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얼라이브] “인본주의·철학적 신학 서적 보며 고민… 기독론 중심의 새로운 요한신학·바울신학 필요했다”

윤중식 2023. 8. 19.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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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선한이웃요양병원 샬롬교회 심승규 담임목사
심승규 목사가 지난 15일 충남 천안 선한이웃요양병원 정원 화단 앞에서 최근 펴낸 ‘새 요한신학’을 펴들고 인본주의에 물든 한국교회가 다시 살아나려면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기독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충남 천안삼거리에서 천안변전소를 지나 1.5㎞쯤 떨어진 곳에 구성산이 있다. 이 산자락 선한이웃요양병원 샬롬교회 심승규(66) 담임목사는 자신을 ‘평범한 목회자’라고 소개했다.

지난 15일 교회 목양실에서 만난 심 목사는 “코로나19는 지나갔지만 한국교회는 여전히 위기의 터널 안에 갇혀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 이유는 교회 강단의 설교가 인본주의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와 신학이 성경 중심으로 돌아오고, 목회자들의 설교도 사도 바울이 그랬듯 예수 십자가와 부활이 강조되는 설교로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57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난 심 목사는 믿음의 3대 집안에서 자랐다. 세종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국군 서울지구병원 직원으로 근무 중 주경야독으로 백석대 기독신학대학원(M.Div.)과 실천신학대학원대(Th.M.)에서 공부했다. 5급으로 퇴직 후 서울 도봉구 학마을교회를 개척했고 지금은 천안 샬롬교회 목사로 시무 중이다. 그는 중국의 A신학교 및 B신학교에서 10년간 강의했고 백석문화대에 4년간 출강했다.

세계선교 화요모임의 ‘아프리카대륙선교회’ 이사, ‘중국 땅끝복음선교회’ 이사로도 섬기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바울 연구’ ‘비교종교론’ ‘평신도신학’ ‘평신도신학 후편’ 등을 출간했다. ‘평신도신학 후편’은 출간 이후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포르투갈어 베트남어 미얀마어 등 8개 국어로 번역, 전 세계 35개국에 이메일로 배포돼 선교지의 대학과 신학교, 중고등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다.

심 목사는 ‘비교종교론’을 펴낼 정도로 학구파였다. 코로나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는 동안 펜을 놓지 않았고 올여름 불볕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 요한신학’과 ‘새 바울신학’을 동시 출간했다. 책머리에 자신을 ‘평범한 목회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것은 겸손의 표현이었다. 심 목사는 책을 쓴 동기에 대해 “성령님의 강권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책을 쓸 마음이 있었다거나 계획한 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럴 여유도 없었고 개척교회 목회하기도 바쁜데 책은 무슨 책입니까. 더군다나 어려운 신학책을 말입니다. 머리말에서 밝힌 대로 저는 솔직히 신학의 ‘신’자도 모르는 신학 문외한입니다.”

20여년 전 5급 공무원을 끝으로 은퇴하고 늦은 나이에 목회자로 제2의 삶을 시작한 심 목사는 신학적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 실천신학대학원대 과정을 밟고 본격적으로 성경 탐구에 나섰다. 그렇게 목회를 하면서 설교 준비하며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는 시간이 점점 늘었다. 경기도 화성 흰돌산기도원에서 깨달은 것은 목사라면 하루 5시간씩은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저작에 필요한 아이템은 늘 기도 중에 얻는 편이다. 선교 현장에서 교재로 쓰이고 있는 ‘평신도신학’(라이프라인)이 대표적 사례다. 3년 전엔 요한신학에 몰입했다. 신명기 4장 36절 “여호와께서 너를 교훈하시려고 하늘에서부터 그의 음성을 듣게 하시며”라는 말씀이 떠올랐다고 했다. 심 목사는 요한신학을 배운 적은 없지만 순종하는 마음으로 요한신학을 쓰라는 뜻으로 알고 요한신학 자료들을 모았다고 했다.

“그 자료들을 검색하면서 읽었는데 사실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신학이라는 것이 다 그렇지만 너무 인본주의적인 것 같고 철학적 논리적인 것 같고 성경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심 목사는 그래서 이왕 쓰는 것 성경적으로, 또 그리스도 중심으로만 쓰자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렇게 모은 요한신학 자료들을 읽으면서 그간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됐다.

