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가 처한 '최악의 상황'…다른 공격수들 맹활약, 설 자리 더 줄었다

김명석 2023. 8. 1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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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로 출전해 결승골을 넣은 크리스 우드를 안아주고 있는 스티브 쿠퍼 노팅엄 포레스트 감독. 사진=게티이미지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노팅엄 포레스트 아워니이(왼쪽). 사진=게티이미지 

우려는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황의조(노팅엄 포레스트)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도전기가 시즌 초반부터 험난한 상황을 맞이했다. 가뜩이나 입지가 좁았던 가운데 하필이면 경쟁자들의 골이 연달아 터지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황의조는 19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 더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2~23 EPL 2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전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출전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지난 개막전에선 아예 엔트리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가 이날은 벤치에는 앉았으나, 스티브 쿠퍼 감독의 눈에 들진 못했다.

황의조가 벤치를 지키는 사이 노팅엄은 셰필드를 2-1로 제압했다. 선제골은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타이워 아워니이, 결승골은 아워니이 대신 교체로 투입된 크리스 우드가 각각 넣었다. 둘 모두 최전방 공격수 자원들이다. 황의조가 벤치를 지키고 있는 사이 다른 공격수들이 잇따라 골을 넣은 것이다.

선발 기회를 받은 아워니이는 전반 3분 토트넘 출신의 세르주 오리에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그는 84분을 뛰면서 단 26차례밖에 공을 터치하지 못했고, 슈팅 역시 선제골 장면의 슈팅이 유일했지만 ‘골’로써 제 역할을 다했다. 지난 개막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로 노팅엄의 주전 공격수 입지를 다졌다.

균형을 깨트리기 위해 후반 39분 쿠퍼 감독이 꺼내든 승부수는 황의조가 아닌 1m91㎝ 장신 공격수 크리스 우드였다. 우드 역시 투입 5분 만에 오리에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황의조가 벤치를 지킨 사이, 하필이면 다른 2명의 최전방 공격수들이 잇따라 골맛을 본 셈이다.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노팅엄 포레스트 아워니이(9번). 사진=게티이미지 
교체로 출전해 결승골을 넣은 크리스 우드. 사진=게티이미지

이날뿐만이 아니다. 황의조가 아예 교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지난 12일 아스널과의 EPL 개막전. 당시 쿠퍼 감독은 주로 윙어로 뛰는 브레넌 존슨을 최전방에 뒀다가 후반 중반 이후 아워니이, 우드를 차례로 투입했다. 아워니이는 후반 37분 역습 상황에서 안토니 엘렝가의 어시스트를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첫 골을 넣었다.

아워니이가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보여준 사이, 2경기 연속 교체로 투입된 우드마저 셰필드전에서 조커로서 골을 터뜨렸다. 시즌 초반 쿠퍼 감독의 최전방 공격수 기용은 아워니이 선발과 우드 조커로 굳어가는 모습이다. 현재로선 최전방 공격수 세 번째 옵션인 황의조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팀이 3-4-3 전형을 가동하는 만큼 황의조가 소화할 수 있는 측면 배치의 길도 열려 있겠지만, 쿠퍼 감독이 양 측면에 공격형 미드필더나 윙어들을 기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역시 후순위로 밀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황의조가 극복해야 할 난관들이 적지 않은 셈이다.

가뜩이나 입지가 좁은 상태에서 새 시즌을 준비한 황의조로선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렸다. 황의조는 지난해 보르도를 떠나 노팅엄에 입단했지만, 곧바로 올림피아코스로 임대 이적했다. 이후 FC서울 임대를 거쳐 1년이 지난 뒤에야 노팅엄에 다시 합류했다. 프리시즌부터 합류하긴 했으나 임대 기간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돌아온 것도 아니라 쿠퍼 감독의 구상의 중심에 파고들기는 쉽지가 않았다.

노팅엄 포레스트 황의조. 노팅엄 포레스트 SNS

그나마 프리시즌 내내 중용을 받으며 시험대에 올랐지만, 첫 경기에서 골을 넣은 이후엔 침묵이 이어졌다. 유일하게 골을 넣은 상대마저도 잉글랜드 4부리그(리그2)에 속한 노츠 카운티였다. 꾸준하게 시험대에 오른 것까진 긍정적이지만, 잉글랜드 4부팀 상대로 골을 넣은 것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는 점에서 새 시즌 전망은 어두웠다. 공격수로서 다소 생소한 등번호인 35번 배정, 그리고 지난 개막전 엔트리 제외는 황의조의 입지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2라운드 셰필드전에서 벤치에 앉으며 데뷔 첫 EPL 엔트리 진입까진 성공했지만, 이번엔 다른 공격수들의 연이은 득점이라는 변수까지 찾아왔다. 앞선 공격수들의 부진이 오랫동안 이어지지 않는 한 황의조에게 금세 기회가 찾아오는 건 쉽지 않고, 기회가 오더라도 출전 시간이 지극히 제한적일 전망이다. 우드의 출전 시간을 고려하면 컵대회조차 황의조는 선발 대신 조커로 나설 공산이 크다. 노팅엄에 남아 험난한 EPL 경쟁을 이어가느냐, 아니면 다른 팀을 찾아 또 다른 도전을 택하느냐. 아직 이적시장이 열려 있는 가운데 황의조가 또다시 중대한 기로에 섰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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