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주장과 트로피 함께 '번쩍'…인터 마이애미 '첫 우승' 메시, 축구 만큼 인성도 GOAT+감동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실력은 물론이고 인성까지 'GOAT(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미국 진출 한 달 만에 7경기 연속골 퍼레이드와 함께 새 팀의 우승 일등공신이 됐다.
메시가 지난달 입단한 인터 마이애미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네슈빌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네슈빌 SC와의 2023 리그스컵 결승전에서 7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메시의 활약에 힘입어 1-1로 정규 시간을 마감한 뒤 승부차기에서 10-9로 이겼다. 마이애미는 이번이 구단 창단 후 첫 리그스컵 결승 진출인데 우승까지 차지하며, 메시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날 마이애미는 4-3-3으로 맞섰는데 드레이크 캘린더가 골문을 지켰고 조르디 알바, 카말 밀러, 세르게이 크리브소프, 디안드레 예들린이 백4를 구성했다. 벤자민 크레마스치, 세르히오 부스케츠, 딕슨 아로요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으며 로버트 테일러, 호세프 마르티네스, 그리고 메시와 함께 3톱으로 출전했다. FC바르셀로나 전성기를 이끌던 알바와 부스케츠, 메시가 우승 청부사로 나선 것이다.
마이애미는 전반 초반 네슈빌의 압박에 고전했다. 네슈빌은 마이매 수비 진영부터 강하게 선수들을 몰아붙였고, 네슈빌의 압박에 밀린 마이애미 선수들은 볼을 뺏기기도 하며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이애미에는 메시가 있었다. 전반 23분 메시는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서 상대 수비수들이 밀집해서 막고 있는 틈을 정확히 노리며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슛으로 네쉬빌 골문 왼쪽 상단을 정확하게 찔렀다. 상대 골키퍼가 반응했지만, 이미 공이 골망을 흔들어 버린 후였다.
각종 대회에서 메시가 전매특허처럼 터트리는 통렬한 왼발 중거리포가 이번 결승전에서도 터져 나왔다.
다만 결승전인 만큼 선제 득점으로 곧바로 분위기를 가져오기는 쉽지 않았다. MLS 동부 리그 상위권 팀인 네슈빌은 저력을 발휘하며 선제 실점 후에도 마이애미를 압박하고 몰아붙였다.
결국 마이애미 골문을 계속해서 노리던 네슈빌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13분 코너킥 상황에서 올라온 공이 수비수를 맞고 흘렀고, 먼 쪽 골대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이티 국가대표 파브리스 피콜트에게 향했다. 피콜트는 곧바로 헤더를 시도했고, 이 슈팅이 캘린더 골키퍼를 맞고 마이애미 골문 안쪽으로 향해 득점으로 인정됐다.
메시는 후반 18분 네슈빌 박스에서 조금 떨어진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어내며,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는데 아쉽게도 이번 프리킥은 높게 솟으며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25분에는 직접 드리블 돌파 후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서 낮고 빠른 왼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는데, 골대를 맞고 나와 땅을 쳤다.
두 팀 경기는 90분 혈투 끝에 1-1로 마무리됐고, 대회 규정에 따라 연장전 없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첫 번째 키커로 나선 메시는 왼쪽 구석으로 깔끔하게 슈팅을 시도해 성공했고, 네슈빌에서도 무크타르가 가볍게 마이애미 골망을 흔들었다. 두 번째 키커의 결과는 달랐다. 마이애미는 부스케츠가 득점에 성공한 반면, 네슈빌은 랜달 레알이 시도한 슈팅이 잡히고 말았다. 세 번째, 네 번째 키커는 두 팀 모두 성공시켰으며, 다섯 번째 키커에서 마이애미 키커 빅터 우롤아가 실축하고, 서리지가 넣으며 다시 승부차기 균형이 맞았다.
이후 6, 7, 8, 9, 10번 키커까지 모두 성공시킨 두 팀은 무려 11번째 키커인 골키퍼들의 맞대결까지 진행했고, 마이애미 골키퍼 캘린더가 득점한 반면 네슈빌 키퍼 파니코는 넣지 못하며 마이애미가 승리했다.
메시의 선제골과 승부차기 접전 끝에 마이애미는 결승전에서 네슈빌을 꺾었고, 결국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메시의 이번 우승은 자신의 통산 44번째 우승이다. 메시는 라리가 소속으로 10차례 우승했으며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에서 7번 정상에 올랐다. 스페인 슈퍼컵 우승은 8차례 차지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번, UEFA 슈퍼컵 3번,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3번 우승을 이뤄냈다.
2년 전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옮긴 뒤엔 프랑스 리그1 두 차례, 그리고 프랑스컵 한 차례 정상 등극을 일궈냈다.
