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90%가 평균 35세...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
세계의 공장이자 소비시장인 중국에서도 쓰촨성 청두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 쓰촨성 청두이어야 하는지 현지 취재(7월 29일~8월 10일)를 통해 다섯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기자말>
[임병식 기자]
▲ 청두 하이테크 개발구 야경 중국 서부 내륙개발의 거점으로 떠오른 청두 하이테크 개발구 전경 |
ⓒ 임병식 |
"과기는 제1 생산력, 인재는 제1 자원, 혁신은 제1 동력." 고신 개발구로 불리는 청두 하이테크 개발구(Chengdu Hi-Tech Industrial Development Zone)를 걷다 마주치는 선전 문구다. 과학기술과 인재육성, 혁신창업은 중국이 어디를 향하는지 압축적으로 상징한다. 이곳에서도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징룽후이(菁蓉汇)'는 활기차다. 점심식사 시간에 쏟아져 나오는 직장인 대부분 30대 초반이다. 고신 개발구에서 일하는 노동자 90% 이상이 평균 연령 35세 이하라는 통계가 실감난다.
청두 고신 개발구(高新區) 계획 거주 인구는 180만 명으로 하루가 다르게 불어난다.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 리커창 총리는 2015년 이곳에 한중 혁신창업단지를 설치했다. 한국과 중국의 유망한 스타트업을 육성할 목적이다. 소개 자료에 따르면 포춘지 선정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350개사가 쓰촨성에 입주했는데 고신 개발구에만 312개사가 몰려 있다. 고신 개발구 입주기업은 글로벌 312개사를 포함해 32만 개사에 이른다. 쓰촨성이 중국 31개 성시 가운데 GDP규모 6위를 달성한데는 청두 고신구가 원동력이 됐다.
▲ 청두 하이테크 개발구 야경 중국 서부 내륙개발의 거점으로 부상한 청두 하이테크 산업단지. 이곳을 상징하는 쌍둥이 빌딩 금융센터는 현란한 LED 광고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
ⓒ 임병식 |
청두 고신 개발구가 중국을 대표하는 첨단산업지구로 발돋움한 데는 서부 대개발 정책에 힘입었다. 앞서 언급했듯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동북 연안을 집중 개발했다. 동북 연안에 자원과 정책이 편중되면서 불균형 개발을 초래했다. 중국 정부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내륙으로 눈을 돌려 2000년 초부터 서부 대 개발에 착수했다.
서부 대 개발 거점 지역이 쓰촨성 청두다. 하늘이 내린 땅, 천부지국(天府之國)으로 불렸던 쓰촨성에 기업과 인재, 돈이 몰린 배경이다. 인재가 모이고 신기술과 신산업 위주로 투자가 몰리면서 청두는 내륙에서 가장 핫한 성장 축으로 떠올랐다.
코트라(KOTRA)는 2016년 1월 청두에 지부를 설치했는데 이러한 가능성을 눈여겨봤다. 코트라 청두 지부는 베이징(1992년)과 상하이(2002년)에 이어 세 번째다. 글로벌 자본에게 청두는 기회의 땅이다. 청두는 서부 최대 하이테크 산업 도시로 자리 잡으면서 폭발적으로 소비가 늘었다. 청두 성장률은 평균 8% 내외로 연안 지역 5%를 앞질렀다. 상하이 등 앞선 지역이 제조 원가와 임금 인상으로 몸살을 앓을 때 청두는 매력적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인건비와 저렴한 제조 원가 덕분이다.
▲ 금융센터 밤이면 다양한 그래픽과 글을 노출함으로써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청두 하이테크 개발구에 위치한 금융센터는 청두 발전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
ⓒ 임병식 |
청두 고신 개발구는 빅데이터와 5G, 인공지능, 블록체인, 메타버스, 모바일, 인터넷 신기술, 의료 바이오를 주력으로 한다. 게임 산업 또한 급부상했는데 중국 모바일 게임 콘텐츠 '제 3대 도시'로 불린다. 텐센트는 청두 고신 개발구에서 가장 큰 투자기업이기도 하다. 청두는 늦은 밤까지 잠들지 않는다.
미래 유니콘 기업을 꿈꾸는 스타트업 노동자들의 연구 개발 열기와 두둑한 호주머니를 비우려는 시민들로 불야성을 이룬다. 쓰촨을 중심으로 중국 서부 12개성은 중국 전체 면적 70%, 전체 인구 28%(3억7000만 명)를 차지한다. 쓰촨은 인근 충칭·쿤밍을 아우르는 거대한 소비 시장이다.
▲ 점심 식사 높은 경제 성장 덕분에 소득수준이 향상된 청두 시민들 사이에 주말이면 고급 음식점에서 가족단위 모임을 갖는 건 흔한 일이 됐다. |
ⓒ 임병식 |
▲ 무후사 진리 거리 청두의 밤은 잠들지 않는다. 무후사 인근 진리 거리는 자정이 가깝지만 수많은 인파로 불야성을 이룬다. |
ⓒ 임병식 |
한편 지난해 고신 개발구 종합보세구역 수출입액은 4992억 위안(약 786억 달러, 2022년)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쓰촨성 전체에서 52%를 차지한다. 2018년 이후 4년 연속 중국 종합보세구역 수출입액 1위를 차지한 고신 개발구는 중국 전역에 있는 125개 고신 개발구 가운데 상위권에 속한다.
청두는 2021년 중국 내 가장 매력적인 투자 도시와 중국 10대 외국인 투자도시, 3년 연속 중국 최고 인재유치 도시에 선정됐다. 고신 개발구는 앞으로도 개발 여지가 무궁하다. 청두 하이테크 산업단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임병식씨는 서울시립대학교 교수(전 국회 부대변인)입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교묘하고 놀랍다, 이동관표 언론장악 레시피 5종 세트
- 해병대 수사 의혹, 4개의 사실과 4개의 질문
- 김대중 추도식서 30분 간 열변 토한 85세 일본 노교수
- 북한 인민군 막사가 대한민국 땅에 남아 있다
- 왜 하필 엉덩이? 까봐도 여전한 '힙하게' 성추행 우려
- "공통 위협에 공동 대응" 한미일 안보협력체 출범
- 잘 때 흘리는 땀, 더워서가 아니라면?
- 서울행정법원 "대통령실 조직도·직원 명단 대부분 공개하라"
-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범 "강간 미수"... 흉기난동 영향 부인
- 빅딜 한미일 회의?... WP의 지적 '한국·일본 경제 불이익 달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