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챔피언' 스털링, GOAT 파티 시동걸까?

김종수 2023. 8. 1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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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체급 월장 앞두고 난적 오말리와 20일 격돌

[김종수 기자]

 헨리 세후도를 향해 킥을 날리는 현 챔피언 알저메인 스털링(사진 오른쪽)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UFC 밴텀급 챔피언 '펑크 마스터(Funk Master)' 알저메인 스털링(34·미국)이 난적을 상대로 타이틀 4차 방어전에 나선다. 오는 20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TD가든서 있을 UFC 292 '스털링 vs 오말리'대회 메인 이벤트가 그 무대로 상대는 랭킹 2위 '슈가(Sugar)' 션 오말리(28·미국), 통산 전적 16승 1패 1무효의 성적을 자랑하는 준비된 인기스타다.

2021년 당시만해도 스털링은 어쩌다 운좋게 챔피언이 된 럭키가이 이미지가 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21년 UFC 259에서 당시 챔피언이었던 표트르 얀(30·러시아)에게 전반적인 흐름에서 밀리다가 반칙 니킥에 맞아 실격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기기는 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스털링의 자격을 의심했다.

심지어 역대급 약체 챔피언들인 맷 세라(웰터급), 마이클 비스핑(미들급) 등에 비교하는 의견까지 있었다. 세라는 조르주 생 피에르와의 타이틀전 당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는 혹평을 딛고 깜짝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지나치게 방심하고 있던 생 피에르에게 럭키펀치 한 방이 제대로 들어갔고 이후 충격에서 벗어나기 전에 필사적인 몰아치기를 통해 경기를 끝내버렸다.

비스핑 또한 마찬가지다. 영국의 영웅 혹은 미국, 영국 백인들의 영웅으로 불렸던 그는 주최측의 엄청난 푸시 속에서 강호들과의 싸움을 피해가면서 차근차근 전적을 쌓아나갔다. 챔피언 타이틀전 또한 상위랭커들과의 대결을 교묘하게 피한 채 올라갔던지라 특혜성으로 치르게 됐다는 뒷얘기도 많았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챔피언이었던 루크 락홀드에게는 승수 자판기가 될 것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미 한 차례 완패를 당한 것을 비롯 경기력, 상성 등 모든 면에서 차이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 피에르전 있었던 세라의 기적이 이날도 비슷하게 재현되고 말았다. 락홀드는 비스핑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여유있는 표정으로 마치 스파링하듯 경기에 임했고 그런 과정에서 비스핑의 한방이 터지면서 이변이 벌어졌다.

락홀드는 기술적으로는 매우 빼어난 파이터지만 안면방어, 맷집 등이 약점으로 꼽혔다. 비스핑의 제대로 된 펀치에 맞고 엉덩방아를 찧는 순간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흘렀던 이유다. 비스핑이 챔피언에 오르자 랭킹 10위권 밖 선수들까지 '당장 붙자'며 동네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영악한 비스핑은 큰돈이 오가는 빅매치를 고집하며 필사적으로 이를 외면했다.

적어도 세라는 자신이 불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상적으로 1차 방어전을 치렀지만 비스핑은 대놓고 도망다녔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스털링은 세라, 비스핑과는 달랐다. 챔피언이 되는 과정에서 운이 따른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 실력으로 보여주며 자신을 둘러싼 이런저런 말들을 잠재워버렸다. 가장 이상적인 증명법이라고 할 수 있었다.

스털링은 얀과의 2차전을 스플릿 판정으로 마무리 지은후 전 챔피언들 출신 T.J. 딜라쇼(37·미국), 헨리 세후도(36·미국)까지도 연달아 잡아냈다. 세후도와의 경기도 스플릿으로 힘겹게 이기는 등 접전 경기가 많다는 지적도 있지만 달리 말하면 그만큼 한끝 승부에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션 오말리(사진 오른쪽)는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나날이 상품성을 키워나가고 있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어쨌든 스털링은 툭하면 챔피언이 바뀌던 밴텀급에서 타이틀 최다 방어자가 됐다. 이번 오말리 전까지 이겨내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텀급 파이터(GOAT)'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워낙 무시무시한 테크니션이 많았던 체급의 특성상 호불호는 갈릴 수 있겠으나 성적만 놓고보면 무리한 평가도 아닐 것이다.

이번 오말리 전은 스털링에게 마지막 밴텀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스털링은 이 경기 이후 페더급 챔피언 '더 그레이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4·호주)에게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챔피언벨트는 반납해 팀메이트인 밴텀급 랭킹 1위 메랍 드발리쉬빌리(32·조지아)에게 길을 터줄 생각이다.

하지만 오말리는 스털링의 GOAT 파티를 망치고 싶어한다. 밴텀급 타이틀을 빼앗아야만 머릿속에서 그리고 있는 다양한 빅매치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스털링을 잡아내고 챔피언에 등극할 경우 1차전 정도만 치른후 빠른 상위 체급 도전도 가능해보인다. 높은 상품성을 감안했을 때 주최측에서 밀어줄 가능성도 충분하다.

오말리는 UFC 오디션인 데이나 화이트의 컨텐더 시리즈(DWCS)에 출전해 가수 스눕독(51·미국)이 중계하는 앞에서 화려한 KO승을 거둬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UFC 입성 후에도 승승장구하며 여러 하이라이트 장면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이에 더해 독특한 헤어 스타일과 자신감 넘치는 언행을 통해 SNS 팔로워가 벌써 300만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높은 화제성에 비해 실력에 있어서는 의문 부호가 따라붙는 모습이다. 2020년 말론 베라(30·에콰도르)에게 당한 TKO패도 있지만 무엇보다 레슬러와 한 번도 싸워보지 않은 이유가 크다. 많은 팬들은 UFC 밴텀급 최다 상대 컨트롤 시간을 자랑하는 특급 그래플러 스털링이 오말리의 천적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오말리는 자신감이 넘친다. 스털링과 먼저 테이크다운에 성공하는 쪽에 100달러(약 13만 4천원)를 주기로 내기까지 걸었다. 17일 있었던 미디어데이에서도 "난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 따위에 신경 쓰지 않는다. 스털링이 내가 타이틀샷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데, 내가 그를 KO시킨다면 그는 정말 초라해 보일 것이다"고 큰소리쳤다. 한창 때의 코너 맥그리거가 연상되는 행보다.

여기에 대해 스털링은 "오말리는 쉬운 길을 걸어왔고, 본인의 경쟁 수준에서 스스로가 할 일을 한 것 뿐이다. 반면 난 다르다. 훨씬 더 힘든 난코스를 거쳤다. UFC 3전째에 당시 6위였던 미즈가키 타케야와 싸운 것을 비롯 강적들을 맞아 앞만 보며 달렸다. 그런 경험이 이번 경기를 앞두고 자신감을 준다. 어서 경기장에 나가 말 잘 듣는 거품 덩어리를 두들겨 패주고 싶다"고 맞받아쳤다.

'어쩌다 챔피언'에서 '역대급 파이터'를 꿈꾸는 스털링과 높은 인기를 앞세워 단숨에 체급의 주인공을 노리는 오말리의 대결은 누구의 승리로 마무리 지어질까. 확실한 것은 누가 이기든 흥미로운 다음 스토리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편 코메인 이벤트에서는 동아시아 유일 UFC 챔피언(여성 스트로급) 장웨일리(34·중국)가 돌주먹으로 악명높은 아만다 레모스(36·브라질)를 상대로 1차 방어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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