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힘 좀 써라"…김의겸 '청담 술자리' 소송, 되레 큰소리
지난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가짜뉴스로 판명돼 소송 당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빨리 (재판의)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한동훈 장관께서 힘 좀 써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되레 큰소리를 쳤다.
지난 19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맑눈광이 간다’ 코너에 출연한 김 의원은 기자로 등장한 김아영의 ‘한동훈 장관에게 영상 편지를 띄워 달라’는 말에 “제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지 10개월이 됐는데 아직도 결론을 안 내리고 있다”며 “민사소송으로 10억원을 거셨는데 왜 소송 재판이 한 번도 안 열리고 있는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 문제 질질 끌 게 아니라 빨리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힘 있는 한 장관이 힘 좀 써달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한 장관이 그해 7월 윤석열 대통령,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30명 등과 함께 청담동의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 자리에 동석했다는 제보자 A씨가 당일 새벽 남자 친구와 통화에서 그렇게 말했다는 녹취를 근거로 삼았다. 다만 실제로 A씨는 당일 술집을 일찍 빠져나와 숙박업소에서 머물렀으며, 이를 숨기기 위해 윤 대통령의 이야기를 지어내 '거짓말' 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에 한 장관은 그해 12월 서울중앙지법에 김 의원과 시민언론 ‘더탐사’ 관계자, 술자리 의혹의 최초 제보자 등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한 장관의 10억 배상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에 “형사처벌은 물론이고 돈으로 입을 틀어막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올해 1월 ‘SNL 코리아’에 출연했을 때도 “제가 이긴다, 100% 이긴다”며 한 장관에게 돈을 줄 일이 없을 거라는 확신을 보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번 방송에서도 결론을 빨리 내리라며 또다시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또 ‘청담동 술자리’ 등 가짜뉴스로 자신이 정치권 안팎에서 ‘허위사실 제조기’, ‘양치기 소년’ 등의 별명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선 “제보자가 분명히 있고 제보자 녹취가 있는 상황에서 그 근거를 가지고 한 장관에게 질문을 던진 것”이라며 “그런 것까지 허위사실, 가짜뉴스라고 말하는 건 내게 덮어씌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 의원은 ‘안면인식장애 때문에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못 알아봤다는 분과 잊힐 권리를 허락해달라면서 자꾸 SNS에 글 올리는 분’ 중에 ‘더 솔직하지 못한 양치기 소년은 누구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너무 어렵고 난해하다, 고를 수가 없다”며 ‘답변 포기’를 선택했다.
안면인식장애 때문에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못 알아봤다는 분은 같은 당 이재명 대표를, 잊힐 권리를 허락해달라면서 자꾸 SNS에 글 올리는 분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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