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퍼.1st] '밀코사' 대신 가마다 다이치, '사리볼'에 맞는 선수 대거 수급한 라치오의 기대치는?

김정용 기자 2023. 8. 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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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다 다이치(왼쪽), 클라우디오 로티토 회장(이상 라치오). 라치오 트위터 캡처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지난 시즌 나폴리에 이어 이탈리아 세리에A 2위에 올랐던 라치오가 선수단 전반에 걸쳐 요긴한 영입을 해냈다. 팀내 최고 스타였던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는 떠났지만 대체 선수의 양과 질은 만족스럽다.


로마는 18일(한국시간) 올여름 영입의 일환으로 유벤투스의 레프트백 루카 펠레그리니를 임대했음을 밝혔다. 임대 형식이지만 완전이적 조항이 포함돼 있다.


펠레그리니는 AS로마 유소년팀 출신 유망주였지만 한 팀에 정착하지 못하고 임대 및 이적으로 여러 팀을 전전했다. 2021년 펠레그리니가 유벤투스로,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가 로마로 맞이적한 것이 유명한데 재정적 페어플레이(FFP)를 피하기 위한 '꼼수' 이적의 사례로 흔히 거론되기도 한다. 하지만 당시 유벤투스 감독이었던 마우리치오 사리는 펠레그리니의 가능성을 봤고, 이번에 라치오에서 재회했다.


그동안 프로에서 가장 많이 뛴 시즌은 로마에서 칼리아리로 임대됐던 2019-2020시즌이다. 이때 21세 나이에 이미 22경기 선발 출장한 바 있다.


▲ 가마다부터 요리스까지


라치오는 8년 동안 팀의 간판 스타였던 밀린코비치사비치와 마침내 결별했다. 라치오에서 스타 반열에 오른 뒤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등 빅 클럽이 매년 여름 노렸지만 라치오는 핵심 선수의 몸값을 비싸게 부르며 완고한 태도를 고수하곤 했다. 하지만 28세가 되고 계약기간이 단 1년 남은 올해 여름은 선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는데, 행선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힐랄이었다. 이적료는 4,000만 유로(약 582억 원)로 한때 거론되던 액수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대신 라치오는 모두 합쳐 밀린코비치사비치 한 명 몸값과 비슷한 돈으로 전방위적인 보강을 해냈다. 사리 감독의 '사리볼'은 기본적으로 4-3-3 포메이션에서 강한 압박과 빠르고 정확한 패스 전개를 원칙으로 한다. 기존에는 3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제공권과 득점력이 탁월한 개성파 밀린코비치사비치가 있었기 때문에, 이 선수를 향한 롱 패스를 활용하는 등 기존 사리볼과는 다른 전략이 자주 쓰일 수밖에 없었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더 기민하고 활동량이 많아 사리볼에 적합한 면도 있다.


최전방에는 노장 반열에 든 스트라이커 치로 임모빌레와 경쟁하며 자연스런 후계자가 될 수 있는 타티 카스테야노스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 지로나 소속으로 레알마드리드전 4골을 몰아쳐 화제가 됐던 선수다.


사리볼의 핵심 포지션인 측면 공격이 다소 빈약했던 건 미트윌란에서 지난 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득점왕에 올랐던 구스타프 이삭센을 영입해 보완했다. 조규성의 파트너로 몇 경기 뛰지도 않았는데 빅 리그 강팀에 진출하게 됐다.


미드필더로 니콜로 로벨라, 가마다 다이치가 동시에 영입됐다. 킥이 좋은 미드필더 유망주 로벨라는 상대 진영으로 자주 전진하는 역할을 맡을 수도 있지만 사리 감독 아래서는 레지스타(후방 플레이메이커)가 더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리 감독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완전 변신시켰던 나폴리 시절 조르지뉴를 연상시키는 선수다.


분데스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검증된 가마다는 공격형 미드필더, 윙어 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으로서 활동량과 팀 플레이가 좋기 때문에 사리식 4-3-3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뛸 가능성이 충분하다. 밀린코비치사비치를 가마다로 대체하는 건 체격과 힘 측면에서 너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 수 있다. 동료 미드필더가 테크니션 루이스 알베르토, 로벨라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사리 감독은 중원에 딱히 체격 좋은 선수를 배치하지 않는 성향이다.


1년 전 그라나다에서 비싸게 영입했으나 후보로 전락한 골키퍼 루이스 막시미아누를 알메리아로 보내면서, 새로운 골키퍼로 위고 요리스 영입을 추진 중이다. 지난 시즌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주전 자리를 차지한 이반 프로베델이 세리에A 최우수 골키퍼상을 타면서 주전급 선수를 데려올 필요는 없어졌다. 하지만 토트넘을 떠나 새 도전에 나서는 노장 요리스가 연봉만 좀 깎아준다면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참가하는 토트넘으로선 충분히 경험 많은 선수를 갖는 셈이 된다. 요리스는 토트넘에서 UCL 준우승까지 해 봤고, 프랑스 대표팀에서는 월드컵 우승 1회, 월드컵 준우승 1회, 유로 준우승 1회 등 큰 대회 경험을 엄청나게 쌓았다.


구스타프 이삭센. 라치오 홈페이지 캡처
마우리치오 사리 라치오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여기에 유벤투스를 떠날 듯 보이는 베테랑 센터백 레오나르도 보누치의 합류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충장기회가 적었고 앞으로 1년만 뛴 뒤 은퇴할 거라는 전망이 있는 36세 선수다. 하지만 큰 대회 경험이라면 이탈리아를 통틀어 가장 많은 베테랑이고 UCL 결승에 두 번 올라봤다. 영입된다면 요리스와 더불어 팀에 경험을 더해줄 수 있는 선수다.


라치오는 UCL 조추첨에서 포트 3에 배정돼 있다. 일반적으로 보면 라치오보다 강한 팀이 같은 조에 2개 들어온다는 뜻이고, 이들 중 하나는 눌러야 16강에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까지 잘 진행되고 있는 이적시장의 마무리는 UCL 병행을 위해 더욱 중요하다.


사진= 라치오 트위터 및 홈페이지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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