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美 외교적 꿈 실현…태평양 민주주의 3강 새 협력시대"

이보람 2023. 8. 1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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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로렐 로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외신이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북중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태평양 민주주의 3국의 새로운 협력시대를 예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맞이한 것은 미국의 외교적 꿈이 실현되는 것”이라며 “그 꿈은 한국과 일본이 파트너십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최근 수년간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경제 및 군사적 야망과 같은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동맹국과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증가하면서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의 3국 협력에 대한 전략적 가치를 인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는 중국의 공격 행위에 맞서기 위해 역내 협력국 네트워크를 봉합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노력에 이정표가 됐다”며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의견 합치는 (한일) 양국의 과거를 잊으려 노력한다는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인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오찬을 함께하고 있다. 연합뉴스


NYT는 아울러 “그(윤 대통령)의 일본과의 화해는 20세기의 첫 절반 동안 일본에 점령됐던 오랜 기억을 지닌 대중이 있는 본국에선 일반적으로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양측은 새로운 출발에 전념할 것을 명확히 했다”고 전했다.

미 CBS 방송도 “이번 정상회의의 목적은 역사적으로 냉랭한 관계를 이어온 일본과 한국 사이의 안보와 경제적 유대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었다”며 “한국과 일본의 긴장은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지속적인 위협으로 지난 1년간 빠르게 완화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양국이 과거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도록 촉구하기를 희망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 방송은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동아태 선임보좌관의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을 인용 보도했다. 게시물에서 와일더 전 선임보좌관은 “(내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한일 관계를 담당했던 시절에는) 한국, 일본 지도자가 우리와 한 방에서 만나는 것도 간신히 이뤄질 수 있었다”며 “이번 회담은 너무나 놀랍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홈페이지


CNN 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회의를 통해 한미일 3국 간 ‘다음 협력 시대’를 기대하게 됐다며 “3국 정상은 순탄치 않은 역사에도 태평양에서 가장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인 세 나라 간 새로운 협력 시대를 예고하는 약속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한 것은 북한의 계속된 도발 행위에 맞서 힘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며 중국 부상에 대한 우려 속에 인도·태평양 동맹국들과 관계를 심화하기 위한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CNN은 “이번 회의를 뒷받침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3국의 ‘공동 우려’(mutual concern)”라며 “캠프 데이비드 합의의 배경은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힘”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회의는 사실상 중국과 북한을 겨냥해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식적으로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새 협력이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며 3국의 안보에 중요한 동맹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말하지만, 막후에선 일본과 대만, 필리핀 해역에서 중국이 행한 (긴장) 고조 행위가 한국과 일본 정부의 입장을 변화시키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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