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 향하는 금리 인상 [MONEY톡]
1년 넘게 이어져온 가파른 금리 인상이 곧 끝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투자 지형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금리 인상이 막바지로 항하며 가장 주목받는 투자처는 ‘채권’이다.
시세 차익만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채권 금리 자체가 좋은 만큼 이자 수익도 쏠쏠하다. 앞서 말한 대로 채권 금리는 기준금리와 함께 움직인다. 그동안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채권 금리도 연일 상승했다. 2020년 연중 0.6%대까지 하락했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가격은 현재 4%가 넘었다. 매년 4% 이자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채권 인기는 이미 뜨겁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7월까지 채권 시장에서 22조284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순매수 규모(20조6113억원)를 7개월 만에 훌쩍 넘어섰다. 개인 직접 투자는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보통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는 식으로 투자를 한다.
국채 투자 수요(7조8826억원)가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회사채(5조7153억원)와 기타 금융채(4조5930억원), 은행채(2조3867억원) 순이었다. 특히 20년 만기 국고채 같은 장기채 인기가 높다. 장기채는 단기채보다 채권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금리가 떨어지면 더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엔테크’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 금리가 떨어질 경우 다른 선진국 화폐, 대표적으로 엔화 가치가 오르는 경향이 있어서다. 미국 금리 하락 시 달러 수익성이 떨어지면 다른 화폐로 자금을 옮기려는 수요가 커진다.
엔화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은 또 있다. 최근 일본 중앙은행(BOJ)이 완화적 통화 정책을 마무리하고 ‘긴축 전환’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다. 일본이 미국과 금리 격차를 해소하고 엔 가치 반등을 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BOJ 정책 변화를 ‘긴축 전환 신호’로 받아들인다. BOJ는 지난 7월 말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변동 상한선인 0.5%를 초과해도 시장 상황에 따라 용인하기로 결정했다. 무제한 국채 매입을 위한 금리 기준은 기존 0.5%에서 1%로 상향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채권 등에 비해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주식 시장 전망도 나쁘지 않다. 금리 인하는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방증이다. 고금리 때 자본 조달이 어려웠던 기업들 숨통이 트인다는 점도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장주’가 주목받는다. 현재 기업가치보다 미래 성장 잠재성이 높은 기업을 말한다. IT·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기술주가 주를 이룬다. 보통 금리 하락은 성장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때가 많다.
금리 인상 종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국채 수익률과 예금 금리 하락에 대비해 배당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중이다. 로이터통신이 공개한 미국 투자자 펀드평가사 ‘리퍼’ 조사에 따르면, 배당주에 투자하는 ‘프로셰어 S&P500 배당 귀족 ETF’에 지난 2주간 3300만달러(약 421억원, 7월 19일 기준)가 순유입됐다. 지난 25년간 매년 배당을 늘린 기업을 추적하는 해당 펀드는 올해 가격이 7.5% 올랐다. 금리 인하에 따른 자본 조달 기대감이 커진 만큼 증시에 상장된 리츠(부동산 투자신탁)나 건설주 등을 통해 간접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일러스트 포토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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