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인데 한국서만 호신용품"…'너클' 휴대금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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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신림동 등산로에서 발생한 대낮 성폭행 사건 범인이 범행에 '너클'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온라인 등에서 호신용품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너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18일 연합뉴스에 "너클이 폭력행위처벌법상 흉기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인 사안별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살상력 등을 따졌을 때 너클은 휴대가 금지된 흉기로 봐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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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럽 등 국가들은 무기로 취급
17일 신림동 등산로에서 발생한 대낮 성폭행 사건 범인이 범행에 '너클'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온라인 등에서 호신용품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너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은 특별치안활동 검문검색에서 너클 휴대를 적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너클은 엄지를 제외한 네 손가락에 반지처럼 끼워 사용하는 금속 재질의 도구로, 망치로 가격하는 것과 같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기다. 이 때문에 영국, 독일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너클을 무기로 규정 짓고 소지를 막고 있다. 미국의 경우 50개 주 가운데 12개 주에서만 너클 소지 및 휴대가 가능하다.
반면 유독 한국에서는 너클을 무기가 아니라 호신용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로 인터넷 쇼핑사이트에서 '너클'을 검색해보면 대부분 '호신용', '호신용품'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제품 구입 후기를 봐도 '초등학생 아이가 갖고 싶어 해서 사줬다', '어두운 밤에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이 흉흉해서 구입했다'는 등 호신용품으로 이를 구입했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개당 2000~1만원대의 저렴한 가격 덕분에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경찰 "살상력 따졌을 때 너클은 흉기 맞다"
하지만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너클을 흉기로 보고 너클 휴대자에 대해 폭력행위처벌법상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18일 연합뉴스에 "너클이 폭력행위처벌법상 흉기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인 사안별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살상력 등을 따졌을 때 너클은 휴대가 금지된 흉기로 봐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드라이버나 재단용 칼 등 흉기가 아니라 다른 용도로 쓰이는 물건이더라도 사용 방법에 따라 폭력행위처벌법상 흉기에 해당한다고 본 법원 판단도 많기 때문에 같은 관점에서 너클도 폭력행위처벌법상 흉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너클이 폭력행위처벌법상 흉기에 해당할 경우, 이를 호신용으로 휴대하기만 해도 처벌할 수 있다. 대법원은 2005년 8월 이후 '정당한 이유 없이 폭력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흉기를 휴대하고 있었다면 다른 구체적인 범죄행위가 없다 하더라도 그 휴대행위 자체로 범죄가 성립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2007년 6월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위협하는 폭력배들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자구 수단으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있었더라도 범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너클 사용 폭력사건 끊이지 않아
한편 너클을 사용한 폭력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2021년 전북 전주의 한 중학교에서는 한 남학생이 너클을 손에 낀 채 여학생을 폭행해 피해자가 얼굴과 몸에 멍이 들고 뇌진탕으로 의식을 잃기도 했으며, 지난 8일 광주시 광산구 수완동 거리에서 주먹다짐을 벌이던 중학생 2명 중 1명도 너클을 착용한 채 상대방을 주먹으로 때리다 불구속 입건됐다. 또 지난 1월 경기 수원시에서는 10대 운전자가 너클을 끼고 보행자를 폭행해 피해자가 실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17일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 범인은 양손에 너클을 낀 채 피해 여성을 폭행했는데, 피해자는 현재 의식불명 상태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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