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신림동 성폭행' 30대 구속…'강간살인' 혐의 적용 검토 중(종합)

法 "도망염려, 범죄 중대성 고려"
영장실질심사 이후 피해자 사망따라
강간상해에서 강간살인 적용 검토 중

대낮에 관악산 둘레길 인근에서 여성을 때리고 성폭행한 최모씨(30·남)가 구속됐다. 최씨에게는 강간상해 혐의가 적용됐지만, 피해자의 사망으로 경찰은 강간살인으로 혐의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9일 서울중앙지법 김봉규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등상해) 혐의로 최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도망 염려가 있고 범죄의 중대성을 고려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씨는 17일 오전 11시44분께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 둘레길에서 벗어난 산속에서 피해 여성 A씨를 금속재질 도구인 너클로 폭행한 뒤 강간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A씨와 모르는 사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있던 A씨가 이날 오후 사망함에 따라 경찰은 강간살인으로 혐의를 변경할 방침이다. 재판부 역시 "영장실질심사가 A씨의 사망 전 종료 돼 피의죄명은 변경되지 않았지만, A씨가 사망한 사정까지 포함해 발부 여부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A씨의 부검은 오는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선 최씨는 "성폭행 미수에 그쳤다고 주장하는게 맞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또, 최씨는 "살해의도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며 "빠른 쾌유를 빈다"고 했다.

경찰은 최씨가 범행당일 오전 9시55분께 금천구 독산동 주거지에서 나와 오전 11시1분 관악산 둘레길에 도착한 동선을 파악했다. 최씨는 등산로를 걷다가 A씨를 발견했다고 진술했으며, 경찰은 최씨의 자세한 이동경로와 구체적인 범행경위를 수사 중이다.

경찰 조사에서 최씨는 "강간을 목적으로 4개월 전 인터넷을 통해 너클을 구매했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또 범행장소는 주거지와 가까워 자주 다니던 곳으로 "CCTV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 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경찰은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체포 당시 최씨에 대한 마약 간이시약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으며 술에 취한 상태도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국과수에 최씨에 대한 마약투약 정밀검사를 의뢰해놓은 상태다. 최씨가 우울증 등으로 병원진료를 받은 적이 있지만 치료를 받지 않았다는 가족의 진술이 있어 경찰은 병원진료 이력 등을 통한 사실 확인도 예정하고 있다.

경찰은 최씨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 개최 여부를 검토 중이다. 현재 최씨에게 적용된 혐의인 강간상해와 추후 적용될 가능성이 큰 강간살인 모두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신상공개 대상 범죄에 해당한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 따라 (신상공개위 개최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