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000만원 올리더니 또 대거 뽑는다…채용 경쟁 붙은 '이곳'

안대훈 2023. 8. 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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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내 '골리앗 크레인' 모습. 안대훈 기자

다시 찾은 조선업 호황에 국내 조선업 ‘빅3’가 인재 모시기에 열중이다. 지난 수년간 이어진 불황기 때 노동자들이 현장을 떠나면서 ‘배 만들 사람’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경남 거제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울산 HD현대중공업까지 이들 빅3는 현재 “3년 치 이상 작업 물량을 확보”한 상태라고 한다.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임금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현장 위험성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 HD현대중공업

빅3 모두 임금↑…격차는 줄어


올해 5월 출범한 한화오션은 최근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 사무직 직원의 연봉을 최대 1000만원으로 올렸다. 현장 생산직 노동조합과는 기본급 11만1223원 인상·격려금 30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임금 협상도 마쳤다. 한화오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은 장기간 경영난을 겪으면서 경쟁사 삼성중공업, HD현대중공업보다 직원 평균 연봉이 1000만원 정도 적었었다.

하지만 현재는 달라졌다. 빅3 조선소 간 임금 격차가 줄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지난 14일 공시된 기업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 상반기(1~6월) 동안 한화오션 직원은 평균 38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 3300만원에서 500만원 오른 금액이다. 같은 기간 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직원도 405만원, 200만원씩 오른 4052만원, 4000만원을 받았다.

두 조선사가 한화오션보다 각 252만원(HD현대중공업), 200만원(삼성중공업) 더 많은 급여를 지급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게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각 347만원, 500만원으로 많게는 2배 이상 차이 났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가 충돌회피 항로를 항해사에게 설명하는 모습. 사진 삼성중공업=연합뉴스

앞다퉈 채용…“미래 인재 먼저 확보한다”


직원 처우 개선을 바탕으로 한화오션은 지난 6월부터 대규모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생산과 연구개발·설계 등 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영업·재무·전략·인사 등 모든 직무에서다. 미래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고 규모 제한 없이 연말까지 상시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우선 과거 인력 이탈이 많았던 생산·설계 분야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을 채용할 것”이라며 “연구 개발 분야에서도 인재를 확보해 미래 선박 개발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임금 등 처우 개선이 이뤄지면서 과거보다 지원자 수가 대폭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HD현대중공업을 포함한 HD현대는 미래 오션 모빌리티 등 신사업 분야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R&D) 및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분야 인재를 지속해서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까지 하반기 조선소 생산기술직 경력사원도 채용 중이다.

지난해 9월 한화그룹의 인수 전 옛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이 조선소에 출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거제, 4년 만에 조선소 노동자 ‘반등’


빅3 조선사 직원 수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화오션 직원 수는 8682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3명 늘었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138명, 366명 증가한 1만2897명, 9349명이다.

대형조선사 수주 물량이 늘면서 협력업체 등 조선업 전체 노동자 수도 늘고 있다. 빅3 중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위치한 거제의 경우 조선업이 지역 경제의 커다란 한 축이다. 4년 만에 조선소 노동자 수가 반등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에 청신호가 켜졌다.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거제 조선소 노동자 수는 3만6752명이다. 지난해 3만4898명에서 1854명 더 늘었다. 앞서 2019년 4만6424명, 2020년 4만1562명, 2021년 3만6562명, 2022년 3만4898명으로 매년 많게는 5000명 적게는 1664명씩 줄던 감소세가 멈추고 다시 숫자가 늘고 있다. 거제 인구가 23만4600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다.

거제시 관계자는 “조선업 침체기가 지나면서 조선소 노동자 숫자가 다시 늘고 있다”며 “과거 호황 시절로 빨리 돌아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거제·울산=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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