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초토화 된 마우이…잿더미 속 멀쩡한 '빨간지붕 집' 정체

배재성 2023. 8. 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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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주택 대부분이 불에 탄 가운데, 빨간 지붕 집만 멀쩡한 모습이다. 사진 뉴욕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하와이 마우이섬 화재로 100여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산불 현장에서 화마를 피한 주택 한 채가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주변의 모든 집과 나무가 잿더미로 변했지만, 빨간색 지붕의 이 주택만 하얀 외벽 모두 그을리지 않고 깨끗한 모습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현지언론은 이번 화재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인 웨스트 마우이의 주택 단지에서 유일하게 피해를 입지 않은 한 주택을 소개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화마로 초토화된 주택들 사이에서 빨간 지붕을 가진 이층집만 멀쩡한 모습으로 우뚝 서 있다. 특히 하얀 외벽과 빨간 지붕이 잿더미로 변한 주변 상황과 대조를 이루며 더욱 극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소셜미디어에는 이 집을 ‘하와이 산불에서 살아남은 레드 하우스’라 부르고 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매체는 라하이나의 유서 깊은 건물인 마리아 라나킬라 가톨릭 성당과 몇 개의 건물도 ‘빨간 지붕 집’처럼 화마에서 살아남았다고 전했다.

하와이 국토자원부가 지난 11일(현지시각) 마우이섬 라하이나 현장을 항공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이 집이 불타지 않은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건축 방식에 비밀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실제로 마우이섬 라하이나에서 화마를 피한 주택 중 한 채를 소유한 패티 타무라는 “이 지역 대다수의 집이 나무로 지어졌지만 우리 집은 두꺼운 콘크리트 벽으로 만들어졌다”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1950년대 할아버지는 나무가 건조돼 썩는 일과 벌레로부터 견디기 위해 시멘트를 사용했다”며 “할아버지의 건축 기술 덕분에 집이 살아남았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하와이 산불 화마가 덮치고 간 자리. 자동차들이 모두 불 타 있다. AFP=연합뉴스


존 펠레티어 마우이 경찰국장은 17일 산불 사망자가 어린이를 포함한 최소 111명이며, 아직 산불 현장 수색을 마치지 않아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생사를 알 수 없는 미확인 주민이 “여전히 10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그린 주지사는 사망자가 당시의 2배인 200명에 육박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연락이 닿지 않은 주민이 많아 사망자가 예상보다 더욱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산불은 하와이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이자 미국 역사상 105년래 최악의 산불이다. 최대 피해 지역인 라하이나에서는 2200여채의 건물이 파괴됐고 이 중 80% 이상이 주거용 시설이다.

지난 10일 하와이를 연방 재난지역으로 선포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1일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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