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전국 1만 해녀 포럼 만든다

최충일 2023. 8. 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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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녀길을 따라 물질에 나서고 있는 제주해녀들. 최충일 기자

‘한반도 해녀포럼(가칭)’ 창설이 추진된다. 전국으로 흩어진 해녀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다.


전국 해녀 1만여명 추정


19일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한국 해녀는 전통문화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2015년 ‘제주해녀어업’이 국가중요어업유산 1호로 지정됐고 이듬해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또 2017년엔 국가무형문화제 제132호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에선 해녀 3226명이 원초적 어로방식인 ‘물질’을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1만여 명의 해녀가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 외 타 지역 해녀의 원류는 제주다. 이들은 1895년 부산 영도로 첫 원정 물질을 나간 이후 한반도 전역과 일본 태평양 연안, 중국 다롄(大連)·칭다오(靑島)까지 진출했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녀박물관에 전시 중인 출향(출가)해녀 자료. 최충일 기자

당시 제주해녀가 타지역으로 출가한 이유는 일제에 의해 제주바다가 황폐해지면서다. 새로운 일터가 필요했다. 출가 해녀 중 일부는 고향 제주로 돌아오지 않고 타향에서 터를 잡았고 그 2·3세대들이 지역 해녀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지자체별 제각각인 해녀 지원정책


그간 해녀 보전·전승 정책은 지방자치단체별 조례에 따라 제각각이었다. 이에 지역성을 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제주에선 해녀 보호·육성을 위해 진료비, 해녀 은퇴수당, 신규 해녀 정착금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타 지역에선 해녀에 대한 이해나 보전·전승 정책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부 차원의 촘촘한 지원도 필요하다. 가칭 한반도 해녀포럼이 추진되는 이유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이를 위해 국민적 공감대를 모으기 위한 전국 순회 토론회를 연다. 우선 18일 부산 토론회가 첫 출발점이다. 부산은 제주해녀가 처음 정착한 타 지역으로, 해녀문화가 전국으로 확산하게 된 시작 점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날 토론회는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독도재단 김수희 교육연구부장이 ‘한반도 해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제언’ 주제발표를 했고, 제주도의회 박호형 의원이 좌장을 맡아 ‘해녀의 전국적인 네트워크 확대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제주시 도두동 해녀가 물질 후 잡아낸 제주뿔소라들. 최충일 기자


"해녀문화 보전위한 정부 관심 필요"


제주도는 권역별 토론회와 정부 정책 발굴을 위한 국회토론회도 계획했다. 이후 전국 해녀들이 참가하는 ‘한반도 해녀포럼’(가칭)을 발족하는 게 목표다. 다음 달엔 해녀축제 사전행사로 전국 해녀를 초청, 국내 해녀활동 지원을 위한 시책 발굴과 독도 출향해녀 관련 학술대회도 연다. 10월에는 국회에서 전국 해녀 네트워크 확대와 법제화 방안 토론회를 개최하고, 내년에도 지역 토론회를 확대할 예정이다.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해녀문화를 보존 및 전승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전국 지자체가 지혜를 모으는 것”이라며 “권역별 순회 후 전국 해녀들이 참가하는 한반도 해녀포럼을 구성해 해녀문화 보전·전승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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