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중국 타격가 만난 김상욱, 마동현의 조언은?

김종수 2023. 8. 2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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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현 비롯 UFC 선배들, 선 수비-후공격 의견일치

[김종수 기자]

 김상욱은 특유의 끈질김을 앞세워 전력상 열세라는 평가를 뒤집을수 있을까?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오는 27일 일요일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있을 'ROAD TO UFC 시즌 2 준결승'에 대한 국내 격투팬의 관심이 뜨겁다. 아직까지 MMA는 마니아 스포츠다. 아직 이름이 덜 알려진 기대주들의 대결까지 시선이 몰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럼에도 주목을 받는 이유가 있다. 다름아닌 국내 선수가 참여했고 준결승까지 진출했기 때문이다.

라이트급 준결승에는 김상욱(29)이 진출해 롱주(23·중국)와 상대한다. 어쩌다보니 한국과 중국파이터가 결승행 티켓을 놓고 겨루는 양상이 됐다. 이른바 한중전이다. 이번 준결승은 2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할로웨이 vs 코리안좀비' 파이트위크의 대미를 장식한다.

김상욱은 지난 5월 28일 중국 UFC 퍼포먼스 인스티튜트 상하이에서 열린 'ROAD TO UFC 시즌 2 오프닝 라운드'에서 마루야마 카즈마(31·일본)를 다스 초크로 1라운드에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그런만큼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지만 준결승에서 맞붙을 롱주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롱주는 이미 UFC 경험(1승 2패)을 가지고 있는 스트라이커 유형의 다부진 파이터다. 밴텀급 아시아 최강자로 꼽히는 송야동(25·중국)과 같이 훈련하고 있다. 지난 오프닝 라운드에서는 한국의 홍성찬(33)을 경기 시작 2분 17초 만에 라이트훅에 이은 그라운드 앤 파운드로 무너뜨린바 있다.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이에 UFC 라이트급 선배인 '마에스트로' 마동현(36)은 "솔직히 말해서 롱주가 판정으로 이길 것 같지만 같은 한국인으로서 김상욱을 응원한다"며 "체력전으로 승부를 끌고가면서 롱주가 지쳤을 때 깜짝 서브미션을 노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말로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했다.

상대 롱주에 대해서는 "일단 타격 실력이 엄청나다. 정말 잘 친다. 크게 휘두르지 않아도 주먹에 무게를 실어 짧고 빠르면서도 강하게 칠줄 안다. 경험이나 전적 또한 훌륭하기 때문에 우승후보 1순위라 생각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한마디로 머리는 롱주, 가슴은 김상욱을 향해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결승전은 롱주와 하라구치 신(24·일본)의 대결을 꼽았다. 기술적인 부분은 백중세다. 하라구치는 전체적 밸런스가 좋고 옵션도 다양하다. 테크닉이 비슷할 경우 승부를 가르는 것은 사이즈다. 때문에 마동현은 체격의 차이를 들어 "롱주가 3라운드에 타격으로 피니시하고 우승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롱주의 우승을 예상한 파이터는 마동현 뿐만이 아니다. 확실히 이번 참가자들중 눈에 띄는 기량을 가지고 있는지라 상당수 UFC 출신들이 그를 지목하고 있다. 지난 시즌 라이트급 토너먼트 우승자 안슐 주블리(28·인도) 역시 마동현과 일치하는 예상평을 내놓았고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38·브라질)의 선택 또한 롱주였다.
 
 마동현(사진 왼쪽)은 투지를 앞세워 정면 승부를 즐기는 파이터였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도스 안요스의 조언 또한 마동현과 비슷했다. 그는 최대한 버티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타격 파워가 좋은 롱주의 초반 압박을 조심해야하며 이후에도 중간중간 적지 않은 위기가 찾아올 공산이 크지만 무조건 버텨야 반격의 기회가 찾아 올 것으로 예상하는 모습이었다. 김상욱의 투지가 중요시되는 이유다.

마동현은 지난 2015년 서울에서 있었던 UFC 파이트 나이트 '헨더슨 vs 마스비달' 대회에서 부상으로 빠진 임현규의 대체 선수로 들어와 UFC에 데뷔했다. 화끈한 난타전 끝에 힘에서 밀리며 분패했지만 라이트급 선수가 대타로 웰터급 경기를 가진 것을 감안했을 때 엄청 선전했다고 할 수 있다.

주최측에서도 이런 마동현의 터프함을 알아주고 그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UFC 통산 3승 5패를 기록하며 4년간 활약했다. 특히 프라이드 시절 동양 파이터를 대표했을 정도로 엄청난 임팩트를 자랑했던 '불꽃구슬소년' 고미 다카노리(44·일본)에게 레퍼리 스톱 TKO승을 거둔 경기는 두고두고 훈장으로 남을 것이다.

비록 고미가 전성기에서 내려온 상태였지만 빅네임을 잡은 업적까지 폄하할 필요는 없다. 본래 이름은 김동현이었으나 먼저 UFC에서 활약한 김동현이 있는지라 구분을 위해 '작은 김동현', '작동현', '김동현B' 등으로 불리거나 별명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좀 더 명확히 하기 위해 마동현으로 등록명을 바꿔버렸다.

공격력에 비해 수비 스킬이 세련되지 못한 것을 비롯 터프한 성향상 정면에서의 난타전도 꺼리지 않는 탓에 안와골절, 정강이 골절 등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살았다. 파이터 생활을 오래 가져가지 못한 이유다. 이후 지난 3월 목디스크(추간판탈출증) 수술을 받은 후 하반신 마비가 왔다는 소식이 전혀지며 많은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에 전직 메이저리그 출신 추신수가 5년간 재활 치료비 전액을 후원하기로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둘간 친분 관계는 없다. 알려진 것에 따르면 같은 부산 출신 운동선수라는게 이유였다고 한다. 현재 마동현은 재활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두 다리로 직접 걷기 시작하며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기쁨과 용기를 주고 있다.

일종의 UFC 아시아 예선 성격을 띄고있는 'ROAD TO UFC'는 아시아 MMA 유망주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직행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해당 시리즈를 거치게되면 UFC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검증을 받고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지도를 쌓기 쉽지 않은 아시아 선수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지름길이 될 공산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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