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말말말] 이동관 "왼쪽으로 기운 방송 평평하게…그러니까 노영방송"

문재인 정부 시절 '적폐청산위원회'에 "홍위병 운동과 유사"
"공영방송, 노조로부터 독립해야 그러니까 '노영방송' 소리 들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홍위병 운동과 유사…막후에 누가 있었는지 드러날 것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시절 일부 공영 언론사에 설치된 '적폐청산위원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무소속 하영제 의원의 질의에 "홍위병 운동과 유사한 성격"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막후에 누가 있었는지, 누가 지휘하는 보이지 않는 손인지 사실은 알고 있지만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것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가 예로 든 '홍위병'이란 중국 문화혁명 초기에 마오쩌둥의 이념을 선전·선동을 통해 관철하고자 조직한 학생 전위대이자 준군사 조직이다. 지난 2017년 문 정부 출범 이후 KBS, MBC, YTN, 연합뉴스엔 '적폐'를 청산한다는 이유로 '정상화위원회’ 등으로 명명된 위원회들이 잇달아 신설돼 내부 감사 등을 주도했다.

왼쪽으로 기운 방송 평평하게…밑빠진 독에 물 부을 수 없어

이 후보자는 공영방송과 관련해선 "왼쪽으로 기운 방송을 오른쪽으로 기울게 하겠다는 게 아니라 평평하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KBS 수신료 분리징수로 경영난이 불거질 수 있는 우려엔 "밑빠진 독에 물을 부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정파적인 보도를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시스템을 교정한 이후에 필요하다면 지원도 강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영방송, 노조로부터 독립해야…그러니까 '노영방송' 소리를 듣는 것

이 후보자는 이날 모두 발언을 비롯한 청문회 과정에서 "공영방송의 이름에 걸맞게 재원 운영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도록 하겠다"며 공영방송 정상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어 "공영방송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권력이나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 아니라 노조로부터의 독립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니까 '노영방송'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노영방송? 대한민국에 노영방송이 있느냐"며 반발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내가 방송 장악했다면 문 정부에서 살아남을 수 없어...엄호 사격 감사

이 후보자는 자신을 '방송 장악 기술자'로 지칭한 민주당을 향해선 "내가 언론 장악에 관여했다면 문재인 정부의 엄혹한 적폐 청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겠는가"라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문 정부야말로 방송을 장악했다며 민주당을 향해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인지,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지막 발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청문회 현장이 내로남불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오전 질의가 끝나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엄호 사격을 세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