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만큼 신중해야"… 교육당국 '교권 보호 대책'에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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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이 잇따라 교권 보호 대책을 내놓는 가운데 일부 조항이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사의 인권과 학생의 인권·학습권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만큼 보다 정교한 대책이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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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분리' 분리된 학생의 학습권은
교육부 "학칙에 인권침해 들어가진 않아"
교육당국이 잇따라 교권 보호 대책을 내놓는 가운데 일부 조항이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사의 인권과 학생의 인권·학습권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만큼 보다 정교한 대책이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교육부가 발표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초·중등 교원을 대상으로 학생에 의한 수업 방해가 발생할 경우 물품 분리 보관, 물리적 제지, 학생 분리(교실 안·밖 등)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앞서 지난 14일 교육부가 공개한 종합 대책에서도 문제행동에 대한 일시적·즉각적 제지와 분리, 물품 검사·분리 보관 등 적극적인 대응 방안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별도의 기준 없이 학생에 대한 물리적 제지를 허용할 경우 다시 체벌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고시안 제11조에 따르면 '학교의 장과 교원은 자신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로만 규정돼 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물리적 제지'라는 개념이 자칫 잘못 해석이 돼 버리면 또 다른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라며 "(교사들의) 자기 방어 차원에서의 긴급 조치의 개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정교하게 명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시 분리된 학생에 대해서도 학습권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시안에는 학습권 분리의 방법이 다양하게 명시돼 있으나 분리된 학생의 학습권 등 기타 사안에 대해서는 빠져 있다. 17일 정의당 정책위원실은 "교육활동 보호 및 다른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경우 분리가 적절하나, 그 경우에도 분리된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해야 한다"라며 "앞서 발표된 교육부의 종합방안 시안에도 '분리조치된 학생의 학습권 보장'이 명시돼 있었다"고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같은 날 "분리 장소 및 시간,학습지원 등 세부사항을 학칙으로 정하게 한 것은 교직원 간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별도 공간 마련,추가 인력 확충,지원 예산 확보 방안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세부사항의 경우 개별 학교의 학칙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측은 "교권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거꾸로 학생의 인권이나 학부모의 권리가 너무 지나치게 침해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학교 단위로) 구성원의 요구 등을 반영해서 자유롭게 결정하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학칙에 들어가진 않을 것"이라며 "국민들의 학교에 대한 인식수준도 높아졌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건전한 학교 생활 문화도 사회적 수준에 따라서 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18일부터 10일간의 행정예고를 거쳐 의견수렴과 함께 종합·검토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신학기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다음달 1일 고시안을 공포·시행할 예정이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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