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악마를 도심에"…방콕 조각상 철거 요청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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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수도 방콕 도심의 대로변에 기괴한 모습을 한 거대 조각상이 설치돼 불쾌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철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20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방콕 후웨이꽝 지역의 바자 호텔 앞에 약 4m 높이의 거대한 조형물이 설치됐다.
찻찻 싯티판 방콕시장은 조각상의 위법성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는데, 조각상은 호텔 소유 사유지에 있는 데다 높이도 10m 이하라 시의 설치 허가가 필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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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수도 방콕 도심의 대로변에 기괴한 모습을 한 거대 조각상이 설치돼 불쾌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철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20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방콕 후웨이꽝 지역의 바자 호텔 앞에 약 4m 높이의 거대한 조형물이 설치됐다. 몸 전체가 검은색인 이 조각상은 눈동자와 손톱은 붉게 칠해져 있고, 등에는 커다란 날개가 달려 있다. 입 밖으로는 마치 드라큘라를 연상케 하는 긴 황금빛 송곳니가 빠져나와 있는 기괴한 모습이다.
이 조각상은 '크루 까이 깨오'라는 이름의 신화 속 인물을 형상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 바 까이 깨오로도 알려진 크루 까이 깨오는 크메르 제국의 12세기 말~13세기 초 크메르 제국의 왕이었던 자야바르만 7세의 존경받는 스승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태국의 종교단체와 시민단체들은 이 조각상의 설치는 악마 숭배를 지원하는 것과 같다며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 태국의 시민단체인 태국인민위원회(NTPC)는 이 조각상이 "태국 문화와 신념에 위협이 된다"면서 눈에 덜 눈에 띄는 장소로 이전해달라고 방콕시에 청원했다. NTPC의 폰팍훈 셋타야보디 대표는 "사악해 보이는 조형물을 사람들이 불상처럼 숭배할 수 있도록 설치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이는 사탄주의자를 지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일부 사람들은 이 조각상을 '부(富)의 신'으로 여기며 고양이, 개, 토끼 등 동물을 제물로 바쳐 논란은 동물 학대로까지 확대됐다.
결국 논란이 커지자 방콕시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찻찻 싯티판 방콕시장은 조각상의 위법성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는데, 조각상은 호텔 소유 사유지에 있는 데다 높이도 10m 이하라 시의 설치 허가가 필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조각상의 위법 사항은 없으며 시의 철거 권한 또한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방콕시는 이 조각상이 운전자와 행인에게 공포감과 불쾌감을 줄 수 있으므로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찻찻 시장은 "도로에서 조각상이 뚜렷하게 보이기 때문에 무서운 모습이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며 "해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방콕시는 호텔 측에 조각상 주변에 가림판 등을 설치해 외부 도로에서는 조각상이 보이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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