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철근 빠진 아파트 수두룩 [김경민의 부동산NOW]
전국 곳곳에 철근이 빠진 아파트가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91개 단지를 전수조사한 결과 전국 15개 단지가 기둥으로 쏠리는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보강철근을 빠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7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LH 무량판 구조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LH가 발주한 공공주택에서 지하주차장이 무량판으로 시공된 단지를 전수조사한 결과 설계와 감리, 시공 전 과정에서 부실을 적발했다. 가장 안전하고 튼튼해야 할 공공주택에서 국민 안전의 기본이 지켜지지 못한 점을 통렬히 반성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곧장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 공사를 전수조사하고, 즉시 안전 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경기 양주 회천의 LH 단지는 보강철근이 있어야 할 154개 기둥 전체에 해당 철근이 없었다. 남양주 별내 A25는 다른 층 도면으로 철근을 배치해 지하주차장 기둥 302곳 중 126곳에서 보강철근이 빠졌다. 아파트 설계부터 시공, 감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총체적 부실이 발생한 만큼 건설 현장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이미 입주가 끝난 단지도 있는 만큼 정부는 주민 안전을 위해 보강 조치에 나섰다. 15개 단지 중 7개 단지는 보강을 시작했고, 나머지 8개 단지로 이른 시일 내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원희룡 장관은 “보강 조치가 완료되면 주민이 추천한 전문기관의 정밀안전점검을 거치는 등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공주택 부실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자 시민단체들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최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붕괴 사고가 난 아파트의) 공사 설계사와 감리 업체 모두 LH의 전관을 영입한 곳이다. 발주처인 LH가 LH 출신이 있는 업체에 혜택을 주고, 부실한 업무 처리를 방치해 사고가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실련은 “국토부는 (사고 원인 발표 과정에서) LH 전관 특혜 문제와 관련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LH에 대한 철저한 책임을 묻겠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민간 아파트 293개 단지에 대한 안전 점검을 9월 말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조사 대상 중에는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105개 단지가 포함돼 있어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이 발견될 경우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무량판 구조 주거동에는 이미 15만가구가 거주하고 있고, 현재 공사 중인 무량판 주거동은 10만가구 규모다.
[글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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