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트럭 본고장서 존재감 뽐내는 ‘싼타크루즈’ [CAR & DRIVE]
싼타크루즈는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픽업트럭 시장인 미국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한 전략 모델이다.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현대차인 투싼 플랫폼에 트럭의 옷을 입힌 싼타크루즈를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시승했다. 현지 호텔을 출발해 지역 명소 남베폭포까지 약 74㎞를 운전·동승하며 주행 성능과 승차감을 따져봤다.
준중형 SUV 투싼을 기반으로 한 만큼 전장 4971㎜, 전폭 1905㎜, 전고는 1694㎜다. 휠베이스는 3005㎜다. 국내였다면 결코 작지 않은 크기지만 픽업트럭의 천국 미국에서 싼타크루즈는 아담(?)한 쪽에 가깝다. 쉐보레 ‘실버라도’, GMC ‘시에라’ 등 중대형 픽업트럭들이 달리는 사막 왕복 8차선 도로에서 싼타크루즈는 ‘막냇동생’ 격이다.
대신 미국 시장에서 주로 팔리는 각지고 투박한 디자인보다는 직선과 곡선을 적절히 섞은 세련된 디자인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전면부는 익숙한 투싼의 얼굴을 했지만 측면에서 보면 사선으로 예리하게 떨어지는 A필러와 C필러가 차를 역동적으로 보이게 한다. 픽업트럭에서 C필러는 차량과 짐칸이 이어지는 부분인데 스포티함을 강조한 C필러 덕분에 ‘짐차’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현대차가 이런 디자인을 내놓은 것은 중대형 픽업트럭이 주류인 미국 시장에서 내린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오랫동안 픽업트럭을 만들어온 현지 토종 브랜드와 정면 승부하는 대신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것. 현대차는 “싼타크루즈는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미국 사회초년생을 겨냥한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2.5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습식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한 싼타크루즈는 최대 토크 43㎏f·m에 281마력의 힘을 낸다. 아주 폭발적인 힘을 낸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도심 속 쭉 뻗은 도로와 비포장도로를 오가며 주행하기에는 충분하다. 승차감으로 치면 트럭보다 낫고, SUV에는 살짝 못 미치는 정도지만 전고가 높은 편이어서 비포장도로를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 가속 페달을 꾸욱 밟고 달리기에는 조금 버거웠다.
남베폭포에 잠시 차를 세워두고 차량 내부와 짐칸을 구석구석 들여다봤다. 실내 디자인은 같은 기반 모델인 투싼과 거의 비슷하다. 다만 뒷좌석 공간, 특히 레그룸은 성인 여성(170㎝)이 앉기에도 다소 좁다는 인상이다. 싼타크루즈가 픽업트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큰 불편함은 없어 보이기도.
차량 후면부는 램프에 수평형 T자 형태의 시그니처 조명을 적용해 시각적으로 커 보이는 효과를 준다. 적재 공간도 서프보드나 크고 작은 물품을 실을 수 있도록 넉넉하다. 차체가 조금 높게 올라와 있지만 후면 범퍼 양쪽에는 발판이 있어 짐칸을 오르내리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짐칸 덮개가 있어 실용성이 높다.
미국에서 싼타크루즈 가격은 약 4만달러(약 5200만원)다. 이 모델은 2021년 하반기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꾸준히 판매량이 늘어 지금까지 6만6572대가 팔리며 상품성을 입증했다.
(뉴멕시코(미국) = 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2호 (2023.08.16~2023.08.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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