돼 육로로 700km를 이동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혹독한 훈련으로 무장한 우상혁은 돌발 악재를 극복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상혁이 '은인'이라고 부르는 김도균 국가대표 코치는 "사실 예기치 않은 악재가 있었는데, 우상혁이 이번에도 잘 이겨냈다"고 '비화'를 전했다.
지난 4일 출국한 우상혁은 독일에서 훈련하다가 17일에 부다페스트로 넘어갈 계획이었으나 독일 뮌헨에서 탑승할 예정이었던 비행기가 뜨지 않았다.
우상혁은 공항에서 7시간이나 대기하다가, 결국 육로 이동을 택했다. 무려 700km를 차량으로 이동했다. 예선을 사흘 앞두고 발생한 악재였다. 휴식도 훈련도 하지 못한 채, 하루를 날렸다.
그러나 단 하루가 우상혁의 기량을 떨어뜨리지는 않았다.
우상혁은 "'이 정도 참았으면 당연히 금메달을 따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체중 관리를 잘했다. 훈련 성과도 좋았다"며 "주변 분들은 '어떻게 그렇게 식단을 조절하고, 훈련 강도도 높일 수 있나'라고 불쌍히 여기신다. 그런데 노력하면 보상받더라. 집중하고, 몰입하고 있다. 결과를 낼 자신도 있다"고 말했다.
대회가 임박한 순간에 발생한 악재도 극복할 만큼 우상혁은 오랜 시간 동안 충실하게 훈련했다.
예선을 상쾌하게 마친 뒤, 여독 풀 시간을 얻어 23일 오전 열린 결선에는 더 가벼운 몸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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