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한우 등 조각 투자 시장 열린다
“심사 통과되면 10월 투자 청약”
투게더아트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7억9000만원을 조달해 미국 작가 스탠리 휘트니의 작품 ‘스테이 송 61’을 취득·관리할 계획이다. 작품은 필라델피아 템플대학 명예교수인 휘트니가 2019년 제작한 것이다. 향후 해당 기초자산을 최대 10년 이내 처분해 투자자에게 청산 손익을 지급한다는 것이 목표다. 이승행 투게더아트 부대표는 “미술품은 시간이 지났을 때 의미 있는 가격 상승을 하는 기초자산 중 하나”라며 “가격 상승률과 미술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미술품을 청산할 예정으로, 상황에 따라서는 1년 후 청산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 조각 투자가 젊은 개인 투자자 접근성을 높인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자, 이미 여러 증권사는 조각 투자 업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상태다. 그중 첫 조각 투자 상품 출시의 수혜는 역시 투게더아트의 조각 투자 상품 관련 고객 계좌·자금 관리를 맡은 NH투자증권이 누리게 될 전망이다. “심사가 통과되면 10월에 투자 청약이 이뤄지며, 청약하려면 NH투자증권 계좌가 있어야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이 부대표의 설명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투게더아트의 투자계약증권이 기존 시장에 없던 첫 사례라는 점이다. 투자계약증권은 특정 사업에 공동 투자하고 사업 손익을 받는 구조로, ‘상장사’에 투자하는 주식과는 다르다. 특정 자산에 투자하지만 주식, 공모펀드와 달리 발행 자격에 제한이 없다. 2009년 2월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개념적으로는 도입됐으나, 증권신고서를 통해 실제 발행된 사례는 없었다.
그런데 토큰증권(ST)의 시장 가치가 주목받으면서,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은 미술품·한우 등 5개 조각 투자 서비스가 ‘증권성’을 띤다고 보고 지난 7월 12일 이들의 사업 재편을 승인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발표한 글로벌 시장 전망을 토대로 국내 토큰 증권 시장이 2024년 34조원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367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최초 투자계약증권 신고서가 제출된 배경이다.
금감원은 이번 신고서가 향후 제출된 신고서의 시금석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해 기초자산의 위험과 투자·손익 구조의 적정성을 촘촘히 심사할 방침이다. 또 공동사업의 위험과 환금성 위험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초자산이 그림인 만큼 외부 평가를 충실하게 받는지, 기대 이익이 정확하게 적혀 있는지 등 중요 사항을 검토할 것”이라며 “향후 전담운영팀을 꾸려 투자 위험 요소를 더욱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투게더아트를 시작으로 시장 선점을 노린 증권사와 조각 투자 업체 간 협업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르면 9월부터 다양한 조각 투자 상품들이 출시될 예정이며, 현재 업계에서 논의 중인 조각 투자 대상은 음악 저작권, 부동산, 명품·수집품, 탄소배출권, 귀금속 등으로 광범위하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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