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재윤의 마무리, 적지에서 승리 견인했다
[양형석 기자]
Kt가 연장 접전 끝에 적지에서 한화를 꺾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0안타를 때려내며 5-4로 승리했다. 적지에서 짜릿한 연장전 승리를 거두며 전날 패배를 설욕한 kt는 이날 선두 LG 트윈스에게 2-11로 완패한 SSG 랜더스를 한 경기 차이로 제치고 74일 만에 단독 2위에 등극했다(57승2무46패).
Kt는 연장 10회초 적시 3루타를 터트린 김상수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앤서니 알포드와 오윤석이 각각 4회와 5회 한화 선발 리카르도 산체스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배제성이 5이닝4실점을 기록했지만 3명의 불펜 투수가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연장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kt의 붙박이 마무리 김재윤은 9회에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시즌 4번째 승리를 챙겼다.
나균안-백승현, 야수에서 투수로 변신 성공
최근에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같은 '이도류' 선수도 존재하고 아마추어 선수들이 투타를 겸업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사실 야구처럼 투타의 전문화가 확실하게 구분된 종목도 흔치 않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포지션에서 성장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들 중에는 투수에서 타자로, 또는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올해는 야수에서 투수로 변신한 선수들의 성공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야수에서 투수로 변신해 성공한 대표적인 선수는 바로 올 시즌 박세웅과 함께 롯데 자이언츠의 토종 원투펀치로 활약하고 있는 나균안이다. 나균안은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1라운드 전체3순위로 롯데에 지명됐을 정도로 크게 주목 받던 유망주 포수였다. 강민호의 마땅한 후계자가 없어 고민하던 롯데에서는 나균안을 차세대 주전포수로 키우려 했지만 나균안은 준수한 수비에 비해 타격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나균안은 통산 타율 .123의 초라한 성적을 뒤로 하고 2021년 투수로 전향했고 이 선택은 나균안에게 '신의 한 수'가 됐다. 투수전향 첫 해부터 1군에서 23경기에 등판한 나균안은 작년 117.2이닝을 소화하며 1군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올해는 롯데의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며 18경기에서 6승5패 평균자책점3.65의 준수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나균안은 오는 9월에 열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할 예정이다.
올 시즌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의 불펜투수 백승현 역시 불과 3년 전까지 오지환의 다음세대를 꿈꾸던 유망주 유격수였다. 2015년 인천고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한 백승현은 1군에서 통산 56경기에 출전해 타율 .213 4타점9득점을 기록했다. 그렇게 1군에서 한계를 느끼던 백승현은 2019 시즌이 끝나고 호주리그 질롱 코리아의 명단에 포함됐고 호주리그에서 투수로 깜짝등판해 시속 154km의 강속구를 던지며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만 해도 유망주의 작은 일탈(?) 정도로만 보였던 백승현의 투수변신은 2020년 말부터 현실화되기 시작했고 백승현은 2021년 1군에서 16경기에 등판해 1홀드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투수변신을 선언했다. 작년 시즌 12경기에서 1패1홀드10.80으로 부진했던 백승현은 올해 20경기에 등판해 1승1세이브3홀드1.40의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LG마운드에서 조금씩 자신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야수 출신 투수의 대표적인 성공모델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던 김재윤 역시 kt 입단 당시에는 투수가 아닌 포수였다. 하지만 김재윤의 강한 어깨를 눈 여겨 본 kt의 코칭스태프에서는 입단하자마자 김재윤의 투수전향을 권유했고 포수로서 확실한 성장속도를 보여주지 못하던 김재윤 역시 자신의 선수생명을 건 과감한 도전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 선택은 kt와 김재윤에게는 가장 잘한 결정이 됐다.
2015년 1군에서 42경기에 등판해 1승2패6홀드4.23의 성적을 기록한 김재윤은 2016년 부진한 장시환(한화) 대신 kt의 마무리 자리를 차지해 3년 연속 두 자리 수 세이브를 기록했다. 비록 마무리 변신 후 3년 연속 20세이브를 넘기진 못했지만 kt의 부진했던 성적과 역대급 타고투저 기간 등을 고려하면 결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김재윤은 2019년 마무리 자리를 잠시 이대은에게 내줬지만 2승2패7세이브9홀드2.27로 투구내용은 더욱 좋아졌다.
2020년 다시 마무리 자리를 되찾은 김재윤은 그 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20세이브를 돌파했고 30세이브를 넘긴 2021년에는 kt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김재윤은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에 모두 등판해 4.1이닝3피안타7탈삼진1실점을 기록하며 2개의 세이브를 챙기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김재윤은 작년 시즌에도 9승7패33세이브3.26의 성적으로 3년 연속 개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3억6000만원에 연봉계약을 체결한 김재윤은 올해 세이브 적립속도가 예년에 비해 다소 느린 편이다. 하지만 1.35의 시즌 평균자책점과 .184에 불과한 피안타율, 0.84의 이닝당 출루허용수(WHIP) 등 투구내용은 kt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21년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특히 김재윤은 최근 10경기에서 11이닝1실점 호투(평균자책점0.82)로 1승6세이브를 수확하며 kt의 2위 등극에 크게 기여했다.
김재윤은 지난 15일 두산전에서 시즌 20번째 세이브를 기록하며 2020년부터 4년 연속 20세이브를 기록했다. 올 시즌 고우석(LG)을 비롯한 기존 마무리 투수들의 세이브 적립속도가 늦어지면서 4년 연속 20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는 리그에서 김재윤 한 명 밖에 없다. 가장 위력적인 마무리 투수는 아니지만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마무리로 불리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kt의 수호신 김재윤은 올해 자신과 팀의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국·일본에 또 퍼준 한국... 더욱 위험해진 한반도
- 빅딜 한미일 회의?... WP의 지적 '한국·일본 경제 불이익 달래야'
- 일본'인'과 중국'놈'?... 아이들에 퍼지는 혐오 정서
- 밭에서 일만 하라는 법 있나요? 밭에서 더 잘 노는 여자
- 김대중 추도식서 30분 간 열변 토한 85세 일본 노교수
- 교묘하고 놀랍다, 이동관표 언론장악 레시피 5종 세트
- 북한 인민군 막사가 대한민국 땅에 남아 있다
-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정계 진출설에 "정치 알고싶지 않아"
- 법원 "범죄 중대"... 관악구 등산로 성폭행 피의자 구속
- 서울행정법원 "대통령실 조직도·직원 명단 대부분 공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