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참사 왜? 100㎞강풍, 강수량도 30% 감소

윤슬기 2023. 8. 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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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산불이 발생하며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대규모 산불로 번진 원인을 두고 갖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각) 하와이 마우이섬 서부 해안에서 시작한 산불은 인근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도라'의 강풍을 타고 번지며 해안가 마을인 라하이나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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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가능성과 기후변화 역습의 우려도 나와
'외래종 화재 취약' 경고했지만…방치 지적도

최근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산불이 발생하며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대규모 산불로 번진 원인을 두고 갖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각) 하와이 마우이섬 서부 해안에서 시작한 산불은 인근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도라'의 강풍을 타고 번지며 해안가 마을인 라하이나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미국 내 산불로는 10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산불이다. 16일 기준 집계된 사망자만 110명에 달한다. 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망자가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같이 대규모 산불로 번진 이유로 가장 먼저 기후변화가 지목된다. 최근 강수량이 줄면서 가뭄이 심화한 탓이라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대형 산불이 발생한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라하이나에서 교회와 선교회 건물이 불길에 휩싸이고 있다. 사진제공=AP·연합뉴스

미국 가뭄 모니터(US Drought Monitor)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마우이 카운티의 약 16%가 극심한 가뭄, 20%는 적당한 가뭄 상태다. 2015년 하와이대·콜로라도대 연구진의 보고서에서도 하와이의 강수량은 지속해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 이후로 하와이의 강우량이 우기에는 31%, 건기에는 6% 감소했다.

클라크대학 기상학자 애비 프래지어는 ▲약해진 라니냐 ▲ 얇아진 하와이 상공의 구름층 ▲ 큰 폭풍이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줄어든 강수량 등이 가뭄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프레지어는 모두 기온 상승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가 보는 모든 것에 기후변화의 신호가 있는 것 같다"고 뉴욕타임스(NYT)에 전했다.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 카운티 소방관이 13일(현지시간) 마우이섬 쿨라의 협곡에서 땅에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제공=로이터·연합뉴스

화재 당시 불었던 강풍도 산불 확산을 부추겼다. 도라의 영향으로 이번 주 빅아일랜드와 오아후에서 풍속은 최고 시속 130㎞에 육박했으며 마우이에서도 시속 108㎞에 달했다.

인재(人災)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와이에는 당밀풀, 키쿠유풀, 수크령 등 외래종 초목이 자리 잡았는데 쉽게 불이 불고 잘 타는 성질이 있어 화재에 취약하다는 경고가 나왔지만 관련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하와이 마우이 정부위원회는 2021년 7월 외래종 풀 때문에 하와이가 화재에 취약해지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히 버려진 사탕수수밭을 메운 외래종 식물은 가연성이고, 빠르게 연소되는 연료의 원천을 제공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당국이 초목을 방치하면서 대규모 산불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와이대학교 마노아 캠퍼스 소속 생태계 전문가 클레이 트라우어니히트는 "(마우이섬) 라하이나 주변 땅은 1860년대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모두 사탕수수였다"며 "이후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외래종 풀 및 화재 위험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화재의 최초 발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력선 손상으로 시작됐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다. 외신이 공개한 제보 영상에 따르면 8일 오전 6시37분께 라하이나에서 강풍에 끊긴 한 송전선이 마른 풀밭에 떨어져 불꽃을 튀기기 시작했고, 대형 산불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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