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 정세현의 일갈 "이런 정부는 처음 본다, 왜냐면"

전희경 2023. 8. 1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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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미국 순회강연... "한미일 삼각동맹은 중국 견제 위한 미국의 전략"

[전희경 기자]

[기사 보강 : 20일 오전 2시 6분]

지난 17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책 <정세현의 통찰> 저자 강연 및 사인회가 열렸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애틀랜타를 시작으로 필라델피아와 워싱턴D.C.를 순회 강연하며 현 정세와 국제정치에 대한 통찰을 전할 예정이다. 

조지아주와 앨라바마주, 플로리다주 등에서 100여 명의 동포들이 강연장(비전교회)을 찾았고, 독일, 뉴질랜드, 한국 등에서 25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한병철 목사(중앙교회)의 사회로 진행된 강연회는 김홍기 전 감리교 신학대 총장, 정희수 연합감리교 감독, 김형률 18~20기 민주평통 회장 등 내빈 소개, 조지아 평화포럼 김선호 공동대표의 단체 소개, 최애령 포럼회원의  정세현 전 장관 소개, 강연회, 질의응답, 책 사인회 순으로 이어졌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통찰 조지아 평화포럼 주최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통찰 강연회가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렸다
ⓒ 김상언
"일본 경계해야 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일본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일본은 통일을 제일 바라지 않는 세력이며, 미국 중심의 팍스아메리카는 기울고, 팍스시니카(중국)가 뜨고 있어 미국이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미·일·북·중·러 각 나라의 한반도 동상이몽 속에서 다각적인 국제정치를 이해해야 한다"고 정 전 장관은 강조했다. 그는 한미일 삼각동맹에 대해 "중국을 견제하고, 한국을 일본의 앞잡이로 만들어 미국의 패권을 지키려는 미국의 전략"이라고 비판적 견해를 내보였다.

반세기를 남북관계와 통일 문제를 가지고 씨름해 온 정 전 장관은 "힘의 논리로 크게 좌우되는 '조폭 세계와 같은 국제정치' 속에서 자국 중심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한미일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한미일 삼국동맹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이라고 규정했다.

정 전 장관은 "우리가 아무리 미국에 잘해도 미국이 우리 일을 먼저 해주지 않는다"며 "중국에 패권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진 미국이 동아시아 패권을 잡으려는 일본을 이용하려고 동맹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영토 야욕이 있는 일본은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확실시 했다고 경고하면서, 일본이 조선을 침략해 식민지를 만들고, 만주 괴뢰국을 세우고, 중국과 동남아까지 침략했던 과거사를 짚었다.

정 전 장관은 "미국 중심의 국제정치가 기울고 중국의 힘이 세지는 이 때, 한·미·일 삼각동맹 체제가 북·중·러를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북한·중국·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통찰 강연회 조폭 같은 국제 정치와 한미일 삼각동맹
ⓒ 조지아 평화포럼
 
정 전 장관은 1977년 박정희 정부의 국토통일원 공산권 연구관을 시작으로, 남북대화운영부장(전두환 정부), 민족통일연구원 부원장(노태우 정부), 대통령 통일비서관(김영삼 정부), 통일부차관과 장관(김대중 정부), 통일부장관(노무현 정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문재인 정부) 등 7개 정부에서 공직을 거치며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에 헌신해왔다. 

평화를 지키는(peace keeping) 활동(안보, 국방)뿐만 아니라, 평화를 만드는(peace making) 활동이 있어야 한다는 그는 국토통일원이 박정희 시대(1969년)에 만들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또 그는 "역대 보수, 진보 정부를 거치며 이런 정부는 처음 본다"고 윤석열 정부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박정희 대통령만 해도 월남파병에 돈 내놔라고 거래를 했고, 노태우 대통령 때는 미국 반대 속에서도 소련·중국과 수교했는데, 윤 정부는 거래 개념이 없다"는 지적이었다.

"북한, 미국, 중국, 일본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를 연구하며 독자적인 입장에서 사고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정 전 장관은 "남북관계와 국제정치가 원심력과 구심력의 힘의 크기에 따라 흔들려왔다"고 말했다. "평화를 말하고 통일을 바라는 사람들이 구심력이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사람들을 종북이라 하며 한반도 통일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원심력인데, 구심력을 키워나가려면 보통 이상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평화는 별 거 아니다"

그는 평화의 핵심은 '벼 화'자에 '입 구'로 이루어진 '화(和)'자에 있다고 했다. 평화는 벼가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는 그는,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는데 그 양자 관계는 평화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2시간 30여분 동안 진행된 강연과 질의응답에 대해 플로리다에서 강연회에 참여했다는 한 동포는 "열정적인 강연과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의 진지한 모습에 감동 받았다"라고 말했다. 강연회 홍보 자원봉사 회원은 "강연이 정말 재미 있었다"며 "진지한 내용을 말씀하시면서 간간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엮거나 웃음을 유도하는 등 흐름 조절을 잘한다"라고 평가했다.

한 참가자는 김형률 민주평통 회장의 "왜 북한만 미국과 종전도 수교도 못하고 있느냐?"는 질문과 정세현 전 장관의 답변에서 '아하 모먼트'가 있었다며, 다음의 평가를 전했다.

"미국이 자국과 전쟁한 국가들임에도 냉전시대 소련을 견제하고자 중국과 수교하고, 또 성장하는 중국을 견제하고자 베트남과 수교한 갈라치기의 역사처럼, 조만간 미국 경제를 따라잡을 수 있는 중국의 팍스 시나카를 의식하고 있는 미국이 북한과 수교해 평양에 미국 대사관이 들어가는 것은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최대치이고 미국의 전략 이익과 부합한다'는 말씀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행사가 열리기 전에 우여곡절도 있었다. 행사 이틀 전, 아틀란타한인교회 이사회 측이 보수 한인들의 데모 협박에 따른 안전 문제를 이유로 장소 대여 취소를 통보했었다. 이에 즉각 대체 장소를 구하게 된 주최 측의 사정이 지역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18일(현지 시각)엔 필라델피아 펜아시안 에버그린센터에서 강연회가 열렸다. 19일에는 워싱턴D.C. 성공회워싱턴교회(주임사제 최상석)에서 강연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팀쇼락 기자, 알렉시스 더든 교수(코네티컷대), 캐티 최(코리아피스나우)씨 등이 패널로 참가한 한·미·일 삼각동맹 분석 웨비나가 JNC TV 주최로 열렸다. 시몬천 박사의 사회로 진행된 웨비나는 위험한 한·미·일 군사동맹의 역사적 지정학적 맥락을 살펴보았고, 많은 참여자들이 유튜브와 줌을 통해 참가했으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해당 영상은 이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live/BgRCl35Cfww?feature=sha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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