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조커'된 황희찬, 팀내 유일한 공격 포인트였다
[박시인 기자]
▲ 황희찬 울버햄튼의 황희찬이 브라이튼전에서 시즌 1호골을 터뜨렸다. |
ⓒ 울버햄튼 SNS 캡쳐 |
황희찬이 시즌 1호골을 터뜨리며 분전했지만 극심한 수비 불안을 노출한 울버햄튼의 대패를 막지 못했다.
울버햄튼은 19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홈 경기에서 브라이튼에 1-4로 대패했다.
이로써 울버햄튼은 개막 후 2연패에 빠진 반면 브라이튼은 승점 6으로 맨체스터 시티에 골득실차에서 앞서며 선두로 올라섰다.
절망에 빠진 울버햄튼의 유일한 득점 기록
이날 울버햄튼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사가 골문을 지키고, 아이트 누리-킬먼-도슨- 세메두가 수비진을 형성했다. 미드필드는 누네스-르미나-고메스-네투, 전방은 실바-쿠냐 투톱으로 구성됐다. 황희찬은 개막전에 이어 이번 2라운드에서도 벤치에서 시작했다. 브라이튼은 웰벡을 원톱, 2선에 미토마-엔시소-마치를 포진시키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브라이튼은 전반 15분 만에 선제골로 앞서갔다. 미토마가 왼쪽 측면에서 빠르게 중앙으로 돌파한 뒤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기회는 울버햄튼이 더 많았다. 전반 25분 도슨의 중거리 슈팅, 28분 실바의 슈팅 연결 실패에 이어, 전반 29분에도 도슨의 헤더, 32분 누네스의 슈팅이 전부 정확도가 떨어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반 37분 네투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난 데 이어 전반 40분 아이트 누리의 결정적인 기회마저 득점과는 인연이 없었다.
전반전의 좋은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브라이튼은 후반 초반 역동적이고 맹렬한 기세로 울버햄튼을 몰아쳤다. 그리고 후반 1분 미토마의 패스를 받은 에스투피난의 마무리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울버햄튼은 수비 조직력이 붕괴되면서 2골을 더 헌납했다. 후반 6분과 9분 각각 엔시소의 패스와 마치의 슈팅이 연이어 득점으로 연결되고 말았다.
0-4로 끌려가자 울버햄튼의 게리 오닐 감독은 후반 10분 황희찬, 사라비아를 교체 투입했다. 황희찬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후반 16분 사라비아가 올린 코너킥을 황희찬이 헤더로 마무리지었다.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골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후에도 황희찬은 울버햄튼의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후반 40분 황희찬이 드리블 돌파를 통해 아이트 누리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아이트-누리가 정확하게 처리하지 못하며 무산됐다.
울버햄튼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반 추가 시간 누네스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을 당하며 자멸했다. 수적 열세 상황에서 동력을 잃은 울버햄튼은 3골차 패배를 당했다.
감독 교체 악재에도 2경기 연속 후반 조커로 맹활약
황희찬은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으로 이적해 리그 30경기 5골 1도움을 기록,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가운데 데뷔 시즌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30경기 중 20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는 등 팀 내 입지는 탄탄했다.
그러나 2년차인 2022-23시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많은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훌렌 로페테기 감독으로부터 신임을 얻은 황희찬은 후반기에 공격포인트를 몰아쳤고, 결국 리그 3골 1도움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첫 시즌과 비교해 2골이 모자란 기록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황희찬은 지난달 인천공항 출국 인터뷰에서 자신의 최고의 시즌으로 만들겠다며 각오를 보였다. 컨디션을 끌어올린 황희찬은 마지막 프리 시즌 경기에서 골맛을 보며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며칠 앞두고 갑작스러운 감독 교체는 큰 변수로 작용했다. 황희찬을 무척이나 아꼈던 로페테기 감독의 사임은 큰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었다.
게리 오닐 신임 감독은 올 시즌 맨유와의 개막전에서 황희찬을 벤치로 내리는 선택을 했다. 물론 후반 18분 첫 번째 교체 카드로 활용됐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였다. 황희찬은 짧은 시간 동안 팀내 최다인 슈팅 4개를 시도하는 등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2라운드에서도 가장 먼저 후반 조커로 투입된 황희찬은 끝내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이날 팀이 0-4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한 득점을 책임진 것이다.
골뿐만 아니라 측면에서 보여준 활기 넘치는 움직임과 전진 드리블은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있던 팀 동료들에게 자극제 역할을 했다. 총 35분 동안 터치 19회, 슈팅 1개, 패스 성공률 92%, 드리블 성공 1회, 기회 창출 1회, 리커버리 2회, 지상볼 경합 성공 2회 등을 기록했다.
황희찬의 이날 득점은 울버햄튼이 기록한 올 시즌 첫 골이었다. 또, 앞선 2시즌과 비교해 황희찬이 첫 골이 2라운드에서 터졌다는 점은 청신호를 밝히는 이유다.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몰리뉴 스타디움, 울버햄튼 - 2023년 8월 19일)
울버햄튼 1 - 황희찬 61'
브라이튼 4 - 미토마 15' 에스투피난 46' 마치 51'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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