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미끼상품' 옛말…요즘 젊은이, 담배 대신 '이것' 산다

김민상 2023. 8. 2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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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진열된 담배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편의점의 담배 매출 비중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건강을 관리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는 ‘헬시 플레저’ 문화가 식품‧유통 업계에 확산하는 가운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편의점이 주요 식품구매처로 자리 잡으면서다.

20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CU 전체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37.1%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8년(41%)과 비교하면 4%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전년보다 0.9%포인트 떨어진 40.1%를 기록했다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40.8%로 반짝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2021년(39.5%)에 사상 처음으로 40% 선이 무너졌고, 지난해에도 37.8%로 2%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관련 통계를 공개하지 않는 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다른 편의점 업체 역시 비슷한 추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편의점의 담배 매출 감소는 줄어드는 국내 흡연 인구에도 영향을 받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흡연율은 2009년 27.3%에서 2021년 19.3%로 줄었다.

편의점 업계는 지난달부터 출입문과 유리창에 부착했던 불투명 시트지를 제거하고, 금연 광고 포스터를 붙이기도 했다. 편의점 내부의 담배 광고가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부착했던 불투명 시트지는 그동안 강력 사건 발생 시 근무자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비중 40% 아래로…코로나 이후 낙폭 커져


최근 편의점의 식품 매출이 급신장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CU 반기보고서를 보면 가공식품을 포함한 식품 매출 비중은 2018년 53%에서 올해 상반기 57.2%로 4.2%포인트 높아졌다. 담배에서 빠진 매출을 식품이 메운 셈이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대형마트나 슈퍼에서 대량으로 구매하던 식품을 거주지 인근 편의점에서 소량으로 소비하는 트렌드가 확산한 영향이 크다.

여기에 편의점들이 ‘가성비’를 갖춘 다양하고 차별화한 먹거리 구색을 내세워 핵심 고객인 젊은 층의 발길을 붙잡아둔 효과가 더해졌다. 최근에는 고물가 영향으로 편의점 간편식 수요가 더 커지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CU의 도시락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2%나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담배가 고객을 유인하는 이른바 ‘미끼 상품’으로 많이 활용됐는데 최근에는 각종 간편식과 디저트류 등 차별화 상품이 이 기능을 대신한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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