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구세주 된 엄원상... '현대가 더비' 승리의 1등 공신
[박시인 기자]
▲ 울산의 윙어 엄원상이 전북과의 현대가 더비에서 선제골을 기록한 뒤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
ⓒ 한국프로축구연맹 |
2개월 전 '현대가 더비'에서의 패배를 짜릿하게 복수했다. 울산 현대가 엄원상의 결승골을 앞세워 전북 현대를 제압하고 라이벌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울산은 19일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울산은 19승 3무 5패(승점 60)를 기록, 2위 포항(승점 46)과의 승점차를 크게 벌렸다. 전북과의 격차도 19점으로 늘리며 2년 연속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
울산의 교체카드
울산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조현우 골키퍼를 비롯해 수비는 이명재-정승현-김기희-설영우가 구성했다. 3선은 이동경-김민혁, 2선은 루빅손-바코-황재환, 원톱은 마틴 아담이 맡았다.
전북은 4-4-2로 응수했다. 골키퍼 김정훈, 포백은 김진수-페트라섹-정태욱-정우재가 포진하는 형태였다. 미드필드는 문선민-박진섭-보아탱-한교원, 전방은 백승호-박재용이 배치됐다.
초반부터 두 팀의 기싸움이 치열했다. 기회는 전북이 먼저 잡았다. 전반 7분 왼쪽에서 올라온 문선민의 크로스를 한교원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조현우 골키퍼에게 막혔다. 울산도 전반 16분 바코의 슈팅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울산의 홍명보 감독은 22세 카드 황재환을 불러들이고, 엄원상을 투입하며 공격진을 정비했다. 점유율에서는 전북이 근소하게 앞서는 전반전 흐름이었다. 두 팀 모두 수비를 굳건히 하면서 공간을 줄이는데 주력했다.
전북은 전반 36분 아쉽게 기회를 무산시켰다. 코너킥 혼전 상황에서 흐른 루즈볼을 김진수가 오른발로 슈팅했으나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다. 전반은 득점 없이 종료됐다.
울산은 후반 8분 날카로운 공격력을 뽐냈다. 오른쪽에서 엄원상과 패스를 주고 받은 설영우의 강력한 왼발슛이 김정훈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도 김정훈이 정승현의 헤더를 선방했다.
전북의 페트레스쿠 감독은 후반 13분 송민규, 하파 실바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오히려 울산의 공격은 예리함을 더했다. 엄원상, 이동경의 연속 슈팅으로 전북 수비를 흔들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25분 이동경 대신 이청용을 투입했는데, 용병술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1분 뒤 카운터 어택으로 영의 행진을 깼다. 이청용이 수비 뒷공간으로 절묘하게 스루 패스를 찔러넣었고, 공을 받은 엄원상은 골키퍼를 제친 뒤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다급해진 전북은 후반 29분 한교원, 박진섭, 정우재 대신 이동준, 아마노 준, 박창우를 한꺼번에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울산도 엄원상, 이명재, 바코 대신 이규성, 조현택, 임종은을 넣으며 수비 안정화에 힘썼다.
전북은 평정심을 잃은 채 거친 플레이를 일삼았고, 줄곧 경기의 맥이 끊겼다. 울산은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하며 시간을 소진, 결국 승점 3을 획득했다.
3만 홈 관중 앞에서 승리 선물 안기다
울산과 전북은 지난 몇 년 동안 엎치락 뒤치락하며 우승 경쟁을 벌인 라이벌 관계다. 지난 시즌 16년 만에 감격의 K리그1 우승을 차지한 울산은 올 시즌에도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반면 최대 경쟁자인 전북은 일찌감치 부진에 빠지며 울산의 대항마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울산은 지난달 인천, 수원에 연패를 당하며 주춤하기 시작했다. 최근 5경기에서 1승 1무 3패에 빠진 것이다. 이 기간 동안 4득점 8실점으로 공수가 흔들렸다.
주전 골잡이 주민규가 5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침묵한데다 에이스 바코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센터백 김영권이 경고 누적으로 전북전에 결장하는 점도 치명적이었다.
울산은 지난 6월 3일 전북과의 맞대결에서 0-2로 패하며 자존심을 구긴 바 있다. 뼈아픈 현대가 더비에서의 패배를 복수함과 동시에 부진 탈출을 위해 이번 전북전은 터닝 포인트가 되어야 했다.
이날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에는 무려 3만756명이 찾아왔다. 지난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도입 후 울산은 처음으로 3만 관중을 돌파했다. 그만큼 현대가 더비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울산은 이러한 홈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이청용과 엄원상이 결승골을 합작했는데, 두 선수 모두 홍명보 감독이 꺼내든 조커였다. 특히 지난 시즌 12골 6도움으로 울산 우승을 이끈 엄원상의 부활이 무척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앞선 26라운드까지 리그 3골 3도움에 그친 엄원상은 어려울 때 팀에 활력소가 됐다.
이로써 울산은 지난 7월 21일 제주와의 리그 24라운드 승리 이후 한 달 만에 승전보를 올렸다.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
(울산문수경기장, 2023년 8월 19일)
울산 현대 1 - 엄원상 71'
전북 현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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