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몇 시간 만 잼버리 3일 일정 완성시킨 노원 비결?
노원구, 9일 행안부와 서울시 협조 요청 받고 오승록 노원구청장 주재 긴급대책회의 갖고 대응 방안 마련...72명 직원 동원 통역, 인솔, 차량지원 등 도와...육사 광운대 등 지역내 대학 기숙사와 프로그램 도움 받아...대원 중 채식주의자가 있다는 정보에 대체식도 매 끼니 마련...글루텐 과민반응이 있어 저녁 식사 할 수 없었던 대원들을 위해 강신우 주무관 직접 식당에서 생고기 구워 공수...홍보과 직원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잼버리 활동상 취재 보도 땀 흘려
“피곤하고 힘들었는데, 여기 와서 치유됐어요! 노원에 온 뒤로 맘껏 즐기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첫째 날 일정으로 불암산 산림치유센터에서 산림족욕, 숲산책 등을 체험한 로자리아 양이 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만족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는 8일 행정안전부와 서울시로부터 긴급히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관련 협조요청’을 받아 숙소 및 식사 제공, 안전관리, 체험 프로그램 진행 등을 추진했다. 국가적인 행사인 만큼 민-관-군-경이 합심해 정부 요청에 발 빠르게 대응, 구를 찾은 전세계 대원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하기 위함이었다.
먼저 구는 8일 곧바로 오승록 구청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참여 가능 시설 및 기관, 통역, 교통 등 세부사항들을 정리했다. 초안산도자기체험장, 불암산 더불어숲, 노원문화예술회관, 노원천문우주과학관 등 구 산하 기관 7개소와 노원청소년센터, 북서울미술관 등 지역 내 시립 기관 4개소, 육군사관학교, 광운대, 동천학원 등 적극적인 협조로 3일 일정을 가득 채워 구성했다.
무엇보다도 구청 직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빛을 발했다. 크게 ▲인솔 ▲통역 ▲차량지원 ▲당직 ▲상황실로 나눠 지원인력을 모았고, 그 결과 인솔 32명, 통역 17명 등 총 73명의 직원이 현장 지원에 나서줬다. 대다수 직원이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 등 본래 근무시간을 훨씬 초과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함께했다.
1일 차 인솔에 참여했던 김수연 주무관은 오전 7시 육군사관학교로 출근해 44명의 대원의 하루를 이끌었다. 그는 불암산 힐링타운, 더불어숲, 화랑대철도공원, 점심-저녁-야식까지의 모든 일정을 소화하며 밤 10시가 넘어서까지 함께했다. 김 주무관은 “처음 마주한 대원들은 많이 지쳐보였는데, 프로그램이 거듭될수록 참가자들이 생기를 되찾고 만족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어느새 그들과 함께 상황을 즐기게 됐고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2·3일차 이틀에 걸쳐 영어 통역에 참여한 이규원 주무관은 대원들에게 스케이트 체험, 김덕수패 사물놀이 공연, 육군사관학교 체험 등을 소개했다. 그는 본연의 업무는 유지하면서, 참가자들이 처음 접하는 한국의 문화를 잘 전달하기 위해 퇴근 후 틈틈이 시나리오를 짜며 공부했다고 밝혔다. 이 주무관은 “갑작스러운 통역 업무에 당황하긴 했지만, 서툰 통역에도 밝게 소통하며 함께해준 대원들에게 고마웠고 보람찼다”고 말했다.
3일 차 당직 근무를 담당한 이한솔 주무관은 저녁 6시에 출근해 다음 날 낮 12시까지 근무하며, 떠나는 잼버리 참가자들을 직접 배웅해줬다. 이 주무관은 “다행히 큰 사건·사고 없이 잼버리 일정이 잘 마무리되어 다행”이라며 “급히 투입된 밤샘근무에 피곤하기도 했지만, 다신 없을 좋은 경험을 한 것 같고 밝은 얼굴로 노원구를 떠나는 대원들의 모습을 봐서 뿌듯했다”고 밝혔다.
이외도 구는 대원 중 채식주의자가 있다는 정보에 그들을 위한 대체식도 매 끼니 마련했다. 심지어 글루텐 과민반응이 있어 저녁 식사를 전혀 할 수 없었던 대원들을 위해 강신우 주무관은 직접 식당에서 생고기를 구워 공수하기도 했다. 또 응급의료팀을 별도로 구성해 매 일정 동행해 부상자에 대한 응급치료를 실시했다.
지역사회 역시 흔쾌히 도움을 줬다. 서울광염교회(목사 조현삼)는 30여 명의 봉사단을 꾸려 대원 및 관계자 450여 명의 조식을 3일 동안 제공했다. 마카모예 브레드바(노원구 공릉동 소재)는 간식으로 빵을, 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회장 한정희)는 음료를 지원했다.
이런 활동을 뒷받침한 것은 바로 미디어홍보담당관(과장 장주현, 언론팀장 정윤경) 소속 정은선 이현주 김선경 주무관이다. 이들은 새벽 6시 반 경 육사에 도착, 저녁 늦게까지 활동상을 취재해 보도자료를 만들어 언론에 뿌리는 수고를 했다.
노원구 이런 홍보시스템은 민선 4기때부터 갖춰져 평소에도 열정적으로 구정 홍보에 매달린 구청으로 유명한데 이번 큰일을 치르면서 더욱 빛을 발휘하게 됐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구와 지역사회의 합작으로 국가적인 행사를 잘 치러냈다. 도움을 주신 모든 관계 기관과 구민들에게 감사드리며 특히, 밤낮없이 고생한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잼버리 참가자 모두 노원구에서의 시간을 행복한 기억으로 추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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