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만난 '기후도지사' 김동연 "정권교체에 영향받지 않아야"
[최경준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9일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서울 클라이밋 리얼리티 리더십 트레이닝'에 참석한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악수를 하고있다. |
ⓒ 경기도 |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9일 "정권이 바뀌면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이지 않은 정부가 들어설 때가 있어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기후 위기 대응, 신재생에너지 정책 등의 '퇴행'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클라이밋 리얼리티 리더십 트레이닝' 행사에서 전 세계 기후 위기 대응 멘토로 활동 중인 앨 고어(Al Gore) 전 미국 부통령, 제이 인즐리(Jay Inslee) 워싱턴 주지사를 만나 기후 위기 극복을 주제로 의견을 나누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는 최초로 경기RE100을 선언하고 실천적 조처를 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면서 '기후도지사'로서의 성과를 설명한 뒤, "이 과정에서 국제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여러 국가 대사와도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앨 고어 전 부통령은 지방정부의 중요성에 대해 적극 공감하며 "함께 온 인즐리 주지사는 미국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적극적인 주지사다. 주 정부들이 중앙정부보다 기후변화 대응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때가 많은데 인즐리 주지사가 그 대표적 사례"라고 소개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9일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서울 클라이밋 리얼리티 리더십 트레이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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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양극화와 같은 기후 격차 온다. 미리 알리고 준비" 강조
김동연 지사는 '화석연료를 넘어서: 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정부리더십' 초청 지방정부 대표 연사로 참가한 이날 패널토론에서도 정권교체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일관적인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지사는 '재생에너지 확산 장애요인과 극복방안'을 묻는 말에 "첫 번째 과제는 정권교체로 기후변화 정책이 급격하게 바뀌는 문제"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경기도만큼은 정권교체가 있더라도 기후변화 정책은 강력하게 지원하겠다는 강력한 약속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토대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연 지사는 기후 위기 극복 방안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 기후변화 대응 능력에 따른 격차 문제 해소 등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지사는 태양광 패널 설치 시 이격 거리를 두도록 한 현행 규제를 예로 들면서 "이격 거리만 해소해도 가용토지가 경기도 지역만 두 배로 늘어난다. 우선 경기도가 할 수 있는 규제 완화부터 적극적으로 하겠다"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또 기후변화 격차와 관련 정보통신산업 발전으로 발생했던 디지털 격차 문제를 인용하면서 "정보통신 기술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간에 생기는 양극화 문제처럼 앞으로 클라이밋 디바이드(기후변화 격차) 문제가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9일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서울 클라이밋 리얼리티 리더십 트레이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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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사회를 맡은 제이 인즐리 주지사가 "기후변화 격차가 특히 중요한 말씀인 것 같다"라고 적극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리기 위한 지방정부의 노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김동연 지사는 도청 직원들의 일회용 컵 사용 제한 정책, 산업단지에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확대하는 산업단지 RE100, 경기도 전역의 탄소 배출량, 신재생에너지로 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경기 RE100 플랫폼' 등을 소개했다.
김동연 지사는 행사에 참여한 1천여 명의 그린 청년 활동가에게 "우리는 기후 위기의 기회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대한민국 경제에서 게임체인저로 만들어야 한다"며 "소극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먼저 선제적으로 대처해서 국제사회에서도 관련된 산업을 발전시키면서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경제구조를 재편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작은 것부터 실천에 옮기자"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클레이(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협의회 이클레이) 간담회도 함께 열렸다. 간담회에는 김동연 지사와 앨 고어 전 부통령을 비롯해 필리스 쿠티노(Phyllis Cuttino) 클라이밋 리얼리티 프로젝트 대표이사, 박연희 이클레이 한국사무소장, 김경일 파주시장, 박승원 광명시장, 박우량 신안군수 등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클라이밋 리얼리티 프로젝트(The Climate Reality Project)는 2006년 앨 고어가 설립한 비영리단체(NGO)로 기후변화 리더를 양성하고 기후변화와 재생에너지 전환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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