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모십니다"…계속고용의 꿈 [이민재의 쩐널리즘]
"적절한 한국적 해법 찾아야"
"노사정 합의통해 제도 발전"
"연말까지 연구결과 도출 예정"
[한국경제TV 이민재 기자]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계속고용에 대한 한국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달 말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에 새로운 조직인 '초고령사회 계속고용 연구회'가 꾸려졌다. 정부가 올해 초 '제4차 고령자 고용촉진 기본계획'을 만들고 고령층의 계속고용 문제를 경사노위에서 다뤄 달라 요청하자 속도를 낸 것이다.
2025년이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시점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초고령사회는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현상을 말한다. 김 위원장은 "제일 문제가 초고령사회에서 고령층들의 노후 생계 대책이 없다"며 "노동력 부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해외 사례들이 계속해서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경우 60세 이상인 근로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일본 총무성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0새 이상 연령대는 1,454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1%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반영해 스미토모화학은 내년 4월부터 고령층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할 수 있는 나이를 60세에서 단계적으로 65세까지 올리기로 했다.
다만, 노동계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한국노총은 법으로 정년을 보장하는 정년연장을 검토해야 한다며 논의에 불참하고 있다. 경사노위에서는 노동계나 경영계 위원 중 과반수가 출석하지 않으면 의제 설정이 안되기 때문에, 연구회서 논의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 위원장은 "노사정 대화가 재개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한국노총 위원장도 최근 3차례 만나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를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초고령사회 계속고용 연구회'를 발족했는데 출범 배경은
"우리나라는 OECD 나라 중에 고령자들 취업률 1등이다. 그만큼 60세 이후에도 오랜 기간 동안 취업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동안 사실 65세가 돼야 국민연금이 나오는데, 실제로 현장에서는 50세 전에 퇴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이 한 15년 동안 국민연금 혜택을 못 받는 등 어려운 점이 많다. 고령자의 생계 대책 아주 절실하다. 반면에 노동력 부족도 많다. 고령자들이 오래 계속 근무함으로써 청년들이 진입이 어려워지면 어떻게 하냐 이런 문제도 있어서 노사정 당사자들이 함께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이 문제를 우선 연구회 형식으로 전문가들 중심으로 해법을 찾기 위해서 연구회를 발족했다."
▷ 초고령사회로 예상되는 문제는
"제일 문제가 초고령사회에서 고령층들의 노후 생계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일하러 오는 젊은 층들이 적기 때문에 누가 (고령층을) 부양하느냐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부분이 양쪽으로 모두 상당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정년을 연장하면 젊은 층들이 진입할 수 있는 길이 그만큼 좁아질 수 있다. 이런 것들을 함께 세대 또 노사정 간에 합의를 통해서 풀어나가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 우리나라가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는
"일본 같은 경우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가 됐다. 일본에도 정년 연장과 기업이 계속 고용하는 것 등 사례가 있다. 계속 고용할 때는 얼마나 임금 피크제로 할 건지, 어떤 식으로 임시직으로 할 건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선행된 사례가 일본, 싱가포르 등에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 같이 연구하면서 노사가 모두 받아들일 만한 적절한 한국적 해법을 찾아 나가야 되겠다."
▷ 일각에서는 고령자가 계속 일을 하게 되면 청년층과 일자리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갈등은 당연히 있다. 젊은 사람들은 빨리 앞이 빠져야 (직장에) 들어간다. 현재 고용은 늘지 않은데 로봇와 AI(인공지능) 이런 것들이 많이 생기면서 고용이 위협받고 있다. 다만, 고령층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퇴직 이후에 어떻게 먹고 살 거냐 등 남은 생애 기간 동안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한국노총과 관련해서 갈등을 겪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런 문제가 빨리 해결되도록 (노력) 하는게 필요하다. 자신들의 입장이 반영돼야 노동자 입장 또는 조합원이 아닌 나머지 미조직 노동자들의 이익도 대변할 수 있다. 지금 한국노총이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대화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것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 논의를 위해서는 한국노총과 타협이 필요한데 해결책은
"우선은 연구회에서 전문가들과 학자들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발표하겠다. 그러나 한국노총이 참여하지 않으면 기업이 주도권을 가지고 고령층에 대한 대책을 세울 수 있다. 노조가 여기에 개입을 하지 않고 빠져 있으면 피해자가 바로 고령층과 청년층 모두에게 일어난다고 본다. 특히 내년에 선거가 있다. 4월 총선이 있기 때문에 문제의 해결이 늦춰질 수 있다. 늦춰지면 현재 하고 있는 것처럼 기업이 알아서 계속고용을 할 것인지, 퇴직을 시킬 건지 (결정하게 된다.) 기업에게 노동자들의 운명을 맡기는 꼴이 된다. 이것은 노조의 자기 책임 유기라고 생각한다."
▷ 몇 차례 노조와 대화를 했는데 결과는
"학자들이 객관적으로 또는 다른 나라의 사례에 맞춰서 (연구)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다른 특수한 조건이 있다. 노사가 원만하게 서로 대화를 거쳐서 합의될 때 하는 것과 일방적으로 할 때 하 것 등에 따라 정책 수용 정도 성공 여부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 노사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 대화하고 가급적이면 합의를 통해서 제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가장 원만한 해결책이라고 본다."
▷ 향후 연구회 운영 계획은
"해야 할 것은 일본 등 다른 나라에 이런 사례가 있는지 보고, 우리나라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고령자들의 고용 실태와 노후의 생계 대책, 청년층들이 고령자들의 퇴직이 늦어져서 오는 문제 등을 살펴야 한다. 그래서 정년 연장을 할 수 있는지 아니면 그냥 계속 고용을 할 수 있는지 어떤 방법이 좋을지 볼 예정이다. 몇 가지 해법 중에서 적절하게 타협을 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재기자 tobem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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