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심한 날 쓰니, 마음점수 49→59점…LG 브리즈 체험기
“호흡에 집중해 보세요, 잡생각이 많을 수 있어요. 마인드케어 점수는 52점입니다.”
LG전자가 마음 건강을 위한 전자제품을 내놓았다. 지난달 출시한 수면·마음관리 솔루션 ‘브리즈(brid.zzz)’다. 브리즈는 LG전자 사내·외에서 발굴한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실험실 ‘LG랩스’의 첫 제품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3)에서 수면케어 솔루션으로 처음 공개한 후, 이번에 스트레스 케어 기능을 추가해 출시했다. 일주일간 브리즈를 체험해 봤다.
제품은 성인 주먹만 한 사이즈의 충전 케이스에 이어셋으로 구성돼 있다. 이어셋은 갤럭시 버즈, 아이팟 같은 무선 이어폰과 비슷한 사이즈다. 하지만 귓구멍 속에 넣는 형태가 아니라 귓바퀴에 고리를 거는 식으로 착용한다. 실시간으로 뇌파 측정과 분석이 가능하도록 특수 설계된 형태라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처음 착용에는 익숙치 않았으며, 착용 후 이물감이 있었지만 5분가량 지나니 이내 이물감은 사라졌다.
스마트폰에서 브리즈 앱을 내려받고 블루투스로 연동하면 사용 준비가 완료된다. 앱에 성별·나이·신장·체중 등 신상 정보를 입력하고 평소 수면 시간과 질을 체크한다. 개인 맞춤 분석에 활용되는 정보들이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마인드케어와 수면 시에 활용할 수 있는 슬립케어 두 가지 모드를 제공한다.
마인드케어는 일상에서 활용도가 높았다. ‘긴장 풀고 싶을 때’ ‘집중호흡 치유’ 등 7개 모드로 구성돼 있다. 상황별로 다양한 음원이 나오며 지시에 따라 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케어하는 식이다. 1분 단위로 10분까지 설정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심한 날 ‘마음속의 평온함은 찾는 호흡’ 모드로 명상을 가져봤다. 4초간 숨을 들이마시고, 2초간 숨을 참고, 다시 5초간 숨을 뱉는 과정을 3분간 음악과 함께 반복했다. 조용한 공간에서 음악을 들으며 따라 하다 보니 어느새 심신이 안정되는 느낌을 받았다. 3분이 지나자 마음 점수가 52점으로 나왔다. 케어 전 49점에서 3점이 상승했다. 이어 ‘답답한 마음을 진정시키는 음악과 호흡’ ‘복잡한 생각들을 비우는 호흡’을 반복해 사용하고 나니 스트레스가 조금 풀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최종적으로 마음 점수는 59점까지 올랐다.
점수는 자세와 뇌파 두 가지 기준으로 책정된다. 이어버즈에 부착된 센서로 움직임을 측정하며, 움직임이 적을 수록 점수가 높아진다. 사람이 불안감을 느낄때 알파파가 나오는데, 이어버즈가 이 뇌파 감지해 움직임과 함께 점수를 매긴다. 주말 중 집에서 휴식을 취할 때 사용해보니 97점으로 높은 점수가 나왔다.
슬립케어는 세타파와 델타파를 유도해 깊은 잠이 들도록 도와준다. 빗소리, 자장가 등 90여 종의 음원과 함께 귀에는 들리지 않는 주파수 소리가 흘러나온다. 밤에 브리즈를 착용하고 ‘캠핑장 자갈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 음원을 켜봤다. 빗소리가 은은하게 퍼지자 마음이 차분해졌다. 귀에 걸치는 이어버드 특성상 소리가 귓속에서 울리지 않아 자극적이지 않는 게 장점이었다.
단점도 있다. 평소에는 크게 거슬리지 않았던 이어버드가 옆으로 누웠을 때 귀를 누르며 이물감이 느껴졌다. 특히나 기자는 옆으로 누워서 자는 버릇 때문에 브리즈를 착용하고 잠들기에는 불편했다. 결국 체험 기간 내내 착용 후 잠들기에는 실패했다. 잠들기 전 20~30분 정도 착용해 수면을 유도하는 정도로만 활용했다. 제대로 착용하고 잔다면 자신의 수면의 질이 어느 정도인지 상세 데이터도 볼 수 있다. 깊은 잠, 얕은 잠, 렘수면 비율뿐 아니라 어느 쪽으로 주로 돌아 자는지, 어느 시간대에 수면 형태가 바뀌는지 등이 기록되며 이를 종합해 수면 점수가 측정된다. 수면 데이터를 체크해 보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44만원이라는 비교적 비싼 가격도 장벽이다. 착용감을 개선하고 가격이 낮추는 등 개선이 된다면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현대인들에게 권유할 만한 제품이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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