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껍질' 속 해산물이...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프랑스 가정식
[글 정경숙·사진 전재천]
▲ 인천 바다에서 난 해산물이 요리의 주재료.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에서 인천 어민에게 도움을 주고자 준비했다. |
ⓒ 전재천 포토 디렉터 |
온몸의 감각을 열고 인천을 음미한다. 인천의 고유한 먹거리와 정성 어린 손맛으로 완성하는 오감 만족 레시피. 이번 요리는 바다를 오롯이 품은 한 그릇. 꽃게와 가리비, 새우, 주꾸미, 바지락, 소라 등 인천 연안에서 나는 귀한 해산물로 꽉 채운 프랑스 가정식 파피요트(papillote)다.
음식은 삶이고 꿈이다
▲ ‘인천의 맛을 알리는, 세계적인 셰프.’ 꿈의 조각을 현실로 함께 맞춰가는,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 외식조리과 정광수 교사와 임서영 학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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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 가득한 요리 한입에 온 얼굴에 기쁨이 번지고 가슴에는 만족감이 차오른다. 요리사는 그 소소하지만 빛나는 삶의 행복을 매일매일 전하는 사람이다.
정광수(45) 셰프는 대한민국 국가공인 조리기능장이다. 20년간 글로벌 체인 호텔의 주방을 책임지고, 오늘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 외식조리과 교사로 '미래 셰프'들의 꿈을 함께 그리고 있다. 미식의 혁명가 페란 아드리아, 고든 램지 같은 세계적 셰프가 인천에서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131년 역사를 품은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는 국내 최초, 인천 유일의 관광특성화고등학교다. 1966년 국내 고등학교 가운데 처음으로 관광과를 신설하고, 2012년 특성화고등학교로 지정됐다. 교육과정은 호텔경영과와 관광외국어과 그리고 외식조리과. 우리나라 관광산업을 이끌어갈 주인공들이 눈빛을 반짝이며 저마다의 꿈을 키운다. 그들의 희망이 곧 인천의 꿈이고, 대한민국의 미래다.
과연 그 스승에 그 제자다. 외식조리과 3학년 임서영(18) 학생은 국가공인조리자격증을 6개나 따냈다. 작은 손끝에서 펼쳐지는 맛의 세계가 사뭇 진지하고 섬세하다.
"세계적 셰프가 될 거예요."
꿈은 원대해야 한다. 그 꿈에 삶이 빛나고, 마음 다해 노력하면 현실이 된다.
"토마토 하나만 완벽하게 요리하는 데도 평생이 걸린다." - 페란 아드리아
"요리사는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데서 일하는 사람이다." - 앙토냉 카렘
혀끝부터 미각을 휘감아 오감을 사로잡는 요리가 완성되기까지 테이블 너머 셰프들은 빠르고 치열하게 움직인다. 정신적 고뇌와 육체적 노동을 감내하고도 요리가 즐거워야 할 수 있는 일이다.
"가치 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선 끊임없이 성찰하고 스스로 성장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 원하는 미래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 Since 1892,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는 유서 깊다. 곁엔 영화초등학교 옛 교사가 자리한다. |
ⓒ 전재천 포토 디렉터 |
식탁 위 작은 바다
"바다는 생명을 잉태하고, 땅은 그 생명을 키워낸다." - 방랑식객 고 임지호
인천 바다와 갯벌에서 펄떡이는 생명을 정성스레 보듬어 식탁 위에 올린다. 파피요트의 사전적 의미는 '사탕을 싸는 포장지'다. 생선을 비롯한 식재료를 종이로 곱게 감싸 오븐에 구워내는 프랑스 가정식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했다. 촉촉하고 보드라운 식감과 살살 녹는 감칠맛이 바다의 풍미를 한껏 끌어올린다. 여기에 지중해 올리브를 곱게 다져 발라 바삭하게 구운 바게트를 곁들이니 부족할 것이 없다.
"바다와 맞닿아 살아가는 인천 어민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시민도 가까이서 나는 해산물로 식탁을 풍성하고 따뜻하게 채우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요리를 선보입니다."
음식을 만드는 건, 단순히 맛을 내는 일이 아니다. 식탁 위에 식재료가 오르기까지 땀 흘린 누군가에게 감사하고, 음식을 먹을 사람을 향한 마음을 더하고, 나아가 그 삶에 예의를 갖추는 일이다. 마음과 정성이 담긴 가치 있는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정광수 교사의 요리 철학은 한 끼 식사에도 깃들어 있다.
"꿈을 이루는 날이 반드시 올 거야. 학교에서 셰프로서 자질을 갖추고 내공을 충실히 쌓았으니까."
"네, 선생님, 꼭 인천의 맛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 인천 바다와 갯벌에서 펄떡이는 생명을 보듬어 종이로 곱게 감싸 오븐에 정성스럽게 구워낸 파피요트. 프랑스 대표 가정식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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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해산물 파피요트 레시피
유명 셰프가 만든 음식도, 예약해야 맛볼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 메뉴도 부럽지 않다. 배고프면 언제든 마음마저 든든히 채워주는 맛. 시민 셰프를 위한 인천 오감 레시피.
▲ 인천 해산물 파피요트 레시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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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
▲ 인천 해산물 파피요트 만드는 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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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꽃게와 새우는 내장을 제거하고, 나머지 해산물은 깨끗하게 씻어 손질한다.
②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 다진 바질·딜·파슬리로 밑간을 한다.
③ 애호박과 단호박은 멜론 볼 스푼을 사용해 모양을 낸다.
④ 알감자는 얇게 썰고,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자르고, 시금치는 씻어 놓는다.
⑤ 유산지에 버터를 바른 뒤 얇게 썬 감자와 준비한 각종 해산물을 올린다.
⑥ ⑤에 소금, 후추를 뿌려 간한 뒤 손질한 각종 채소와 고명을 올린다.
⑦ 화이트와인을 뿌리고 준비한 오븐에 익힌다.
[블랙 올리브 페이스트(쌈장)를 곁들인 바게트]
① 믹서에 블랙 올리브, 케이퍼, 안초비, 파르메산 치즈, 레몬 주스, 허브를 넣고 갈아 블랙 올리브 페이스트를 만든다.
② 바게트에 ①의 페이스트를 바르고 오븐에 굽는다.
③ 유산지를 포장 형태로 만든 후 200℃로 예열한 오븐에 7~8분간 굽는다.
④ 허브, 래디시로 장식하고 올리브오일을 뿌려 낸다.
[시민 셰프를 위한 파피요트 요리 Tip]
파피요트는 식재료를 종이로 감싸 오븐에 구워내는 프랑스의 대표 가정식. 찜 요리 특유의 촉촉하고 보드라운 식감이 입안 가득 행복을 불러온다. 인천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자연의 산물을 주재료로 우리 입맛에 맞게 재해석했다.
해산물은 찜으로 요리할 때 풍미가 확 사는데, 잡내가 나지 않고 묵직하며 표면에 윤기가 흐르는 것이 신선하다. 식재료를 담은 후에는 종이 포일로 요리를 다 덮도록 잘 감싸야 수분과 향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바게트와 함께 곁들이는 블랙 올리브 페이스트도 요리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농도를 잘 맞추며 정성을 기울여 만들어야 한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사진 전재천 포토 디렉터
요리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 외식조리과 정광수 교사·임서영 학생│스타일링 강지인
▲ 인천 오감 레시피 -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 '해산물 파피요트' 유튜브 섬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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