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204' 10살 영재, 서울과고 자퇴…"협박메일 받았다" 무슨 일

사진 백강현군 유튜브 채널 캡처

지능지수(IQ) 204를 기록하며 '천재 소년'으로 이름을 알렸던 백강현(10)군이 서울과학고에 입학했지만 돌연 자퇴했다. 당초 백군의 아버지는 자퇴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가 20일 "다른 학부모로부터 협박 메일을 받았다"며 백군이 학교폭력 피해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백군의 아버지는 이날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을 통해 "지난 18일 강현이 채널에 올린 '백강현, 서울과고 자퇴' 영상 때문에 서울과고 선배맘으로부터 협박 메일을 받았다"며 "오늘 중으로 협박 메일 원본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과고에서 강현이에게 자행된 일련의 사건들을 가슴에 묻고 비밀을 무덤까지 가져가려 했으나 모멸적인 메일을 받고 나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강현이가 자퇴 결심을 하게 된 더 깊은 진실을 공개해야겠다. 어린 강현이에게 가해진 감당하기 힘든 놀림과 비인간적인 학교 폭력에 관해서다?"라며 "선배 맘의 모멸적인 협박 메일은 변호사와 상의 후에 오늘 오후 2시에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백강현군 유튜브 채널 캡처

백군의 아버지는 이후 남긴 댓글에선 구체적인 피해 내용도 언급했다. 그는 "어린 강현이에게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 일어났다. '너가 여기 서울과학고에 있는 것은 전 국민을 기만하는 것' '팀 과제 할 때 강현이가 같은 조에 속해 있으면 한 사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면박을 주고 아무 역할도 주지 않았다"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강현이 보라고 버젓이 '아무것도 못하는 X신' (등의 글을 올리는 등) 강현이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지옥 같은 나날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2011년 11월생인 백군은 2016년 생후 41개월 때 SBS '영재발굴단' 등에 출연하며 '천재 소년'으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측정한 백군의 지능지수는 웩슬러 기준 IQ 164, 멘사 기준 IQ 204였다. 백군은 2019년 초등학교에 입학해 이듬해 5학년으로 월반했고, 지난해 4월 중학교에 입학했다.

백군은 올해 3월 서울과학고에 진학했지만 지난 18일 돌연 자퇴 사실을 알렸다. 백군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엊그제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가는 아침, 이를 닦으며 허둥지둥 수학 공식을 암기했다. 그러다 거울 속에서 문제를 푸는 기계가 되어가는 저를 보게 된다. 갑자기 오랫동안 손을 놓았던 작곡도 하고 싶고 보드게임도 만들고 싶어졌다. 저는 창의적인 활동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빠에게 '학교 그만두고 싶다' 그랬더니 아빠가 저를 가만히 안아주셨다. '그래. 아빠는 남들 시선 때문에 내 인생을 살지 못했지만 너는 네 인생을 살아라. 네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가거라. 그래야 남의 인생이 아닌 네 인생을 살게 되는 거야'라며 흔쾌히 허락했고 그 후 초고속으로 자퇴 절차를 밟았다"고 말했다.

백군은 "여름방학 기간에 저도 형들처럼 밤잠을 줄여가며 전 과목을 2학기 기말고사 준비까지 마친 상태였기에 2학기 때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은 남아있다"며 "저는 이제 제가 좋아하는 작곡도 하고 보드게임도 만들고 멘사 문제도 만들고 태권도 학원도 다니면서 수능 준비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