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고 입학 10세 영재소년 자퇴…“학폭 탓” 폭로 예고

조민영 2023. 8. 2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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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강현(10)군, 지난 18일 자퇴
소식 알린 뒤 선배 학부모로부터 협박메일 받았다 폭로
진짜 자퇴 이유 “학폭” 주장
백강현(10)군.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3월 서울과학고에 입학하며 화제를 모았던 영재소년 백강현(10)군 측이 한 학기 만인 지난 18일 자퇴했다고 알린 데 이어 같은 학교 선배의 학부모로부터 근거없는 비방·협박 메일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백군의 아버지는 20일 자신들에게 전해진 협박 메일 내용을 공개하고, 백군이 자퇴를 결심한 진짜 배경에 ‘학교 폭력’이 있었다며 폭로를 예고했다.

백강현(10)군이 지난 19일 유튜브채널에 올린 자퇴 알림글. 유튜브 캡처


백군은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려 “8월18일 서울과학고를 자퇴했다”고 알렸다. 백군은 “엊그제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가는 아침, 일어나자마자 이를 닦으며 허둥지둥 수학 공식을 암기했다. 그러다가 거울 속에서 문제를 푸는 기계가 돼가는 저를 보게 됐다”며 자퇴를 결심하게 된 배경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갑자기 오랫동안 손을 놓았던 작곡도 하고 싶고 보드게임도 만들고 싶어졌다. 창의적인 활동을 하고 싶었다”면서 “아버지에게 학교 그만두겠다고 했더니 가만히 안아주시고 응원해주셨다”고 전했다.

백군은 이 영상에서 서울과학고 같은 반에서 공부했던 ‘형, 누나’들을 지칭하며 아쉬움을 전하는 한편 “좋아하는 작곡도 하고 보드게임도 만들고 태권도 학원도 다니며 수능준비 열심히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런데 하루 만인 20일 오전 백군 아버지가 급반전의 소식을 전하며 논란이 일었다. 백군 아버지는 이날 백군 유튜브 채널에 올린 동영상에서 “백강현과 관련하여 치가 떨리는 협박 메일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전날 올린 자퇴 소식 영상과 관련해 학교 선배의 엄마로부터 협박 메일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백군이 학교에서 당했던 일들을 공개하기로 결심했다는 내용이었다.

백강현군 아버지가 20일 오전 유튜브 채널에 백군 자퇴 후 다른 학부모로부터 협박메일을 받았다면서 자퇴 진짜 이유에 학교폭력이 있었다고 폭로를 예고하는 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캡처

백군 아버지는 이어 이날 오후 ‘선배맘(엄마)의 이메일 공개’라는 영상을 통해 실제 받았다는 메일 전문을 공개했다.

영상을 통해 공개된 이메일은 ‘강현맘!! 설곽(서울과학고) 선배맘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시작된다. 작성자는 “강현이가 중간고사 전체 과목 중에 수학 한 문제밖에 못 풀었다는 거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그래서 곧 자퇴하겠구나, 학교에서 시험도 안 보고 뽑더니”라면서 백군이 서울과학고를 자퇴하면서 언급한 내용을 문제 삼았다.

작성자는 “문제 푸는 기계가 되기 싫어서 자퇴했다고요? 솔직히 전교 꼴등이고 수업을 이해 못했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최소한 학교 학생들 이미지 떨어뜨리는 일 하지 말아야지요”라면서 “유튜브 삭제하고 학교 관련 이미지 실추시키는 거짓말 더 이상 하지 말아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백군 아버지는 이 같은 메일에 대해 “무례한 메일을 보내시다니 정식으로 고발하겠다”면서 “강현이도 똑같이 2∼3교시까지 시험을 치렀고 정원외 20명 학생 중에 성적순으로 7명 안에 포함돼 합격했다. 1학기 중간고사 전체과목에서 수학 1문제만 풀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엉터리 사실로 어린 아기를 그렇게 폄하하니 마음이 편하냐. 뛰어난 점수는 받지 못했지만 모든 과목에서 점수가 골고루 잘 나왔다”며 일일히 반박하는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백군 아버지는 이어 “강현이는 공부를 따라가지 못해서가 아니라 경찰 고발 직전까지 이르렀던 심각한 학교 폭력으로 그만두게 된 것”이라며 “가장 두려워하게 심각하게 생각하는 학교 폭력의 근본 원인에 대해 학교 측의 어떠한 배려나 지원도 없던 게 컸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강현이가 당한 학폭과 실질적인 자퇴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 영상에서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2012년 11월생인 백군은 생후 41개월 때인 2016년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수학과 음악, 작곡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2차방정식을 풀어 내 유명세를 탔다.

IQ 163(멘사 기준 IQ 204) 상위 0.0001%의 영재로 알려진 백군은 2019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듬해 바로 5학년으로 조기 진급한 데 이어 지난해 4월 중학교에 조기 입학, 지난 3월엔 서울과학고에 입학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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