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밀함이 만들어내는 행복과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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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향적이고 활동적인 사람들이 추앙받던 시대가 있었다.
내향적이고 조용한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온전히 내향적이기만 한 사람도 외향적이기만 한 사람도 없듯이, 오롯이 생산적이기만 한 시간도 비생산적이기만 한 시간도 없다.
외향적인 사람이든 내향적인 사람이든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혹은 고통스러운 에피소드들은 대체로 무언가에 취해 있을 때 일어난다고 작가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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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 기자]
▲ <내밀예찬> 책표지 |
ⓒ 한겨레출판 |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사람들이 추앙받던 시대가 있었다. 내향적이고 조용한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검사 결과를 맹신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MBTI라는 성격 유형검사를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됐으니 조금은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함께'의 미덕을 강요하는 시대이지만, '혼자'하는 일에 에너지를 쏟고 싶고 혼자 하는 일을 더 잘하는 사람도 있다. 작가가 주장하는 '내밀함이 만들어내는 행복과 기쁨'을 깊이 들여다보면서, 각자가 원하는 방식과 밀도로 연결되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온전히 내향적이기만 한 사람도 외향적이기만 한 사람도 없듯이, 오롯이 생산적이기만 한 시간도 비생산적이기만 한 시간도 없다. 생산성을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개인들이고, 개인들의 성향과 상황은 참으로 다양한 층위를 지녔다. 대화가 아닌 침묵에서 새로운 발상을 하는 사람도 있다. 가끔은 이탈이 전진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28쪽)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은둔, 거리 두기, 혼자'의 개념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함께'를 지양해야 하는 상황을 겪어내면서, 침묵과 고요 속에서 탁월함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인정받기 시작했다.
관계로 위장한 위계와 소통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소란으로 인하여 내상을 받는 일이 잦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부디 재택근무가 끝난 후에도 내성적인 사람들이 정신을 스트레칭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31쪽)
어른의 포커페이스
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경우,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지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경우, 간절히 하고 싶은 일이지만 아쉬움을 뒤로한 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있다. 그럴 경우 어떤 표정과 행동이 어른스러움을 대변하는 것일까에 대한 숙고를 해볼 수 있다.
작가는 '어른의 포커페이스는 미숙한 퉁명스러움이라기보다는 성숙한 단호함에 가깝다. 군더더기 없이 단정한, 친절하면서도 엄정한, 재밌지만 우습지는 않은 사람의 포커페이스를 나도 가지고 싶다(33쪽)'고 미성숙과 성숙의 차이를 구분 짓는다. 성숙한 단호함을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보고, 타인으로부터 받은 크고 작은 모멸감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기 위해 안간힘을 쓴 경험들을 기억해 내면서 어른스러움을 체득해 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무언가에 취해 있는 삶
외향적인 사람이든 내향적인 사람이든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혹은 고통스러운 에피소드들은 대체로 무언가에 취해 있을 때 일어난다고 작가는 말한다. 강렬한 그 순간이 삶을 풍요롭게 하기도, 한걸음 성장시키기도, 관대함으로 각박함을 몰아내기도, 치열함으로 정면 돌파하게도 한다고 말이다.
취해있는 것이 어떤 대상이든, 행위이든, 믿음이든, 예술적 의미이든 하루하루 아주 조금씩 변주되는 일상의 결을 느끼며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과정들임을 깨닫는다면 외부와의 관계성에 그렇게 집착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내밀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타인과의 관계 단절 지향형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취향으로 존중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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