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원 밀크쉐이크 팔던 '소금 퍼포먼스' 요리사, 결국 망했다

요리시 독특한 퍼포먼스로 화제
금가루 뿌린 13만원 햄버거 등 논란
"이런 식당 있다는게 뉴욕의 굴욕"

음식에 간을 할 때 팔꿈치를 들어 소금을 뿌리는 특이한 퍼포먼스로 유명세를 얻은 요리사 '솔트배'(본명 누스렛 괴체)의 뉴욕 수제버거 매장이 3년 만에 폐점했다. 밀크셰이크에 금가루를 뿌려 99달러(13만원)에 파는 등 고급화 전략을 펼쳤으나 맛은 부족하고 가격은 터무니 없었다는게 현지에서 본 실패 이유다.

17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가디언 등에 따르면 유니온스퀘어파크 인근에 있었던 솔트배의 수제버거매장 '솔트배 버거'가 지난 6월 영업을 중단했다.

식음료 전문지 '이터'가 지난 6월 방문했을 때 매장에는 '장소 이전'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새 주소는 솔트배의 메인 레스토랑인 누스렛 스테이크하우스의 주소였다. 이곳에서 버거 메뉴를 계속 팔겠다는 의미로 사실상 ‘솔트배 버거’는 폐점한 것이다.

[사진출처=솔트배인스타그램]

솔트배는 요리를 할 때 독특한 동작으로 소금을 뿌려 유명세를 얻었고,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5200만 명에 이른다. 이같은 유명세를 바탕으로 그는 전세계 20개 도시에서 누스렛 스테이크하우스를 운영하고 있고, 2020년 2월 말 "최고의 버거를 찾겠다"며 '솔트배 버거'를 추가로 열었다.

개점 이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뉴욕이 봉쇄에 들어가는 등 경영상 어려움은 있었지만, 부족한 맛과 터무니없는 가격이 결정적인 실패 원인이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솔트배 버거는 금가루를 입힌 밀크셰이크를 99달러(약 13만2400원)에, 빵에 금박을 입힌 골드 버거를 100달러(약 13만4000원)에 판매했다. 그러나 가격에 비해 맛은 형편없다며 혹평이 쏟아졌다.

뉴욕 현지매체 고다미스트의 음식평론가 스콧 린치는 "솔트배 버거가 뉴욕에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모욕"이라며 "절대 여기서 식사하지 말라"고 평했다. 이 매체는 솔트배 버거의 음식들이 "오로지 SNS 업로드 용도로 디자인된 것"이라고 질타하며 "몇 주 전 먹은 병원 밥보다 맛이 없다"고 했다.

성차별 논란도 있었다. 레이디버거라는 이름으로 분홍색 빵에 채소만 넣어 작게 만든 버거를 여성에게만 무료로 제공한 탓이다. 음식평론가 스콧 린치는 이 버거를 14.5달러를 내고 별도 주문했다며 "(여성만 무료로 주는 것은) 불법 아니냐"고 주장했다.

매장 분위기가 특별하지 않다는 평도 있었다. 현지매체 이터의 음식평론가 로버트 시체마는 "나스렛 스테이크하우스처럼 재밌는 요소가 있을 줄 알았는데 비행기 격납고나 다름없다"며 "소금을 뿌리는 솔트배의 모습 같은 특색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솔트배는 지난해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카타르 도하에 있는 그의 식당에 방문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당시 솔트배는 직접 고기를 썰어 손흥민의 입에 넣어주는 모습, 소금을 뿌리는 자신의 퍼포먼스를 따라 하는 손흥민의 모습 등을 영상으로 찍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바 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