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새빨간 거짓말" 반박나선 교사 "생기부 수정 요구는 팩트"

곽우신 2023. 8. 1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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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 아들 1학년 담임교사 기자회견...학폭, 배우자 전화 등 입장 밝혀

[곽우신, 남소연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아들 하나고 재학 당시 1학년 담임교사가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찾아 이 후보자의 아들 학교폭력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여기 나오지 않았으면, 저는 이상한 사람이 됐다. 저를 보호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아들의 고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18일 국회에 직접 나왔다. 이 후보자가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아들의 학폭(학교폭력) 은폐 의혹과 관련된 본인의 증언을 "새빨간 거짓말", "황당무계한 소리"라고 반박한 데 대한 재반박 차원이었다.

해당 교사(아래 A교사)는 피해 학생들이 고등학교 2학년이 됐을 때 직접 찾아와 상담을 요청했던 교사이기도 하다. 그는 앞서 MBC와 <경향신문> 등과 한 인터뷰에서 당시 가해자였던 이 후보자 아들과 다른 피해 학생들 간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본인에게 전화해 생활기록부(생기부) 수정을 요구한 사실을 폭로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새빨간 거짓말"이라면서 물증을 내놓으라고 주장했다. 특히 "배우자 말에 따르면, 학교 폭력 문제를 다룬 교사가 아들에게 전화해 사과했다", "(생기부 수정 요구는) 황당무계한이야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진술서 상당 부분 허위과장' 주장에 "23건 중 1건만 사실이라도 학폭"

하지만 A교사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자의 주장을 다시 반박했다. 이 후보자가 자신의 아들이 1학년 때 피해자들과 화해를 해서 학교폭력자치위원회(아래 학폭위)가 열리지 않는 방식으로 사건이 종결됐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맥락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피해자인) 그 아이들(당시 고교 2학년생)을 만났을 때"를 "그 아이들이 힘들어하고 어려워하고 절망스러워하고 있을 당시"라고 밝혔다. 즉, 이 후보자 주장대로 피해 학생들과 합의가 잘 이뤄졌다면 1학년 때 피해를 입은 학생들이 2학년이 됐을 때 자신을 찾아와 상담을 요청할 이유가 있었냐는 것.

이에 대해 A교사는 "아이들이 썼던 글 안에 제가 읽어보니까 23개의 폭력 사건이 있었다"라며 "전교 1등으로 모여 있는 아이들이 감정 싸움으로 거기다(진술서에 허위로) 글을 써서 23개를 쓸 수 있다면 대한민국 미래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다 버려서 23개 중에서 5%, 1개에서 2개 정도 (사실로) 남겼다고 하자. 1개, 2개만 가지고도 학교 폭력 사건"이라고도 덧붙였다. 당시 진술서 내용 상당 부분이 허위이자 과장이라는 이동관 후보자 측의 입장을 반박한 것이다.

특히 "살인범이 있다. 살인범이 (피해자 측과) 합의를 했다. 그러면 그건 살인범이 없어지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합의를 하면 그 사건은 없어지는 건가?"라며 "다시 말해, 그 아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라고도 재차 강조했다.

"생기부 수정 요구가 거짓말? 더 많은 이야기 할 수 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 도중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특히 이동관 후보자 배우자의 전화와 관련해서 자신의 주장이 "팩트"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그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이 후보자의 부인이 2011년 말과 전학 가기 직전인 2012년 초, 두 차례 이상 전화해 아들의 지각 기록을 빼 달라고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이동관 후보자의 아들이 등교시간이 자주 늦어 생활기록부에 '지각이 잦다'라고 썼는데, 이동관 후보의 배우자가 전화해 이 기록을 삭제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해당 인터뷰 내용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부인했다. 그러자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A교사는 "대한민국은 법치사회이다. 생활기록부는 검사가 가서 떼 가지고 확인해 보면 안다"라며 "제가 그거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하지 않았다"라고 날을 세웠다. "배우자가 생기부에 관련해서 전화를 한 부분은 인생의 기억 속 팩트"라는 것.

또한, 이동관 후보자가, 해당 담임교사가 배우자에게 전화해 아들의 전학 조치에 대해 '미안하다'라고 밝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면서도 "제가 왜 학폭에 대해서 미안하다는 얘기를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대신 그는 당시 이동관 후보자의 아들뿐만 아니라 피해 학생들에게 "얼마나 마음 아팠겠느냐, 얼마나 힘들었느냐"라는 취지의 전화는 했다고 말했다.

이동관 외압 여부 질문엔 "그 부분 대해서는 내가 답할 수 없어"

다만 A교사는 당시 학폭위를 소집하지 않고 별다른 기록 없이 이 후보자 아들을 전학 조치한 것에 대해서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위한 "최선의 조치"였다고 밝혔다. 또한, 이 후보자가 이와 관련돼 학교에 영향력을 행사했거나 압력을 가했는지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본인에 대한 직접적인 전화나 연락이 없었지만, 이사장을 포함한 다른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연락이 있었는지, 그게 실제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까지는 알 수 없었다는 의미이다.

그는 이 후보자가 방송통신위원장 자리에 오르는 것이 적절한지를 기자들이 묻자, "저는 개인적으로 이동관 후보가 우리나라 국가의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방식, 다시 말하면 저널리즘의 중심의 자리에 서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아파하던 시절에 대해서 이동관 후보가 공감할 수 있었을 때, (고위 공직자로서) 사회 문제도 공감할 수 있다"라며 "그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다"라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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