그렇다면 요한신학의 핵심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예수는 누구인가’ 하는 기독론이다. 사도 요한의 문서들, 즉 요한복음 요한서신서 요한계시록을 구분하지 않고 하나로 통합하면서 조직신학에서처럼 기독론을 중심으로 저술한 것이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이야기이다.(요 5:39) 심 목사는 자신이 이해하기로 요한복음은 그리스도의 신성이 강조되었고, 요한서신서에서는 당시 이단들 때문인지 그리스도의 인성이 강조되었다고 했다.

“요한계시록에서는 666이나 천년왕국 등의 주제보다 처음 부분인 1장 1절부터 3장 22절이 중요하다고 보고, 아시아의 일곱 교회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교회가 회개하지 않으면 세 가지 재앙을 통해 멸망하게 된다는 회개의 복음으로 이해하고 집필했습니다. 부끄럽게도 집필 전까지 요한신학을 배운 적이 없기에 목사가 요한복음이 공관복음(마태·마가·누가복음)과 달리 영적인 복음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새 요한신학과 새 바울신학 두 권을 한꺼번에 낸 이유가 궁금했다. 심 목사는 요한신학을 연구하면서 바울 연구가 그리스도 십자가와 부활 중심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그간 바울이 지식으로만 알던 성경을 성령의 안경을 쓰면서 예수가 그리스도시며 하나님의 보내신 자라는 사실을 깨달았기에 십자가와 부활에 몰입했던 것처럼, 바울신학을 기독론 중심으로 쓰게 되었기에 기존 바울신학들과는 내용이 사뭇 다릅니다. 그래서 ‘새 바울신학’입니다. 두 책이 한꺼번에 나온 것은 먼저 쓴 ‘새 요한신학’의 출간 시기를 늦추어 같이 내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하나님이 저에게 보여주셨던 물고기 두 마리 환상과 일치했습니다. 묘하지요?”(웃음)

바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후 성령을 받고 기존의 성경에 대한 지식과 경험, 생각이 순간 바뀌었다. 그래서 바울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예수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복음에 목숨을 바치며 이방인의 사도로 그의 삶을 바치게 된 것이었다. 그리스도를 전도 현장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묘사했다는 사실만 다를 뿐이라고 심 목사는 설명했다.

“사도 바울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과 그리스도, 성령을 구분 없이 호칭했습니다. 이는 그의 서신서 곳곳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이것은 새 요한신학에서도 마찬가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심 목사는 세계 교회가 자유주의 신학 사상에 물들었다고 개탄했다. 그리고 한국교회도 이들의 사상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지 오래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 요한신학과 새 바울신학을 통해 무엇을 주장하고 싶은 것일까.

‘참된 진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했다. 심 목사는 “인본주의 신학을 무너뜨리고 배제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천년 이어져 온 플라톤 철학의 이성적 형이상학적 인본주의 신학이 하루아침에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새 요한신학과 새 바울신학은 그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도 가운데 하나님께서 고린도후서 10장 4~5절 말씀을 선명하게 보여주셨다고 했다. “주님은 ‘우리의 싸우는 무기는 육신에 속한 것이 아니요 오직 어떠한 견고한 진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모든 이론을 무너뜨리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니’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심 목사는 인본주의를 물리치려면 그리스도인 예수가 강조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기독론을 강조한 새 요한신학과 새 바울신학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작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두 책은 현재 영어와 중국어, 포르투갈어로 번역 중이다.

“하나님이 보내신 이는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니 이는 하나님이 성령을 한량 없이 주심이라.”(요 3:34) 그는 성경이 학문적 대상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코로나 터널에 갇혀 있는 목회자와 성도들을 향해 “한국교회와 신학이 성경으로 돌아오고 목사님들의 설교도 사도 바울이 그랬듯 예수 십자가와 부활이 강조되는 설교로 돌아와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성경을 단순한 학문 대상으로 보는 이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였다.

천안=글·사진 윤중식 종교기획위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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