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이냐" 수백억 들여 청록색 바꾼다…공무원 민방위복 논란

문희철 2023. 8. 2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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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참가자들이 착용했던 운동복. 신형 민방위복과 색상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 넷플릭스]

정부가 공무원 민방위복을 21일 시작하는 을지훈련부터 청록색으로 통일한다. 이에 전국 공직자 복장을 바꾸는 데 수백억원이 들어 세금 낭비 논란도 제기된다.

행정안전부는 20일 “국가 비상 대비 태세 확립을 위해 21일부터 3박 4일 동안 전국적으로 을지연습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을지연습은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 발생 시 정부 비상대비계획을 검토·보완하고 전시 임무 수행절차를 숙달하기 위해 연 1회 전국 단위로 실시하는 비상대비훈련이다. 행정기관·공공기관·단체와 중점관리대상업체 등 4000여개 기관 소속 58만여 명이 참여한다.

민방위복 제작 양식. [사진 행정안전부]

정부, 21일 을지연습 돌입

민방위복 뒷면 제작 양식. [사진 행정안전부]

올해 을지훈련 기간 공무원은 청록색 민방위복을 입고 근무한다. 민방위기본법 시행규칙 46조에 따라 민방위복 규격이 달라지면서다.

공무원들은 2005년 이후 라임색민방위복을 입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9월 ‘민방위 제도 개선 대책’을 발표하면서 민방위복 색상을 청록색으로 바꿨다. 행안부는 이어 지난 8일 민방위기본법 시행규칙을 개정·공포하면서 청록색 민방위복을 확정했다. 또 민방위 로고를 변경하고 옷 왼쪽 팔에 태극기 로고를 박았다. 소매여밈 부분 디자인도 일부 달라졌다.

정부가 규정을 바꾼 건 기능 개선 필요성 때문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신형 민방위복은 방수성·내구성과 방수·난연 기능이 강화됐다고 한다. 또 활동성·통기성이 좋게 디자인해 착용하기 편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은 신형 민방위복 색상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했던 운동복을 연상케 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청록색이 재난 현장에서 눈에 잘 띄는 색상이라고 설명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민방위복 규정 변경 과정에서 국민·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청록색이 재난 현장에서 소방·경찰 제복과 구별하기 용이하고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색깔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신형 민방위복을 착용한 채로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예산 낭비 지적에 “향후 신규 구매 시 적용”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태풍 피해 상황 긴급점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행안부는 “민방위복 교체에 따른 지자체 예산부담을 줄이기 위해 필요하면 라임색 민방위복을 같이 입을 수 있도록 있다”며 “다만 각 기관이 민방위복을 새롭게 살 때는 청록색 옷을 사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방위복을 제작하는 업체에 정부가 특혜를 주려고 규정을 바꿨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오해”라고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민방위복은 특정 업체가 일괄적으로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민방위기본법이 규격을 명시하면 업체가 알아서 생산하는 방식”이라며 “신규 민방위복 제작·구매를 강요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을지훈련은 한·미 연합 군사연습과 연계해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라는 이름으로 한다. 오는 23일에는 6년 만에 전 국민이 참여하는 민방위 훈련도 할 예정이다. 공습경보 상황을 가정해 실제 훈련 사이렌을 울리고 주민 대피 훈련도 한다. 김정학 행안부 비상대비정책국장은 “실제적 안보위협에 대응하여 국가 위기관리능력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기관별 비상대비태세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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