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피해자 결국 사망…피의자 신상공개 검토

혐의도 강간상해에서 변경 예정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해 여성이 끝내 사망했다. 이에 따라 피의자 최모씨(30)에 대해 적용됐던 강간상해 혐의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다음 주 최씨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씨가 숨졌다. A씨는 사건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머리를 심하게 다쳐 매우 위독한 상태였다. 이에 따라 최씨의 혐의도 변경될 예정이다. 현재로선 강간살인 또는 강간치사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의 변경 혐의는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모씨가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씨는 이날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면서 ‘성폭행 미수에 그쳤다고 주장하는 것이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신림동·분당 흉기난동 사건에 영향을 받았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엔 "죄송하다. 빠른 쾌유를 빌겠다"고 답했다.

경찰은 최씨에 대한 신상공개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피해자가 사망한데다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신상공개위원회가 열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최씨에게 처음 적용됐던 혐의인 강간상해와 추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강간살인, 강간치사 모두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신상공개 대상 범죄에 해당한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 따라 (신상공개위 개최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최씨는 지난 17일 오전 신림동 한 공원과 연결된 관악산 둘레길 등산로에서 벗어난 산속에서 성폭행을 목적으로 피해 여성 A씨를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살려달라"는 피해자의 비명을 들은 등산객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최씨를 검거했다. 최씨와 A씨는 일면식도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최씨의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최씨는 전날 오전 9시55분께 서울 금천구 독산동 주거지에서 출발해 오전 11시1분께 관악산 둘레길에 도착했다. 신고 시간이 오전 11시44분이었던 점에 비춰 최씨는 도착한 지 한 시간도 안 돼 범행을 저질렀다. 최씨는 성폭행을 하려고 4개월 전 범행도구를 구매했고, 범행 장소로 해당 공원을 택한 것도 "그곳을 자주 다녀 CCTV가 없다는 것을 알고 정한 것"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강간하고 싶어서 범행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