이에 더해 아르헨티나 대표팀으론 2005년 U-20 월드컵 우승,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21 코파 아메리카 우승, 2022 남미축구연맹(CONMABOL)-UEFA 컵 오브 챔피언스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겨울 마침내 기다리던 월드컵 트로피를 품었다.
이렇게 43개의 우승 트로피에 미국 진출 뒤 한 달 만에 44번에 우승컵을 추가한 것이다.
인터 마이애미 오자마자 주장이 된 메시는 우승 순간 트로피를 자신이 독차지하지 않았다. 외신에 따르면 자신이 오기 전 주장을 맡고 있던 토트넘 및 뉴캐슬 출신 수비수 디안드레 예들린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준 뒤 그와 함꼐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린 것이다. 인터 마이애미를 묵묵히 지킨 예들린 및 동료 선수들을 존중하고 이들과 함께 호흡하기 위한 메시의 깊은 뜻이 담긴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메시는 이번 우승 이전에도 이미 마이애미에서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었다. 메시는 10골로 인터 마이애미 역대 최다 득점자 단독 3위에 올랐다. 현재 1위는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마이애미에서 뛰었던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배 곤살로 이과인이다. 이과인은 두 시즌 동안 총 29골을 기록했다.
현재 마이애미에서 뛰고 있는 선수인 레오나르도 캄파나가 16골로 2위이며, 메시는 9골을 넣은 로버트 테일러와 호세프 마르티네스를 제치고 단독 3위 자리를 차지했다. 향후 13경기가량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2위 자리까지도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서는 메시가 아직 리그 데뷔전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메시의 득점왕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메시가 마이애미가 남겨둔 리그 12 경기에서 지금과 같은 득점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현재 리그 득점 1위인 무크타르를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으로 보인다.
메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엄청나다. 아르헨티나 매체 올레는 16일 "메시가 온라인 세계도 휩쓸었다"라고 보도했다.
올레는 "메시의 MLS 혁명은 촉발됐고, 멈추지 않는다. 메시 효과는 매일 새로운 것을 추가하고, 유니폼 판매 기록 등 모든 종류의 상업적인 효과를 활성화했다"라고 메시의 이적 효과를 전했다.
이어 "지난달 메시는 킬리안 음바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언급됐다. 미디털 미디어, 유튜브, 트위터, 등의 공개 정보를 대상으로 한 지난 한 달간의 조사에서 메시는 무려 1170만개의 언급을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음바페는 480만, 호날두는 300만, 네이마르는 260만 회를 기록했다. 메시를 가장 많이 언급한 나라인 미국 내에서만 310만 회를 언급했다"라며 메시에 대한 막대한 관심이 음바페와 호날두, 네이마르를 합친 수준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특히 앞서 언급된 스타 중 호날두, 네이마르와는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기에 그의 이번 MLS 활약은 더욱 높은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메시와 함께 21세기 세계 축구사를 양분한 스타플레이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연봉 2억 유로(2800억원)에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에 입단한 가운데, 지난해 발롱도르를 수상한 프랑스 레전드 공격수 카림 벤제마도 연봉 1억 유로에 지난 6월 사우디 알이티하드 유니폼을 입었다. '리버풀 축구도사' 호메르투 피르미누, 레스터 시티의 동화 같은 우승 주역 리야드 마레즈는 나란히 알 아흘리로 갔다.
이어 16일엔 메시, 호날두와 함께 3대 공격수로 불린 네이마르가 사우디 알힐랄에 연봉 2200억원으로 갔다. 그런 가운데 "돈이 필요했다면 사우디에 갔을 것이다"며 호날두보다 두 배 많은 4억 유로, 약 5600억원의 연봉을 마다하고 이것저것 긁어모아 1000억원 연봉 제시한 마이애미로 간 메시의 행보는 팬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리그스컵 결승전 티켓 가격으로도 메시의 영향력은 입증됐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메시가 출전한 이번 네쉬빌과의 리그스컵 결승전 티켓은 가장 싼 금액이 484달러(약 65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브미스포츠는 해당 티켓 가격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가장 싼 티켓보다 훨씬 비싸다고 강조했는데, 챔피언스리그 티켓의 가격은 77달러(약 10만원) 수준이었다.
결국 메시 효과로 MLS는 챔피언스리그보다 6배가량 비싼 티켓 가격에도 관객들이 좌석을 가득 채우며 엄청난 흥행에 성공했다.
리그스컵을 마친 메시는 오는 24일 신시내티와의 오픈컵 경기와 오는 27일 뉴욕레드불스와의 MLS 경기를 시작으로 리그 일정까지 돌입할 예정이다. 리그에서는 메시가 얼마나 뛰어난 활약을 보여줄지에도 큰 관심이 쏟아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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