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디리스킹’ 시동 韓美日…“경제 역풍 불지는 지켜봐야”
캠프 데이비드에서 발표한 한·미·일 경제 협력의 핵심은 ‘차이나 리스크’의 해소다. 첨단산업에서 거세지는 중국의 도전을 막고자, 공급망 교란과 기술탈취 등에 공동 전선을 구축한 것이다.
中 자원 무기화에 한·미·일 대응 공조
특히 이미 일부 자원을 무기화 하고 있는 중국에 보다 효과적 대응이 가능하다. 실제 최근 중국 상무부는 반도체·태양광 장비산업 등에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통제를 지난 1일부터 시행했다. 미국의 첨단장비 수출 통제에 맞선 조처지만, 한국에도 타격이다. 이뿐 아니라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희토류나 2차전지 핵심원료인 니켈·리튬·코발트·흑연 등은 중국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이라, 언제든 공급망 교란의 위험이 있다.
미래 기술 주도권 놓고 ‘新블록화’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은 중국에 맞서 한·미·일의 첨단산업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한·미·일은 특히 반도체·2차전지·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생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과 기술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는 미국, 소재에서 앞선 일본은 강점 분야가 달라 상호보완적 시너지가 크다. 예컨대 반도체의 경우 설계(미국)-장비(일본)-설계-생산(한국)으로 이어지는 공조 체제가 강화된다. 연구개발 분야에서 3국 협력에 따른 국내 산업계의 수혜도 기대된다.
한·미·일은 이번 합의에서 기존 분야는 물론 새롭게 발전하는 ‘핵심 신흥 기술’ 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3국의 연구기관에서 공동 기술 개발은 물론 국제 표준화와 인력 교류까지 함께 추진한다. 자유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한 3국이 협력해 중국 등에 미래 첨단산업 주도권을 뺏기지 않는 ‘블록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미·일은 공급망과 기술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역사상 처음으로 3국 산업·상무 장관 연례회의를 신설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연례회의를 통해 3국 정상이 합의한 ▶반도체·배터리 등 공급망 ▶기술안보·표준 등 첨단산업·혁신기술·공급망 분야 협력이 한층 고도화 될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 분야 협력 거시 경제 안정 도움
“중국 역풍 불지는 지켜봐야”
다만, 중국이 이번 한·미·일 협력을 견제하고 나선다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쪽은 한국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이 수출하는 나라 중 비중이 가장 큰 국가가 여전히 중국인 데다, 핵심 수출품인 반도체의 약 40%가 중국에서 팔리고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발전을 견제하는 데 초점을 맞춘 바이든 미 행정부의 무역 규제에 동참하는 것을 한국이 일본보다 조금 더 주저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절충안일 수 있다”면서도 “오는 21일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도 다소 거친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중국을 최대 무역 파트너로 둔 일본과 한국에 경제적 역풍(blowback)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글로벌 경제의 위험 요소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일의 공조 체계 구축은 반드시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미·중 갈등 이후 중국 경제가 침체로 가고 있기 때문에, 한·미·일 경제 협력은 경제적 역풍을 가져오기 보다 오히려 시의적절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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