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한미일 정상회의에 "美 냉전 선동…韓日만 피해볼 것"
중국 관영매체가 20일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를 공개 비판했다. 중국 군 당국은 앞서 19일엔 3국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국제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의 주체로 지목된 지 6시간 만에 대만 인근 해역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벌였다. 3국 회의에서 중국을 콕 찍어 비판하고 중국이 민감해 하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가 거론되자 군사훈련을 통해 반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논평을 통해 안보 협력 강화에 합의한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미국 대통령 별장이자 회의 개최지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전의 기운이 전 세계를 한기(중국식 표현 寒意)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미국 주도로 3국은 '안보 수호'를 기치로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지정학적 소집단'을 만들고 지역의 전략적 안보를 해치며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며 "한·미·일 정상이 '중국 위협'이라는 거짓말을 의도적으로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끌어들여 안보 협력을 한다는 것은 (한일) 양국의 안보를 도외시한 채 양국을 위험한 지경에 이르게 하는 것"이라며 "한일 양국에 안전한 느낌을 주기는커녕 지역의 안보 위험을 높이고 긴장을 조성해 궁극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한국과 일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지역 안보에 대한 진정한 위협은 사실상 미국"이라며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을 교란하려는 시도를 포기하라"고 주장했다. 한국·일본에는 "미국 패권의 바둑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지역의 절대다수 국가의 대립과 역사의 오류에 서지 마라"고 요구했다.
中 SNS엔 "냉정함·자신감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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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한·미·일이 중국의 '적의' 심화"
뉴욕타임스(NYT)는 19일 "한·미·일이 전쟁 억제(deterrence)라고 부르는 방위 합의를 중국은 포위, 심지어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3국의 방위 합의는 중국의 적의(rancor)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NYT는 "중국이 이번 회의에 대한 반발을 이미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있다"고 소개했다. 앞서 17일에는 중국과 러시아 함정 11척이 일본 오키나와현 해역을 통과하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18일에는 러시아 초계기 2대가 쓰시마섬과 규슈 사이를 지나갔고 센카쿠 주변 일본 영해에 중국 해경국 선박 4척이 침입했다.
中, 군용기 45대, 군함 9척 투입 훈련
특히 한·미·일 3국이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콕 찍어 거론하자 중국은 군사 훈련 수위를 높였다. 중국은 19일 대만 북부·서남부 해역·공역에서 대규모 해군·공군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대만 집권 민진당의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賴淸德) 부총통이 12~18일 남미 파라과이를 방문하면서 경유 형식으로 미국을 방문한 데 대해 항의하는 훈련이지만, 한·미·일에 대한 불만 메시지까지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만 측은 즉각 항의했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대만의 중국 담당 부처인 대륙위원회(대륙위)는 성명에서 "중공이 대만 주변에서 벌인 의도적인 군사 훈련과 군사 도발을 강력히 비난하고 항의한다"고 밝혔다. 대륙위 측은 "무력을 남용하는 호전적인 행위는 중공이 트러블 메이커임을 입증하고 세계인의 반감을 일으키는 것 외에 아무 의미도 없다"고 비판했다.
미 국무부는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외교·경제적 압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중국에 대만과 의미 있는 대화를 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중국의 훈련을 계속해서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왕이 "역외 세력들, 냉전 선동" 비판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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